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라성(綺羅星)
밤 하늘에 반짝이는 수 많은 별 즉 위세 있는 사람 또는 그들이 많이 모여 있는 모양을 이르는 말이다.
綺 : 비단 기(糹/8)
羅 : 그물 라(罒/14)
星 : 별 성(日/5)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뭇 별, 또는 위세 있는 사람이나 그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모양을 비유할 때 흔히 쓰는 말로, 일본식 조어(造語)이며, 버려야 할 말 가운데 하나다. 기라성 같은 인물, 기라성 같은 문단의 선배들, 기라성처럼 빛나는 배우들의 형태로 쓰인다.
기라(綺羅)는 아름답고 고운 비단이나 그런 옷을 뜻하는 말로, 여기에 별을 뜻하는 성(星)을 합성해 밤하늘에 반짝이는 뭇 별을 뜻하는 말로 만들었다는 것은 의미상으로도 어울리지 않는다.
박갑수의 '우리말 바로 써야 한다'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이 말을 기라보시라 하는데, 기라는 차자(借字)한 말로 보고 있다. 이 말은 본래 기라 호시(一星) 곧 반짝반짝을 뜻하는 기라키라(きらきら)의 어근 기라에 별을 뜻하는 호시가 이어진 것으로 반짝별이라는 뜻이었는데, 이것이 연 이어진 말로 잘못 인식되어 기라보시가 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고 하였다.
즉 기라는 일본어의 발음을 빌려 적은 것으로, 일본에서 조차 바람직하지 않게 여기는 말을 아무 생각 없이 빌려 쓰고 있는 것이라 지적하고, 가능하면 쓰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기라성 같은'은 '뛰어난', '두드러진', '우뚝한' 등과 같이 동일한 의미를 가진 우리말로 바꾸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 綺(비단 기)는 형성문자로 绮(비단 기)는 간체자이고 동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奇(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綺(비단 기)는 ①비단(緋緞) ②문채(文彩ㆍ文采), 무늬, 광택(光澤) ③곱다, 아름답다 ④엇갈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紗(비단 사, 작을 묘), 紬(명주 주), 絹(비단 견/그물 견), 綾(비단 릉/능), 綵(비단 채), 緞(비단 단), 繒(비단 증), 錦(비단 금) 등이다. 용례로는 교묘하게 꾸며 대는 말 또는 신문이나 소설 따위에서 묘하게 수식하여 표현한 말을 기어(綺語), 곱고 아름다운 비단 또는 그 비단으로 지은 옷을 기라(綺羅), 화려함을 기미(綺靡), 고운 비단 또는 곱고 값진 옷을 기환(綺紈), 얼룩무늬가 있어 곱고 아름다움을 기려(綺麗), 신라시대 비단 짜는 일을 맡아 보던 관아를 기전(綺典), 무늬를 넣어 짠 깁을 기견(綺絹), 교묘하게 꾸며 대는 말 또는 신문이나 소설 따위에서 묘하게 수식하여 표현한 말을 기언(綺言), 무늬 있는 얇은 비단과 무늬 없는 두꺼운 비단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기견(綺絹), 곱고 아름다운 비단 또는 엷은 비단과 무늬가 있는 비단 곧 화려한 의복을 나기(羅綺), 무늬가 있는 비단 또는 무늬 있는 비단으로 만든 옷을 능기(綾綺), 비단과 능직으로 아름다운 옷을 금기(錦綺), 날과 씨를 두 가지의 실로 섞어서 짠 비단을 교기(交綺),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이라는 뜻으로 신분이 높거나 권력이나 명예 따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기라성(綺羅星), 일정한 형식에 구속되지 아니하고 자유로운 요소가 강한 기악곡을 기상곡(綺想曲), 부귀한 집 또는 부귀하여 곱고 값진 옷을 입은 사람을 기환가(綺紈家),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은 집안의 자제를 이르는 말을 기환공자(綺紈公子) 또는 기환자제(綺紈子弟), 내용은 없으면서 흥미를 끌기 위하여 형식만 잘 꾸민 말을 이르는 말을 광언기어(狂言綺語) 등에 쓰인다.
