작년에 모던미스테리스쿨 배움이 시작된 이래로 남편을 너무 철저히 내버려 두었다. ㅎㅎ 미안도 하고, 이번에 일본 출장 중 5일이 비는데, 마침 결혼기념일이라서 일본에 오라고 해서 나의 성장기를 보낸 도쿄 거리들을 함께 다녔다.
최고 번화가 롯폰기에 있는 옥상에 멋진 노천탕이 있는 고급호텔. ㅎㅎ. 맨날 출장으로 손바닥만한 싸구려 호텔만 다니다가 이런 곳에 오니... 돈 맛이 좋긴 좋네^^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다 좋지만, 낼모레 60이 다 되어가는 남편이, 내가 원하는대로 애들 같은 톰과 제리 커플티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우스꽝스러운 캐릭터 코스츔을 입고 장난감 같은 고카트를 타고 동경 시가지를 관광하는 등. 이런 바보 같은 나의 제안에 기꺼이 응해 주고 또 즐겨 놀아주는 남편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자상하다. ^^
참. 고카트 관광은 도쿄 여행할 일이 있는 분께 강추!! 진짜 재밌어요. ^^ 세세한 설명은 없지만, 그냥 마냥 신남. ㅋㅋ 캐릭터 의상은 바보 같지만 입는게 더 재밌고(따뜻하고). 2시간 바깥을 시속 50키로로 달리므로 꽤 추움. 그리고 혹 체험 하실 분은 마스크와 썬글라스 착용하세요. 먼지 들어옴. ^^
최첨단 도시는 볼 것 없고. 반가운 주제는 아닌지 몰라도, 일본 제국주의 느낌이 살아 있는 우에노공원과 메이지신궁을 구경했다. 역사적 의미보다는..... 그곳에 보존된 녹지가, 깊은 숲마냥 울창하여 산책하기가 너무 좋고. 한국인 같지 않아 약간은 소심한 일본인들이, 권위적인 나라와 정부의 느낌에 얼마나 철저히 의존했을지가 보이기에, 나 나름대로는 흥미론 볼거리라 여겼다.
메이지신궁의 녹지는 정말 울창했다. 도심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깊은 숲. 그리고 숲 곳곳, 또 도시 곳곳에 "정성스레 가꾸기를 좋아하는" 일본인의 섬세한 상냥함이 여지없이 베어났다.
우에노공원에 마침 한창이던 모란축제에서 만개한 모란도 원 없이 보았고. 지나가다 있던 매점에서 완전 소시민적인 점심도 넘 맛있었다. 그리고 어딜 가나 여지없이 현지인 포스인 깨참.... ^^
그리고 나의 어린 시절과 10대를 보낸 동네 골목골목을 남편과 누빌 수 있어 너무 좋았다. 40년 전 뛰놀던 우물이 그대로 있는 절에 앉아 쉬기도 하고, 3대째 이어오는 아자부 명물 도미빵도 사 먹고. 그저 특별한 계획 없이 쉬며 놀며 쉬며 놀며. 얼핏 들른 밥집 하나한도 정말 맛있는. 정말 느긋해서 피로가 풀리는 여행이었다.
그리고......나는 이 사람과 함께여서 정말 따뜻하구나....하는 것을 다시 한 번, 깊이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다.
여보, 사랑하고 고마워요.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
첫댓글 ㅎㅎㅎ...
마눌님이 하라면 무조건 해야 하는게 습관이 되서... 몸에 배었나봐요.ㅠㅠ
집사람 유년기와 청소년기 나와바리 구경한게 그사람 어릴적 모습을 조금 엿본거 같아 좋았습니다.
음식들도 맛있었구...^^
나와바리... ㅋㅋㅋ^^
우와 정말 보는내내 부러움이... 정독했네요^^ 깨참님은 점점 젊어지시는거 같아요 ㅋㅋㅋ 깨참오빠같아요. 센스돋보이는 톰과제리 커플티 넘 맘에들어요~~^^
ㅎㅎ 쫌 다른 방향의 행복인 거같아요^^
오순도순 다정한 가족의 따뜻함과 둘이라서 느끼는 자유와. ^^
자라나는 가족의 울타리가 넘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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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언제까지나 재밌게~~ 정말 목표입니다.^^
글보고 대리만족 한 기분.아 노천탕 ㅠㅠ 깨참님 도라에몽 담편 찍으셨네여 ㅎㅎㅎㅎ 요새 잠잠하시다 했더니 이런 즐건 여행을 하셨구나.
결혼 7주년 진심으로 추카드리고 앞으로도 즐건 추억 마니마니 만들면서 행복하세요
'잠잠하시다 했더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라에몽 단편, 딱 그 느낌!!
역시 흑조가 뭘 좀 아네. ㅎ
앞으로도 잘 살게요.
흑조 몫까지 즐기면서....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