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편편한 여행길을 나섰다고는 하나
역시 내 집 떠나 길 위를 점령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닌 듯
이틀간의 여정 속에 피곤이 물밀듯이 달려드니 새삼
나이를 절감하겠다....이 정도 쯤이야 거뜬하다 싶었지만
그래도 여독은 쉽게 가시지 않은채 다시 팅팅 부은 얼굴로 길을 나서면서도
넙데데한 얼굴로 인증샷을 자청한다...참으로 못말리는 이 뻔뻔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어쨋거나 쾌적한 잠자리를 뒤로 하고
다시금 야쿠시마 섬-타네가시마 섬에서 배를 타고 1시간 거리-을 향해 승선한 배에서 또 한 컷...
이젠 애들이 알아서 인증샷을 날려준다. 에고
또다시 새로운 차로 갈아타야 하는데 이번 차는 지난 번 차에 비하면 아주 준수하다.
그래서 확인하고 체크 할 일이 많은 듯 하고 드라이버로서는 순간순간 긴장하면서 방심은 금물...빌린 차
가격보다 여차하면 수리 배상비가 더 많이 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ㅎㅎ 그래서 신주단지 모시듯
조심조심 운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라 아는 길도 확인에 확인을 하면서
찾아간 곳...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는 엄청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자연경관이 눈에 들어오는 시더코가즈마리 공원.
뿌리와 뿌리가 엉킨, 줄기와 줄기가 꼬인, 가지와 가지가 어깨를 나란히 한 나무들로 울울창창한
숲 속길을 걸으며 나무의 수령을 가늠해보고 아열대 기후의 원시림 속을 걷는 기분만으로도 원시인이 된 듯.
아무리 멋진 풍광일지라도 식후경은 당연지사.
정확히 울려대는 배꼽시계를 따라 미리 예약해 놓은 식당으로 찾아가니
엄청나게 맛이 있다 는 고등어 회가 정찬이다.
물론 맛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이요 가격 또한 만만치 않음이나
반드시 한번은 먹고 지나갈 일이다.
역시 섬인지라 해안선을 따라 즐비한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지지만 운전하는 길은 주로 산길을 달리게 되어
바다만 보이면 무조건 차에서 내릴 일이다.
그래서 찾은 곳이 타이나카하마 해변으로 모래사장을 거닐다 보면 거북이가 알을 낳은 구멍이 여기저기 널려 있으며
모래둔덕이 워낙 높은 관계로 해변으로 내려가는 재미도 장난이 아니나
이미 타네가시마에서 환상적인 바다와 놀고온 탓에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습기찬 바람이 높은 산에 부딪혀 한달에 35일동안 비가 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가 많다는 야쿠시마에서의 산길도로 주행은 웬만하면 곡예 그 자체다.
두말 할 것도 없이 길을 가는 동안 슬렁슬렁 내리는 비와
도저히 차 두대가 다닐 수 없는 위험천만한 산길을 간신히 비껴나와 여백의 공간이 있는 곳에서
한숨을 몰아쉬며 호흡을 고르며 다시한번 여유로운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지 아니하면
온 천지에서 뛰어나오는 동물들과의 조우 덕분에 안전 운전에 더 신경 써야 하므로 피곤이 가중되고
반대쪽에서 달려나오는 차와의 충돌도 피해야 해서 순간 순간의 도로 운전이 극에 달할 정도로
완전히 십년감수하며 달리는 길...본래 40 킬로 속도의 길에서도 속도감이 느껴질 정도다.
그 와중에도 피해갈 수 없는 절경 중의 절경이라는,
폭포를 가장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다는 오코노타키 폭포는 야쿠시마 최대의 폭포로
엄청난 양의 물이 거대한 암석을 따라 떨어지는 모습만 보아도 절로 기분이 상쾌하고 호탕해진다.
또한 수반되는 물보라를 맞는 기분도 쏠쏠하다.
완전 누드, 남녀 구분 없는 혼탕의 해변 온천.
실제 눈으로 보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실락원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사진 촬영은 금물.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야쿠시마 섬-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원령공주" 의 배경이 된 곳- 이기에
일본 국내 여행객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에서 찾아드는 자연과 산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의 발길로 분주한 곳이기도 하지만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은 절대 자연 우선주위, 천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나 그를 지키려는 일본인들의 노력이
눈물겹도록 가상하고 워낙 심혈을 기울인 모습이 돋보이는 곳이기도 해서
빼어난 경관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겠다.
원시림과 청정수가 어우러진 자연 휴양림 시라타니운스이쿄는 해발 800미터의 협곡 주변에
수백종의 나무와 꽃들이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자라고 있어 일본 최고의 자연 생태 박물관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다양한 산책 코스가 있어 능력별, 일정별 시간대를 맞추면 된다.
해발 1000미터에서 1300미터에 걸쳐있는 야쿠스기랜드 또한 일명 웰빙의 천국이요
원시림의 절정이요 삼나무의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에도 시대에 벌목을 하였던 나무를 이제서야 반출하여 갖가지 목공예품을 만들어내기로도 유명한 곳이나
험악하기 짝이 없는 도로를 달리는 것이 위태로운 목숨의 가치만큼이나 특별함을 선사한다.
