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부터 MVP를 시상하고 있는 MLB에서조차 MVP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 걸 보면 MVP에 대한 절대적인 가이드라인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어쩌면 그것이 MVP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MVP 선정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들이 없는 건 아니다.
첫째, 우리는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를 MVP라 부른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성적이 출중하지 않고는 MVP가 될 수 없다. 그러면 2003년 한국 프로야구의 정규 시즌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는 누구인가? 삼성의 이승엽인가, 아니면 현대의 심정수인가?
나는 타자의 성적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 중 다음 네 가지 항목에 가장 비중을 둔다. 즉 타점과 장타율, 득점과 출루율이다. 사실 타점과 장타율, 득점과 출루율은 각각 밀접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최다안타와 타율과의 관계와 흡사하다). 공교롭게도 이승엽은 타점과 득점에서, 심정수는 장타율과 출루율에서 리그 1위를 차지하여 난형난제의 타격 실력을 보여 주었다. 다시 말해서 이승엽은 양(量)에서, 심정수는 질(質)에서 앞섰는데 그 차이는 타수의 차이에서 비롯되었고 타수의 차이는 다시 사사구 숫자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러므로 MVP 선정 기준의 첫번째 항목에서는 양 선수의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둘째, 우리는 팀 우승에 결정적 기여를 한 선수를 MVP라 부른다.
대표적 예가 작년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자인 오클런드의 미겔 테하다(Miguel Tejada)이다. 같은 유격수로서 그의 타격 성적은 분명 텍사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미치지 못한 것이었지만 팀을 지구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아 리그 MVP에 선정된 것이다. 반면 로드리게스는 "그가 있건 없건 간에 팀이 최하위라는 사실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논리 앞에 유격수로는 사상 최고의 공격력을 보이고서도 MVP에는 선정되지 못했다.
그러면 심정수와 이승엽의 경우는 어떠한가? 심정수의 현대는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석권했으므로 이론의 여지가 없는 챔피언이다. 그러나 이승엽의 삼성도 어쨌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므로 로드리게스의 텍사스와 비교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나는 두번째 항목에서도 양 선수의 무승부 내지는 심정수의 근소한 우세를 주고 싶다.
셋째, 우리는 문자 그대로 가장 '밸류어블'한 선수를 MVP라 부른다. 이 기준이야말로 심정수와 이승엽을 확연히 가르는 논거가 된다.
MVP (Most Valuable Player)는 위에 첫번째 항목에서 제시한 MOP (Most Outstanding Player)와는 의미가 다르다. 한국에서는 MVP의 번역으로 최우수선수를 사용하는데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은 MVP가 아니라 MOP다. 미국에서는 MVP 대신 MOP를 시상하는 스포팅 이벤트들도 있다. MVP의 번역으로는 최고수훈선수가 적당하지 않나 생각된다.
번역이야 어쨌든 MVP란 (팀 내 다른 선수와 비교하여) 가장 '가치있는(valuable)' 선수란 뜻이다. 즉, MVP란 팀의 가장 중요한 자산(most valuable asset)에 해당하는 선수며 나아가 팀의 필수불가결한 선수(most indispensable player)란 뜻이다. 이 점에서 심정수와 이승엽은 전혀 다르다.
쉽게 말해 이승엽 없는 삼성 타선은 여전히 막강하지만 심정수가 빠진 현대 라인업으론 우승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현대에는 심정수를 제외하고는 상대 투수에게 공포감을 줄만한 타자가 한 명도 없다. 팀의 홈런 2위 이숭용의 홈런 숫자는 18개로 리그 17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삼성에는 이승엽 외에도 '한방'을 갖춘 무시무시한 타자들이 즐비하다.
삼성의 팀 홈런수는 모두 213개로 단연 리그 1위이다. 이승엽의 56홈런을 제외하더라도 팀 홈런 수는 여전히 157개다. 리그 2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게다가 이승엽의 앞뒤로는 홈런 3위 마해영(38개)과 5위 양준혁(33개)가 버티고 있다. 누구를 피할래야 피할 수도 없다. 실로 상대 투수에겐 악몽 같은 타선이 아닐 수 없다.
이승엽이 마해영과 양준혁의 강력한 보호 속에서 엄청난 타격 신기록들을 양산하고 있는 사이에 '한 마리 외로운 늑대' 심정수는 이렇다 할 타선의 보호 없이도 홈런 53개, 타점 142점을 기록했다. 이것은 한 마디로 경이 그 자체다. 심정수는 2003 시즌뿐 아니라 한국 프로 야구 21년을 통틀어 단일 시즌 최고의 타격 성적을 올렸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기자단이 MVP 투표에서 81-13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이승엽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다음과 같은 부등식으로 설명하고 싶다: 56>55>53
56과 53 사이엔 55홈런이라는 일본프로야구(NPB) 홈런 기록이 자리잡고 있다. 심정수가 아무리 뛰어난 성적을 올렸어도, 그리고 그가 아무리 팀 우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諍?다른 나라도 아닌 일본의 55홈런을 뛰어 넘은 이승엽에게 그 인기도에서 비할 바가 못 되었다. 이승엽은 한국민들의 민족적 자부심을 고취한 '국민타자'였으며 그것이 투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MVP 상은 그러나 가장 인기있는(popular) 선수에게 주는 상도 아니요, 가장 인상적인 (impressive) 선수에게 주는 상도 아니다. MVP는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항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정해야 한다. 이승엽은 누가 뭐래도 올해의 선수(Player of the Year)다. 그러나 2003 삼성증권배 프로야구 MVP로는 현대 우익수 심정수가 뽑혔어야 했다. 최소한 그것이 MVP의 올바른 이해다.
올해...이승엽의 승리는 가히...삼성의 승리라고 봅니다.... 울회사에서 야구모르는 아줌마들 교육할 때두....사람들이 최고인기구단이 다...삼성인걸루 알더라구여....암튼..내년에 심정수가 mvp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현대 팀의 대대적 홍보가 절실히 필요할 것 같네여
첫댓글 이성적으로 생각할 경우 맞는 말이지만, 투표권자가 그렇지 못하니... 공갈 사기에, 협박에, 주절 주절 찌라시 하나에 목숨거는 놈들이 뭘 안다고... 우리나라 MVP는 승여비도 아닌 찌라시, 황색 글잽이올시다.
올해...이승엽의 승리는 가히...삼성의 승리라고 봅니다.... 울회사에서 야구모르는 아줌마들 교육할 때두....사람들이 최고인기구단이 다...삼성인걸루 알더라구여....암튼..내년에 심정수가 mvp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현대 팀의 대대적 홍보가 절실히 필요할 것 같네여
야구 모르는 사람들 다 삼성은 알아요-_-이승엽도 알구여.. 진짜... T^T 저도 항상 야구 봄서 심정수선수가 타자로선 더 뛰어나다고 생각했거든요..;; 외야 수비도 진짜 잘보구여! 가짜세계 신기록세운 이승엽받들기죠뭐ㅡㅡ휴....
저 글 고대로 퍼다가 삼성 팬카페에다 올려버려야지. 이승엽이 상받은건 극도의 오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