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제가 2018년부터 작성해 온 글로써, 매년 조금씩 교정하여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눅 14:28) 너희 중의 누가 망대를 세우고자 할진대 자기의 가진 것이 준공하기까지에 족할는지 먼저 앉아 그 비용을 계산하지 아니하겠느냐
(눅 14:29) 그렇게 아니하여 그 기초만 쌓고 능히 이루지 못하면 보는 자가 다 비웃어
(눅 14:30) 이르되 이 사람이 공사를 시작하고 능히 이루지 못하였다 하리라
언어의 차이 때문에 어떤 구절은 미국교회에서 많이 인용되는데 한국교회에서는 거의 인용되지 않는 것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한국교회에서는 많이 인용되는데 미국교회에서는 많이 인용되지 않는 구절들이 있습니다. 미국교회에서는 많이 인용되나 한국교회에서는 거의 인용되지 않는 구절이 바로 누가복음 14장 28절 "그 비용을 계산하라"입니다. 말 자체나, 음률이나 벌써부터 와 닿지 않지요? 영어로는 "Count the cost!"입니다. 벌써부터 라임이 딱딱 떨어집니다!
사실, 제가 CBC에 입학하기 전에 답사 비슷하게 그곳 여름 집회에 다녀왔는데 CBC 플로리다 지부를 맡고 있는 댄 윈터(Dan Winter)라는 사람이 와서 이 제목으로 짧은 강의를 했습니다. "CBC에 오려는 사람들은 2년이든, 3년이든 자기가 원하는 과정을 마칠 수 있을지, 비용을 계산해 보아라. 돈이 얼마가 들어갈지 계산해 보라는 말이다. 당장 그 돈이 없더라도 얼마가 들어갈지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기꺼이 감당할 것인지 결단하고 와라." 당시 저는 그 구절로 설교하는 사람은 처음 봤고 너무 말이 되는 논리라서 한국에 돌아와 정말로 계산기를 두드렸습니다. 많은 돈이 들어갈 듯했지만 그동안 제가 저축해 놓은 것으로 감당이 될 것 같았고, 전 재산을 다 쓰고서 진리를 배우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댄 윈터는 그다음 해, 같은 행사에 다시 와서 같은 구절, 같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는데 이번에는 좀 다른 방향에서 전했습니다. "작년에 이 학교에 입학한 사람들은, 만약 자신이 여기에 오지 않고 원래 있던 자리에 머물렀다면 어떤 대가를 치렀을지, 그 값을 계산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정말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하나님께서 부르셨지만 안 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초반에는 400여명이 입학을 했는데 1학년을 마친 사람은 200여 명뿐이었습니다. 중간에 반이나 그만둔 것이지요. 정말로 초반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복도를 지나갈 수 없을 정도였고 진짜 호텔이나 모텔에 묵으며 이 학교가 어떤지 "간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아 보였습니다. 학비도 안 내고 그냥 한 1, 2주 학교를 다녀보는 것이지요. 그 사람들이 놓친 것은 온 우주에서 가장 귀한 지혜였습니다. 진리 말입니다.
저 역시 학교를 가기 위해 버렸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중에 한 가지는 저의 직업이었습니다. 저는 미대 출신이었고 대학원도 국제대학원을 수료했기 때문에 영어랑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로지 은혜로, 제가 좋아하는 영어를 대학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 주셨고, 게다가 당시엔 그냥저냥 대학이 아닌 부산외대에서 실용 영어를 가르치는 학과에 속해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제가 떠나고 나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십니까? 그 학과가 아예 없어져 버렸습니다! 만약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다면 CBC는 물 건너간 것이고, 그 학과도 없어져서 직업 없는 백수가 될 상황이었는데 '내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의 인도에 순종했다'는 마음 깊은 만족도 주시고 백수가 될 처지에서 저를 구해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제자 훈련 과정을 이수하면 그것이 제자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정의하시는 제자가 제자입니다. 또 우리는 전도하라는 명령을 받은 게 아니라 제자 삼으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전 큐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복음을 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제 말씀은 예수님께서 주신 지상 대명령은 제자를 삼으라는 것이었지 전도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제자가 아닌 사람은 남을 제자 삼지 못합니다. 그러니 먼저 자신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첫째, 구원자와 구원받은 자의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구세주'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당연히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주님과 구원자는 다릅니다. 예수님을 구원자로 영접하여 구원을 받았지만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주님이란 주인님이란 뜻입니다. 주인님이 시키는데 "아니요, 하기 싫어요"라고 하는 종을 보셨습니까? 그 사람은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시지 않은 사람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주님, 주님 하면서 부르기 때문에 좀 혼동이 되지만 진정으로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신 사람이 제자입니다. 제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제자 훈련반에서 성경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르기로 결단한 사람입니다.
어떻게 보면 제자가 아닌 사람들은 자기 맘대로 살 수 있으니까 더 행복할 것 같지만 저는 지금까지 한국, 미국, 호주, 홍콩 등등에서 자기 맘대로 살면서 행복한 그리스도인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제자만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하나님의 뜻이 내 뜻보다 항상 나에게 유익하기 때문이고 자유함은 애초에 제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 8:31) 그러므로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요 8:32)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제자만이 진리를 알게 되고, 내가 아는 진리만이 나를 자유케 합니다! 그러니 자유함은 제자들에게만 주어진 것이지요!!! 그러니 우리는 진리를 알아가는 은혜의 경주를 멈추지 맙시다! 멈추지만 않으면 완주하게 되어 있습니다! 할렐루야! 진리이신 주님을 날마나가 알아가며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자유함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