▶️ 羅(벌일 라/나, 그물 라/나)는 ❶회의문자로 罖(라/나)는 통자(通字), 罗(라/나)는 간자(簡字)이다. 그물망머리(罒=网, 罓; 그물)部와 維(유)의 합자(合字)이다. 그물(罒)에 벼릿줄(維)을 꿴다는 데서 새를 잡는 그물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羅자는 '벌이다'나 '늘어서다', '그물 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羅자는 网(그물 망)자와 維(밧줄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維자는 새의 다리에 밧줄이 걸려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羅자의 갑골문을 보면 网자에 새를 뜻하는 隹(새 추)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새를 잡기 위해 그물을 펼쳐놓은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는 새가 잘 다니는 나무 사이에 그물을 쳐놓아 새를 잡곤 했다. 갑골문에서는 그러한 모습으로 그려져 그물을 늘어놓았다는 의미에서 '벌이다'를 뜻했다. 다만 금문에서는 여기에 糸(실 사)자가 더해지면서 마치 다리에 밧줄이 걸린 새가 그물에 잡힌 듯한 모습의 羅자가 되었다. 그래서 羅(라)는 ①벌이다(일을 계획하여 시작하거나 펼쳐 놓다) ②벌이어 놓다 ③늘어서다 ④두르다 ⑤그물치다, 그물질하다 ⑥망라(網羅)하다 ⑦체질하다, 체로 치다 ⑧맞딱뜨리다, 걸려들다 ⑨막다, 차단하다 ⑩포괄하다, 총괄하다 ⑪그물 ⑫비단(緋緞), 깁(명주실로 바탕을 조금 거칠게 짠 비단) ⑬체(가루를 곱게 치거나 액체를 밭거나 거르는 데 쓰는 기구) ⑭징(타악기의 일종) ⑮나선형(螺旋形)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벌일 렬(列)이다. 용례로는 여러 물건들을 평면 위에 죽 벌이어 놓는 것을 나열(羅列), 성 밖으로 겹으로 쌓은 성을 나성(羅城), 엷은 비단과 무늬가 있는 비단 곧 화려한 의복을 나기(羅綺), 얇고 가벼운 비단으로 지은 치마를 나상(羅裳), 감쌈으로 감아서 얽음을 나락(羅絡), 엷은 비단 치마를 나군(羅裙), 물고기를 잡는 그물과 날짐승을 잡는 그물이란 뜻에서 모두 휘몰아 넣어 포함 시킴을 망라(網羅), 무늬가 있는 두꺼운 비단과 얇은 비단을 능라(綾羅), 가볍고 얇은 비단 또는 그 비단으로 지은 옷을 경라(輕羅), 무늬 있는 집을 문라(文羅), 푸른 비단을 벽라(碧羅), 시끄럽고 수선스러움을 번라(煩羅), 새를 잡는 그물을 작라(爵羅), 숲의 나무처럼 무척 많이 벌려 서 있음을 삼라(森羅), 나부산의 꿈이라는 뜻으로 덧없는 한바탕의 꿈을 이르는 말을 나부지몽(羅浮之夢), 그물로 참새를 잡고 땅을 파서 쥐를 잡는다는 뜻으로 최악의 상태에 이르러 어찌할 방법이 없음을 나작굴서(羅雀堀鼠), 하늘과 땅의 그물이라는 뜻으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경계망이나 피할 수 없는 재앙을 천라지망(天羅地網), 토끼 그물에 꿩이 걸린다는 뜻으로 소인은 계교로 좌에서 벗어나고 군자가 도리어 화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토라치리(兔羅雉罹), 별같이 벌여 있고 바둑돌처럼 늘어 놓였다는 뜻으로 물건이 여기저기 많이 흩어져 있음을 성라기포(星羅碁布), 전란이나 그밖의 일로 인하여 큰 혼란 상태에 빠진 곳 또는 그 상태를 아수라장(阿修羅場), 우주 안에 있는 온갖 사물과 현상을 삼라만상(森羅萬象), 문 밖에 새 그물을 쳐놓을 만큼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짐을 뜻하는 말로 권세가 약해지면 방문객들이 끊어진다는 문전작라(門前雀羅) 등에 쓰인다.
