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4일
본문 : 왕하7:2
제목 : 약할수록 믿음뿐입니다
오늘 본문과 앞 장인 6장에서 우리는 참담한 상태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종 엘리야가 불병거를 타고 하늘에 오른 후 그의 제자 엘리사가 스승의 뒤를 이어 선지자의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대신 바알과 아세라신을 섬기며 끝까지 하나님 앞에서 불신앙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른 죄는 다 용서하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죄에서 늘 돌이키도록 그분의 손길로 우리를 보호해주십니다. 그러나 우상숭배는 다릅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미워하시는 죄인 우상숭배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으시는 크나큰 죄악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을 예배하는 민족으로 삼기 위해 이스라엘을 택하셨습니다. 그런 영광의 택함을 받은 이스라엘이 가증스러운 우상숭배를 자행하며 영적 간음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핑계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백성들에게 사랑의 매를 대기로 결심하셨습니다. 택하신 백성들을 깊이 사랑하셨기에 그들을 죄 가운데서 건져내시기 위해 이웃 국가 아람의 2차 공격을 허락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람의 군대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회개할 수 있는 은혜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처참하고 잔인한 전쟁 속에서도 그들은 이 큰 어려움이 하나님의 심판인 것을 모른 채 경제적, 군사적 안정에만 집중하는 비신앙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침내 아람의 왕은 큰 군대와 함께 북이스라엘의 수도 사마리아성을 포위했습니다. 산등성이에 자리잡은 요새 중의 요새 사마리아성은 쉽게 공략할 수 없는 군사적 요충지였습니다. 그래서 아람의 왕은 성으로 들어가는 모든 길을 차단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굶주림에 지쳐 항복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아람의 큰 군대를 감당할 수 없었던 사마리아성 사람들은 무작정 버티기 전략으로 맞섰지만 이로 인한 전쟁의 장기화는 그들을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결국 인격과 신앙, 심지어는 인간의 존엄성까지 저버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물가가 폭등하고 사람 사이의 정은 사라졌습니다. 나귀 머리나 비둘기 똥을 사먹을 정도로 식량이 부족했는데, 그 가격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금액이었습니다. 나귀 머리의 1개의 가격이 은 80세겔이었는데 은 1세겔은 보편적으로 하루 일당인 1데나리온과 같았고, 요즘 하루 일당이 12만원 정도니까 계산해보면 나귀 머리 1개의 가격이 지금의 화폐 가치로 1000만원 가까이 되었던 것입니다. 머리가 이 정도면 몸통은 도대체 얼마였을까요? 비둘기 똥을 먹었다는 것 역시 사마리아성 사람들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둘기 똥은 은 5세겔, 현재 가치로 약 60만원에 거래되었습니다.
성 안에서 굶주림에 지치다 못해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인간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기록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배고픔에 지친 두 여인이 만나서 '오늘은 네 아들을, 내일은 내 아들을 잡아먹는' 비인륜적인 일을 계획하고 첫째 날 실행에 옮겼습니다. 다음 날, 자기 아이를 잡아먹은 여인은 상대방의 아이를 먹기 위해 피눈물을 흘리며 인간이기를 포기한 악귀처럼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나 전날 아이의 살을 먹고 정신이 든 여자는 자신의 아이를 숨기고 내놓지 않았습니다. 자식을 잃은 엄마는 죽은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에 정신을 잃은 채 서럽게 울면서 사생결단으로 상대방과 싸웠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왕에게 달려가 자신의 원통함을 토해내며 왕의 공정한 명령을 기다렸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여호람왕(아합왕의 아들)은 베옷을 찢고 피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 원망과 분노를 쏟아냄으로써 하나님을 향한 불신의 극치를 드러냈습니다. 사실 상황이 이쯤 되면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의 죄를 회개하고 빨리 그분께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상적인 신자들의 행동입니다. 그러나 이성을 잃은 왕은 더 이상 하나님의 선하심을 원하지 않는 불신의 길을 택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종 엘리사의 목을 잘라 나라의 소망이 사라졌음을 보이기로 결단했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슬픈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원망이 너무나 컸던 그는 '엘리사의 머리가 오늘 그의 몸에 붙어 있으면 하나님께서 내게 벌 위에 벌을 내리실 것'이라고 저주를 토해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참을 수 없는 상황과 처지에 머무르게 될 때 인내해야 합니다. 그리고 믿음으로 견뎌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믿음으로 정비하고, 고치고, 살펴보고. 바로 서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할 줄 믿습니다.
