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2005년쯤 될 겁니다
청평에 조종천이 흐릅니다. 하류는 북한강과 합수되는데 예전엔 명성 있는 견지터 였습니다.
청평댐 맞은편이지요, 차량이 여울 터까지 진입하여 접근성이 용이하고(비룡처럼) 온갖 민물고기가 풍성하고
모래무지도 잘 물고
늦으막한 오후에는 가뭄에 콩 나듯 잉어도 간간히 입질하는, 좋은 곳이었지요.
뭐 견지력이나 있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지금은 낚바탕이 다 망가졌습니다.
저때만 해도 누치 멍만 잡아도 이곳 저곳으로 소문이 뻥 튀기로 퍼져나가던 시절입니다,
예전의 견지닷컴 조행글 조금 수정하여 올려 봅니다
,
초창기 헨펀 사진이라(픽셀 335 ⨉ 275) 화질이 영,,,,,
시국이 코로나로 뒤숭숭해 글 올리기가 좀 뭣하지만,, 답답타고 가슴만 부여잡고 있으면 병 납니다
장문이라 귀찮니즘은 있겠네요,,
7월11일 월요일 하루 종일 비가 온다는 뉴스다.. 잡히면 감사하고 안 잡혀도 그만이다
조종천에 도착했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지만 더운 날보다는 낫고 분위기는 안정적으로 잡혀있어 차분하다
내가 즐기는 분위기다
어머님은 시골분이시라 예전 내가 중학생 시절, 입맛이 없을 때는 피라미 조림을 즐겨 드시곤 했는데
연로하신 지금도 그 식성은 변하지 않고 계시다,...입맛 없을 때는 다른 반찬이 필요없으시다고....
덕분에 나는 휴일이면 피라미 꾼이 자연스럽게 되었다 잡아 드리면 한번 쪼릴 피라미를 4~5마리씩 비닐 포장을
따로 따로 해서 냉동 보관 하시는 83세의 노모....언제나 건강 하셔야 하는데.....
그래 오늘도 어머님 피라미나 몇 마리 잡아다 드려야지... 효도도 하구 낚시도 즐기고... 청평으로 향한다.
비가 오는 관계로 강가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대낚시꾼 3명이 파라솔을 치고 있었는데 바람까지
몰아치자 이내 철수한다. 배견지는 당연히 없고 온 강을 내가 오늘 전세 내었다 1회용 비옷을 웨이더
위에 덧입고 그 위에 구명조끼, 머리에는 챙넓은 밀짚모자를 쓰니 이거야 말로 완벽한 무장이다
낭창대는 0,8호 쵸코릿대(신 현성 작)에 피라미 3호바늘을 4개 줄줄이 달고 추는 무겁게 덕이는 2마리씩..
물가로 들어섰다 기분이 너무 좋다 비바람은 몰아치나 등 뒤에서 부니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견지 채를
시적거린다. 별 기대를 안했는데,,,, 이런 세상에...거짓말 조금 보태서 시침질 3번에 턱, 턱 문다 정신이 없다
조종천 청평댐 아래 고기는 모두 내 앞에 와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조종천에 자주 와 보았지만 오늘처럼 입질이 활발할 때는 없었다. 최고의 호황이다 누치, 피라미, 마자,
모래무지, 끄리,하튼 고래만 안 나오고 다 나온다. 그것도 하루 종일.......
“그 많던 견지꾼들이 오늘은 다들 어디 간 거야?” 흐 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첫 번째 멍이 왔다 ~터~억~곧바로 -슈우욱- 바로 치고 나가는데 쵸코렛은 곤두박질치고 그 힘을 대적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내 0.8호 오른쪽 쵸코렛은 설장을 안탄다. 왜냐하면 내가 왼손잡이 이기 때문이다 설장
구조상 반대로 감기기 때문에 질서 있게 줄을 감을 수 없다
어쨌거나 얼기설기 막 감긴 줄이니 멍이 치고 나갈 때 제대로 풀릴 리가 없다
때문에 치고나가는 순간 재빠르게 연줄 풀듯 줄을 풀어주어야 한다
버팅기는 놈이 멀리서부터 커다란 등지느러미만 보이고 씩씩거리는데, 대충 멍은 아닌것 같다,
막 끌고 간다 " 어 어 이거 뭐야?" 강제 집행은 꿈도 못 꾸고 그놈 하자는 대로 할 판이다 풀어 달라면
풀어주고 감으시오 하면 감고, 전적으로 주권은 저놈에게 있는 터, 걸기는 내가 걸었으나 저놈, 고분고분은
커녕 이리 저리 막 휘져어 대는데...