신비로움이 가득한 환상적인 숲에서의 인증샷.
절대 지존의 좁은 협곡을 운전하면서 만나지 못하면 재수 없다는 원숭이나 사슴들을 만나길 얼마나 고대했던지.... 결국엔
사슴도 원숭이도 인증샷을 날릴 기회를 준다..
무사히 협곡을 빠져나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다시 한번 정상에서의 여유를 만끽.
아무리 눈이 호사를 해도 피부가 별천지에 왔음을 실감해도 허기진 배가 우선이다.
워낙 유명하다고 해서 번잡하고 분주하려니 싶었지만 의외로 아늑하고 차분한 곳에서
돈가스 정식으로 저녁 식사를 마감하고
온 산과 바다의 정취를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야쿠시마 호텔에서
하루의 여정을 마감하자니 자는 시간이 아까 울 지경이지만
그래도 다음 날의 일정을 위해 숙면을 취할 양이나
온천에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고 고....그 밤도 그렇게 흘러갔다.
첫댓글 아~~도심속의 일본과 또 다른 모습을 접하게 되내요?
도심속의 일본은 인위적인 모습들로 가득한것 같은데?
이곳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잇내요
그냥~~바라만 보아도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들듯~~~
조오기 위에 "平內海中溫泉"의 모습이 궁금한 이유는 무엇일까요?~~ㅎㅎ
그렇죠? 모든 것이 태초에 그것 같은...그러면서도 인공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자연스럽기도 한. ㅎㅎㅎ 그 누드 해변은 관심같으시면 달려가야 할겁니다.
신선님이 머리 삭발하신 줄 알았네...남양주 평내에도 저런 온천 생겼으면 좋겠어요. 일본 대중남탕에 일하는 할머니 생각나네요. 온천에도 할머니들만 계신건 아니죠???
일본여행 가시는 줄 알았으면 묻어가는건데...연락도 없이 가셨나요...
건강하게 즐거운 여행하시구요. 선물은 무리하지 마시고 간단한 걸로다.....ㅋㅋㅋ
ㅎㅎㅎ 그러게 자주 오시지. 소문 낸지 꽤 되었을텐뎁쇼. 발리 와야 선물도 있는 법이징.
잘 다녀오신 것 같네요^^부럽사옵니다~ㅎㅎ 사진 속 선생님은 십 년은 가뿐히 어려뵈시네욤~^^ 저도 1박2일 태안으로 휴가겸 다녀왔었는데 짧든 길든, 멀든 가깝든 일상에서의 외출이 주는 일탈감은 정말이쥐~정말 숨구멍에 바람 한재기 시원하게 넣어주고 왔습죠! 그러니 선생님이야 더하시겠져? 건강히 잘 다녀와서 반갑고, 덕분에 사진으로나마 눈호사 누리다갑니다^^
그랬구나...일상 탈출은 어디든지 바람넣기 좋지. 일탈과 이탈의 비중은 어느 쪽이었남? 조만간 얼굴 보자고...늦으면 손해 날걸?
허걱~뚜벅이에다 애 하나꺼정...맘이야 오늘이라도 당장입니다만...누가 가는 길에 끼워주면 끼어서라도...히힛~ 글고 제 성격에 어디 이탈이 되겠습니까...말그대로 외출정도지요^^그래도 지금의 평정심에 큰 도움을 준 건 사실이지요. 뭔지 모르지만 늦어도 손해없이...ㅋㅋ
그건 그래...그 성격에 어찌. 아무러하거나 날아오면 할 이야기가 많을테지. 기다릴게.
ㅋㅋㅋ
ㅎㅎㅎ 함께 가지 못해 아쉬웠다.
더불어 또 다시 절경 비경을 함께 보고 여행합니다~! 그렇게 아슬 아슬한 길도 있고~! 궁금하긴 하지만 들어 갈 용기는 없는 나는 혼탕 이야기도 재미있고~! ㅎㅎ 덕분에 더불어 재밌습니다.
에궁...제주도 아니갔삼? ㅎㅎㅎ 그 혼탕, 용기있는 자만이 누릴 일입니당. 아줌마 아저씨들의 혼탕은 그냥 그래 보였는데 20대 여자와 50대 남자의 혼욕은 어쩐지 껄끄러워서 보는 시선조차 민망하기도...
쥔장님 멀리 일본에 오셔서 전화를 주셔서 반가웠습니다. 조금만 가까워도 달려가고 싶었지만....
야쿠시마 저도 정말 가보고 싶은 곳인데 다녀오셨군요. 남녀혼탕이 있다니 ㅎㅎㅎ, 꿀꺽, 어떻게 해서라도 꼭 갔다오고 말겠습니다. 원숭이랑 친구도 하고....
그런데 통화하기가 어려운 곳이 많아 긴 이야기 나누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야쿠시만는 정말 천혜의 특권이 있는 섬인 것 같더라구요. 돌아오기 전에 꼭 들러 여행을 하시길...물론 자신있게 혼탕도 다녀오시고 ㅎㅎㅎㅎ 원숭이는 물론 사슴들도 장난 아니게 많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