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그리스 신화~연출력이 대단하다 극도로 열악한 소극장에서 보는 대작~ 조명이며 음향효과며 정말 뛰어났다 단지 마이크가 왔다리 갔다리 들렸다 안들렸다했지만 그건 작은 애교에 불과했을 뿐이었다
아버지 아가멤논과 아들 오레스테스 1인2역 박현승배우 딸 엘렉트라역 이다정배우 엄마 클리테메스트라역 문지아배우 엄마의 정부 아이기스토스역 황근복배우 트로이의 예언자 카산드라역 이시은배우 그리스의 장님 예언자 테레시아스역 이혜민배우 그리고 앙상블들
앙상블들의 역할이 유독 돋보였고 대사톤과 동작과 동선이 아주 뛰어났다
조명을 아주 신비스럽게 이용한 극도의 공포분위기 천막을 이용한 살인과 시체들 특히 욕조를 이용한 고문과 살해 장면은 완전 엄지척이었다
트로이의 예언가 카산드라 이시은배우의 신들린 연기가 온 몸에 전율을 일으켰고 실제 물세례를 받아 온전히 흠뻑젖은 매력적인 카산드라의 별볼 일 없는 의상이 너무도 멋졌다 대사톤도 표정연기도 최고였다 욕조 속에서 보여주던 고문의 고통은 조명과 함께 더욱더 농도가 진해져 시너지를 발휘했다
클리테메스트라 문지아배우의 도끼 살해씬은 저절로 순간적인 비명이 터질 정도로 실랄했다 욕조 속에 피바다를 이룬 시체 둘 그리고 양 손에 도끼를 쥐고 피범벅이 된 클리테메스트라~ 울분과 욕망의 광끼어린 광란의 연기가 압권이었고 긴시간 오묘하고 무서운 포즈로 꿈쩍않고 늘어져있는 시체 연기 또한 소름돋았다
엘렉트라가 복수를 다짐하며 앙상블과 함께 선사했던 춤사위~ 마른 나무묶음 소품을 휘돌리며 빙그르르 춤을 춘다 신에게 하소연하며 울부짖는 소리마저 빙그르르 빙그르르 함께 돌아가며 춤을 춘다 조명 속에서 유난히 빛나던 소품이 눈이 부시게 이뻤다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 그리고 그들의 동조자들 클리테메스트라를 향한 복수를 앞두고 양동이를 앞에 놓고 온 몸을 정화시키던 춤사위는 무어라 형용하기 힘든 근엄함과 함께 분사되는 극적인 매력발산에 넋을 잠깐 놓게 만들었다
정말 흡족하고 만족스런 무대였다 배우들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며 무엇보다 연출이 놀랍도록 멋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