안되겠다 싶어 물살이 없는 곳으로 소 끌듯 살살 놈을 끌었다 "진짜 이 놈이 나한테 잡혀줄까?" 아무튼 땅을
밟고 하는 견지, 언제나 설레고 엄청 재미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놈일까? 얕은 물가까지 끌려온 놈을 보니 등쩍이 시커먼 길쭉한 놈이었다. 얼굴이 울룩불록해 보인다
사진의 55자보다 훨씬 큰...
거대한 그 모습에 나도 놀라고 그 놈도 놀랐는지 또 한참을 치고 나간다.
"촤르르르르" 연줄은 또 풀린다. 여기까지 힘겹게 끌고 왔는데 초조해 진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몰라서 일말
불안하기도 하고....... "진짜 저 놈을 잡을 수만 있다면"..
어지간히 힘이 빠진 놈도 동작이 둔한 것이 한 눈에 보인다. 어그적 거리면서 머리를 깊은 소 쪽으로 돌리려고
몸을 뒤튼다. 그러나 고개를 못 돌리도록 이제는 견지대에 힘을 준다.
예전 선배들 말씀이 새록새록 난다 "견지 대를 높이 세워라" “즐기라”는 말이 생각났다
하지만 잡아야 다 즐긴 것인데, 그게 문제다
끌고 풀어주고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니 마침내 제압이 된다. 얕은곳 까지 거의 다 끌어내 등판이 드러난 상태 ,
바닥이 닿아 더 안끌려 오는데, 멀리서 비친 놈, 한 눈에 봐도 잉어인 듯 하다 내 눈에는 마치 길쭉한 사냥개
한마리가 누워 있는것 같다 . "흐 흐 흐" 이 기쁨을,,,,
넉 다운된(?) 놈을 잡으려고 줄을 감으며 다가가 손을 뻗는 순간 , 나를 째려보던 거대한 놈이
"나 끄느라고 수고했네, 나 그만 갈란다." 는 듯이 고개를 홱 재낀다. 순간 맥없이 줄이 툭 터진다.
장시간 씨름중 강바닥 돌에 긁힌 부분이 있었는지 바늘과 추 사이의 목줄, 생채기 난 부분이 터진 것이다
세상에 바로 코앞에서 벌어진 있어서는 안 될, 일생일대의 쓰린 기억으로 기억될 수 있는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놈, 시커먼 거구를 느그적 거리며 깊은 소로 돌아가는데...
어!!어! 어! 안 돼!! 엉겁결에 움키려고 견지 대를 내던지고 물속으로 첨부덩 뛰어 들었다. 그러나 웨이더를 입은 둔한 몸
몸따로 마음 따로 여울돌에 미끄러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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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쳐 박히고 말았다 %^%&$^$((&%)*^&%&$)(*((^^$*^%$()*&(&%#|*&&*(^^%*#@
잠시 후
고기는 간곳없고 물속에 새앙쥐 한 마리,,,,,,,, 놈에 끌려 쳐 박혔다
또 허전하다 이런 견짓대도 안 보인다...ㅠㅠㅠ
감당할 수 없는 초짜의 허탈, 견지 경력 소용없다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온다 아니 떨어지려면 일찍 떨어지던가,,, .
가슴이 쿵쾅대고 다리가 떨린다더니 온 몸에 힘이 쪽 빠진다더니... 히~이~유 정말 그렇네
갈아입을 옷이 있겠는가?
젖은채로 재 채비를 서두르는데, 막 추워온다 사시나무 떨듯 떨린다. 덜덜거리는 어깨, 턱과 손가락,
당췌 바늘을 맬 수 없다. 이이~런 제길
역시 대물은 쉽게 잡히는게 아니야 놈의 기세에 한풀 껵였다..
한번 온 기회를 놓쳤는데 또 물기나 할까?
이미 살림망 안에 졸졸한 피라미들은 안중에도 없고, 어머님도 생각에서 사라졌다
올라오는 괴기(?)들도 심에 안찬다. 엄니 좋아하는 마자도 내 던진다
아무생각도 안 나고, 아무것도 안 보인다 오직 잉멍이여, 멍이여 멍이여 다시한번 하며 중증 환자의 길로 들어섰는데,,,
결론은
그래도 감사하게 그 날 4번의 멍짜 훅킹이 있었고 그 중에 두 마리는 터지고, 빠졌고 반타작 했습니다.