▶️ 星(별 성)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生(생, 성)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날 일(日; 해)部는 별성자의 옛 모양에서는 해 셋 또는 ○을 셋 써서 별빛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셋을 씀은 많음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星자는 '별'이나 '천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星자는 日(해 일)자와 生(날 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生자는 풀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星자의 갑골문을 보면 生자 양옆으로 口(입 구)자가 그려져 있었다. 여기서 口자는 밤하늘의 별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口자가 아닌 日자가 풀잎 끝에 매달려 있는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고 소전에서는 하나의 日자만 쓰이게 되면서 지금의 星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生(생)은 나타나는 일, 또 星(성)의 발음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붙어 있다. 그래서 星(성)은 (1)성(姓)의 하나 (2)성성(星星) 등의 뜻으로 ①별 ②별의 이름 ③해, 세월(歲月) ④천문, 천체(天體)의 현상(現狀) ⑤점(占) ⑥밤(=夜) ⑦저울의 눈금 ⑧순도(純度) ⑨화폐(貨幣)를 세는 단위(單位) ⑩희뜩희뜩하다 ⑪(비가)개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별 태(台), 별 경(庚)이다. 용례로는 운성이 떨어질 때의 불빛으로 운성이 떨어지듯 몹시 급한 일의 비유를 성화(星火), 구름이나 안개 모양으로 하늘의 군데군데에 흐릿하게 보이는 별의 떼를 성운(星雲), 천체들이 서로 의존하고 작용하며 이루고 있는 우주 공간의 세계를 성계(星界), 별의 위치가 바뀜을 성이(星移), 별의 모양 또는 별과 같은 모양을 성형(星型), 별의 반짝거림을 성휘(星煇), 세월로 성은 1년에 하늘을 한 번 돌고 상은 1년에 한 철 내린다는 뜻에서 온 말을 성상(星霜), 행성의 인력에 의하여 그 행성의 주위를 도는 별을 위성(衛星), 해의 둘레를 각자의 궤도에 따라서 돌아다니는 별을 행성(行星),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 가운데 가장 작은 별을 수성(水星), 늘 같은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별을 항성(恒星), 새벽에 보이는 별로 매우 드문 존재의 비유를 효성(曉星),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반짝이는 금성을 이르는 말을 신성(晨星), 항성 중에서 반경 광도가 큰 별로 큰 인물이나 위대한 사람을 거성(巨星), 길하고 상서로운 별을 길성(吉星), 빛이 동일한 별 가운데서 발광량이 적고 크기도 작은 별을 왜성(矮星), 항성이 아니고 일시적으로 보이는 별을 객성(客星), 하늘에 떠 있는 무수한 별을 열성(列星), 작은 불씨가 퍼지면 넓은 들은 태운다는 뜻으로 작은 일이라도 처음에 그르치면 나중에 큰 일이 된다는 말을 성화요원(星火燎原), 별처럼 펼쳐져 있고 구름처럼 퍼져 있다는 뜻으로 사물이 여기저기 많이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성라운포(星羅雲布), 별같이 벌여 있고 바둑돌처럼 늘어 놓였다는 뜻으로 물건이 여기저기 많이 흩어져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성라기포(星羅碁布), 하늘의 별같이 많이 늘어선 기이한 모양의 섬들을 이르는 말을 성라기도(星羅奇島), 아침 일찍 집을 나갔다가 밤늦게 돌아옴을 이르는 말을 성행야귀(星行夜歸), 우물 속에서 별을 본다는 뜻으로 우물 안에서는 겨우 몇 개의 별밖에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이 사사로운 마음에 가리우면 견해가 한 편에 치우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정중시성(井中視星), 달이 밝으면 별빛은 희미해진다는 뜻으로 한 영웅이 나타나면 다른 군웅의 존재가 희미해짐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월명성희(月明星稀), 지붕이 헐어서 뚫린 구멍이 마치 북두칠성과 같다는 뜻으로 몹시 가난한 살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옥여칠성(屋如七星), 새벽 하늘에 별이 드문드문 있다는 뜻으로 벗들이 차차 적어지는 것을 이르는 말을 신성낙락(辰星落落), 수많은 별이 북극성을 향해 떼지어 따른다는 뜻으로 많은 문사들이 모여듦을 이르는 말을 군성옹북(群星擁北), 사물은 바뀌고 세월은 흘러감을 이르는 말을 물환성이(物換星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