왕이 군사들과 함께 자신을 죽이러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엘리사는 장로들에게 "살인자의 아들이 나를 죽이려고 하니 왕의 사자들이 오거든 문을 닫고 안으로 들이지 말라."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온 왕에게 '하나님께서 폭등한 물가를 정상으로 되돌리시고 더 잘살 수 있도록 인도하실 것'이라고 말하면서 구체적으로 고운 밀가루 1스아(부피를 재는 히브리 단위, 1스아는 약 7.3리터)를 1세겔로, 보리 2스아도 1세겔로 매매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즉 물가가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왕과 장관들과 사자들에게 공표한 것입니다. 그러나 한 장관이 엘리사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측근이 믿음이 없으니 왕도 정말 불쌍합니다. 그 장관은 "하나님이 하늘에 창을 내시어도 불가능하다."라며 불신앙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참으로 답답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는 '네 믿음대로 될지어다'라고 말씀하신 주님을 늘 믿고 모시면서 그분께 순종해야 합니다. 이 장관은 나중에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너는 네 눈으로 볼 것이나 그것을 먹지는 못하리라'라는 엘리사의 말처럼 계속 굶다가 먹지도 못하고 사람들에게 밟혀 죽었습니다. 불신앙의 결말은 이렇게 무섭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의 현실에서도 이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성문 어귀에 사는 나병 환자 네 사람이 등장합니다. 인간의 능력으로 절대 고칠 수 없는 나병에 걸린 배곯고 가난한 4명의 친구들입니다. 인간적으로도 가장 비참하고 약한 존재들입니다. 그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배고픔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여기에 앉아 있어도 굶어 죽고 사마리아성에 가도 환대 받지 못하고 굶어 죽는 것은 매한가지니 차라리 아람 군대에게 항복하자. 그들이 우리를 죽이면 죽는 것이고 음식을 주면 연명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의논한 후 아람 진영으로 갔습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진리가 등장합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전쟁 중에도 강한 군사나 탁월한 영웅이 아닌 율법에서 부정하다고 간주한 나병 환자 4명을 선택하셔서 싸우시고 승리하시며, 그분의 종 엘리사의 예언대로 실행하심으로 홀로 영광 받으신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쓰임 받는 자가 그를 쓰시는 주님의 영광을 가로채지 못하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불규칙하게 걷고, 어눌하게 말하며, 걸을 때마다 먼지를 흩날리는 4명의 나병 환자로 하여금 소리를 내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아람 군사들의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을 끄집어내셔서 그것을 가시화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헛것을 보고 헛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아람 군대가 두려워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헷 족속과 애굽의 군대였습니다. 북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던 아람(시리아)의 북쪽에는 성경에 나오는 헷 족속(히타이트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헷 족속은 인류 최초로 철기를 사용한 족속입니다. 북이스라엘의 사마리아성을 치러 온 아람 군대는 헷 족속이 그들의 뒤를 공격할 까봐 늘 두려웠습니다. 게다가 당시 초강대국이었던 남쪽의 애굽(이집트)과 헷 족속이 손을 잡고 자기들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도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런 두려움들이 아람 진영 전체를 휘감았습니다. 사기충천이 가장 중요한 전쟁에서 두려움이 충천한 것입니다. 이 모든 일들을 하신 분이 누구실까요?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4명의 나병 환자들이 오는 소리에 놀란 아람의 군사들은 두려움에 휩싸여 도망쳤습니다. 4명의 나병 환자가 한 나라의 강력한 군대를 이긴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입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능력을 이렇게 발휘하십니다. 그분의 능력은 소멸될 위기에 있던 한 민족을 구해주셨습니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을 오늘 이 시간 우리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고 있는 것입니다.
아람 군대는 모든 것을 내팽개친 채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쳤습니다. 타고 온 말, 머물던 장막, 옷, 금, 은, 음식 할 것 없이 다 버려두고 목숨줄 하나 겨우 잡고 정신없이 도망갔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병 환자 4친구는 아람 진영에 들어가 먹고 마시며 좋은 것들을 취했습니다. 그러다가 이 사실을 왕궁에 알리지 않으면 벌을 받을 까봐 두려워 이 '아름다운 소식(왕하7:9)'을 성 안에 있는 백성들에게 전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전도자의 발'입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는 신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하나님의 종 엘리사의 예언대로 여호람 왕이 백성들과 함께 아람 진영에 있는 물자를 사마리아성으로 가져올 때 엘리사의 말을 믿지 않았던 장관은 성문에서 백성들의 발에 밟혀 죽임을 당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말도 신앙적으로 해야 합니다. 말은 믿음에서 나와야 합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 환경, 위기, 고난 등에 눌리면 안 됩니다. 위기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들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위기를 주시는 이유는 그분의 음성을 잘 듣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주님과 교제합시다. 더 나아가 연합합시다. 이것만이 살 길이며 은혜의 길입니다. 예수님만이 우리의 생명이심을 한순간도 잊지 마시고 예수로 승리하는 우리 영명교회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