뭏든 꿩 대신 닭, 좋은 날씨, 좋은 경험에 감사!감사!감사!
낭창낭창 획 획 휘는 손맛은 경질대에서 못 느끼는 짜릿한 묘미가....
잡고 결심 했습니다, 견지에 너무 현혹되지 마라!....현혹되지마라!..,, 현혹됐다 ㅋㅋㅋㅋ
마침 한 분이 차를 몰고 오시 길래 엉겁결에 셔터를 부탁했읍죠 헨펀사진이라 화질은 별로구요
작은 설장인데 크게 나왔네요.
이 분 55센티 입니다 . 길이를 나이로 치면. 저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조종천 형님인데 한손으로
번쩍 들어 죄송합니다.
덕분에
아무도 없는 비 내리는 조종 천에서 0.8호 쵸코렛과 함께 왔다갔다 우왕좌왕 헐레벌떡하며 한껏 행복했습니다.
성님 감사합니다 ! -영등포에서 사는 산골출신-,
첫댓글 참~옛조행기글이 정말 맛깔 납니다
저도 수년전 청평앞 조종천 많이 갔었구요 고기않잡히면 그앞에 찜질방 잘갔던기역이 납니다
오늘은 일두 없는데 사우나가는
핑계로 조정천에나 가봐야 겠습니다
어수선한 시국에 좋은글 읽고 갑니다
늘 ~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선배님 ^^
아 그러시군요 초입에 찜질방 나중에 생겼지요 전 한번도 가본적은 없네요
조종천 지금은 다 망가졌지요 댐 아랫 강변에 무슨 건물 짖는다고 물골을 바꾸어
놓는 바람에 조종천이 영향을 받고나서 망가졌습니다 건강하세요^^
요즘처럼 견지대가 사정없이 뻣뻣하지 않던시절,
낭창대에 실수(?)로 시커먼 놈 걸어놓고 살떨리던 탄식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지금과는 다른 어떤 그렇고 그런 맛이 있었어요~~^^
그렇습니다
참 예전이 좋았지요 저때만해도 조종천에
장박하는 텐트가 하나 있었는데 그분들
누치를 썰어 회로 드시던 때였습니다
모래무지 산란철에는 바닥에 그득했었지요
청평이 고향인 저는 옛 추억이 많은 곳 입니다. 어릴때 빤스만 입고 물장구 치던 조종천...장마철이면 청평 양어장에서 넘쳐난 고기들이 밭고랑에 그듯하게 있어 망태기로 주워 담던 즐거웠던 그때가 생각나네요~~ 선배님 덕분에 어릴적 놀던 고향 생각에 흐뭇해 지네요~ 감사합니다~~~
기억납니다 예전 어느 답글에서 고향 예기를 한적이 있으시지요 "청평" 좋은곳이 고향이군요 코로나 피차 조심합시다 울 동네 마트도 폐쇄ㅠㅠ 좋은 봄날이 왔는데 모든게 좋아지길 기도합니다 온 집안 무탈하시길,,,
저 2005 년도에는 루어질이 살짝 심심해지고 참게잡이에 무쟈게 열올리던 시절이네요!
목사님은 그당시에 이미 중증환자로 강원권을 접수하셨군요!
오늘날 잉어선수가 되신게 괜한것이 아니시군요!
화질구린 오래된사진에 오히려 정감이 더 묻어납니다!
감사합니다!
저 글로 견지닷컴 싸이트가 한번 후끈 달아 올랐었지요 그땐 견지 소모임도 활성화가 되었는데, 지금은 지리멸멸 해졌네요
예전에 여울의 용사들은 지금 다들 무얼 하시는지,,, 견지닷컴은 폐쇄가 됐는지 안 열리고 그나마 저 글이 복사 저장되어 있더군요
구린사진, 조금 확대했더니 저 모양
여름 휴가때 홍천강에서 3천원짜리 플라스킥 견지대로 피라미를 잡으며 시작한 견지가
지금은 커다란 누치를 잡고 있네요~~~ㅎㅎㅎㅎ
축하드립니다
나날이 큰 고기 잡으시길요 그래서 일취월장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