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인생을 뒤집을 한 번의 기회가 온다. 그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서 날개를 달고 비상하거나 삶의 현장에서 도태되거나 결정된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기회가 왔을 때 침착하게, 한 걸음씩, 그리고 조심스럽게 나아간다면 원대한 꿈에 가깝게 접근하겠지만 방심하거나 우쭐하다 보면 곤두박질칠 수 있다.
성공했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욕심이다. 하지만 잘나갈 때 치 솟아오르는 의욕을 붙잡아 두기란 쉽지 않다. 모든 것이 가능하고, 모든 게 다 잘될 것 같을 때, 자신감을 주체할 수 없을 때, 자신을 철저히 배제하고 오로지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새 교만해지고 헛발질을 할 수 있다.
골프계에서 한국계 선수들의 활약상은 정말 대단하다. 골프여제 박세리로부터 슈퍼땅콩 김미현, 박인비, 고진영까지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한때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선수는 재미교포인 미셸 위 선수일 것이다. 미셸 위(33)는 이번 2일에 시작된 US여자오픈을 끝으로 은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위는 뛰어난 체격에 아름다운 외모까지 갖추면서 처음부터 세계 골프인들의 관심을 끌었었다. 2004년 1월 17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 2라운드에서 만 14세 소녀일 때 2언더파 68타를 쳤다. 그 또래 남자아이들도 PGA 투어 대회에서 그런 성적을 낼 수는 없었던 성적이었다. 타이거 우즈도 못 했다. 골프계에서는 “남녀의 높은 성벽을 깰 선수가 나타났다고” 흥분하기 시작했다. 주인공인 미셸 위도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고 싶다”라고 당당히 말했는데 나이와 성적을 보면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LPGA 통산 25승을 한 박세리, 21회 우승과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 아직도 현재진행인 고진영은 벌써 13승을 거머쥐며 선배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데, 비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면서 등장했던 미셸 위가 LPGA 통산 우승 5회에 그치고 결국 은퇴를 선언한 것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누가 미셸 위를 실패한 선수라고 할 수 있을까마는 그녀의 성공과 엄청난 비상을 바랐던 많은 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상 경력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14세 때부터 두각을 보이며 혜성처럼 나타났던 미녀 골퍼 미셸 위는 왜 아쉬움이 남는 은퇴를 하게 되었을까? 그녀는 좀 더 높이 날 수는 없었을까? 전문가들은 그녀가 박인비나 박세리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춘 선수라는데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신장 183cm에 몸무게 70kg인 미셸 위는 신체적으로 최고의 조건을 갖춘 선수였다. 만일 그녀에게 2004년 그 경기에서의 성적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주변에서 그녀의 대성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너무 때 이른 칭찬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물론 결과론적이지만 그녀가 그때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갔더라면 박세리나 박인비, 고진영을 훨씬 뛰어넘는 선수로 성장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일찍 두각을 나타내며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그녀는 남성 골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10대에 너무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면서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10대의 소녀에게 실패는 적지 않은 부담과 상처가 되었을 것이며 위기 때마다 그녀를 가로막는 징크스가 되었을 것이다.
결국 미셸 위는 이후 몇 번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은퇴까지 하게 된 것이다. 이제 한 아이의 엄마요 아내인 미셸 위 선수가 인생의 남은 시간을 더 멋지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는 그녀의 삶에서 중요한 하나의 교훈, 가장 좋을 때가 가장 위험할 때라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모든 위대했던 사람들의 가장 큰 실수는 늘 가장 좋을 때 발생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