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는 일부는 TMB를 하고 나를 비롯한 일부는 버스를 타고 꾸르마에르로 이동을 했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한다고 해도 산장 자체가 춥고 하루종일 추위속에서 걸었기 때문에 침낭 속에 들어가서 잠을 자더라도
해도 몸이 빨리 녹지를 않는다. 그래서 피곤해도 잠이 쉽게 들지 않는다.
잠자리에 들 때까지 비는 그치지 않는데 내일 산행을 걱정하면서 잠자리에서 듣는 산장의 빗소리는 전혀 낭만적이지 않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선잠을 자면서 몇 번 창문을 내다보아도 빗줄기는 여전하며 아침에 일어나서도 가까운데 있는 산이 안 보
일 정도로 빗줄기가 굵다.
본래 모습의 모떼 산장...어제 우리가 온 길은 왼쪽이다....다음 목적지인 꾸르마에르로 가기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간다.
부자팀과 부부팀에서 더 이상 빗속에서 산행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여 아침을 먹고 모여서 트레킹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해서 회의를 하게 되었다.
특히 중학생 부자는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복장을 갖추지 않고 와서 고생이 너무 심했다.
이틀 동안을 빗속에서 강행군을 했으니 지치기도 하겠거니와 빗속에서는 경치도 보지 못하고 추위에 떨었으니 그럴 만도 하
다.
부부와 부자들은 이렣게 고생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하며 좋은 경치 구경하면서 걷는다고 하여 왔는데 이무슨 고생이냐며
빗 속에서 강행군은 못하겠다는 것이다.
산행이나 트레킹을 하는 목적은 육체와 정신의 건강을 위해서이며, 비싼 돈 들여서 외국까지 와서 트레킹을 하는 목적은 TMB
를 일주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걸으면서 좋은 경치를 구경하기 위함이었는데, 빗속의 강행군이 3일째 이어지
니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백두대간을 타는 사람들이나 마라톤 풀코스를 일생에 100 번을 목표로 하고 사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그것이 인생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리고 오늘 산행은 산장에서 곧바로 800 여 미터를 올라가서 2,500미터의 고개를 넘어 다음 숙박지인 이탈리아의 꾸르마에
르까지 9시간 정도를 걸어야 하는 코스로 빗속에서 그렇게 걷는 것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이번에 여기에 온 사람들 중에는 TMB 일주를 목표로 온 사람들이 있어서 결국 그 사람들은 정상적으로 산행을 하고 부부팀과
부자팀 그리고 나와 의사인 사람은 꾸르마에르까지 차량으로 가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소나기에 가까운 비가 내리고 있다.
빗속에 출발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숙소에는 많은 팀들이 있어서 삼삼오오 출발을 한다. 우리의 일행도 여기에 합류를 한다.
그래서 네명은 쏟아지는 빗속에 배낭을 꾸려서 출발하고 나머지는 차량을 불러서 이동을 하기로 했는데 무릎이 좋지 않은(?)가
이드는 우리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을 했다.
TMB코스는 안내판이나 길바닥 또는 바위에 페인트로 정겹게 비뚤빼뚤하게 TMB라고 표시를 해 두었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
가 없다.
무조건 시계 반대방향으로 가기만 하면 가려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게 되어 었다.
그리고 산행을 선택한 사람들은 우리가 아는 산들, 킬리만자로나 키나발루, 그리고 엘즈브러 등 높은 산들을 다 가본 사람들이
어서 가이드는 차량 이동을 하는 우리와 함께 가게 되었다.
순례의 길을 걷는 것처럼 산을 올라가는 사람들....이 길로 800미터를 올라가야 한다는데 ...차마고도를 걷는 사람들을 보는 것
같이 숙연한 마음이 든다.
그들이 떠나고 차를 기다리는 동안 식당을 둘러본다...... 천정에 매달린 것이 무엇인가 했더니 소의 풍경들이라고 한다.
치즈와
그때 당신의 주방용기구도 걸어 놓았다.
우리를 태우고 갈 차를 기다리는 일행들
그들이 떠나고 한 참 있다가 차를 타고 출발하는데 안개속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가이드는 지금 계속 낭떠러지를 지나가고 있으며 안개가 없다면 건너 편에 보이는 경치가 기가 막힐 것이라는데 바람
에 잠깐 흩어지는 안개 사이로는 몽블랑을 등지고 나오기 때문에 흰 눈이 있는 산은 보이지 않는다.
달리는 찾속에서 주변의 마을... 가이드 말로는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는 산들이 경치가 그렇게 좋다고 한다.
달리는 찻속에서...경치가 좋은 곳이 있어도 찍을 수가 없다.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려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까지 오는 동안 비는 오락가락하며 하늘이 개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경에는 검문소만 있고 간단한 검문만 하고 그대로 통과시킨다.
프랑스쪽 국경 출입국 관리소...프랑스와 이태리의 국경이 있는 고개의 이름이 꼴 드 쁘띠 생베흐나흐로 우리말로는 잘생기고
거룩한 버나드 고개인 셈이다.
버나드 개는 눈 속에 조난당한 사람들을 구하는 개로 이곳에서 활약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구글에 보니 국경 양 옆으로 전차 방지 콘크리트를 박은 것이 보이는데 아마도 2차대전 때 설치 해 둔 듯...
지도에 보이는 것이 실제로 이렇게 생겼다..
가이드가 하는 말이 프랑스에서는 비가 오더라도 이탈리아 쪽은 맑기 때문에 아마도 목적지인 꾸르마에르를 가면 날씨가 맑아
있을 것이라고 한다.
검문소를 지나서 조금 내려오자 정말로 하늘이 개이면서 왼쪽 산 아래 무지개가 보인다.
해가 우리 뒤에 있고 우리가 산꼭대기 정도에 있으니 무지개가 우리보다 밑에 보이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를 지나 이탈리아로 들어서자 비가 그치면서 무지개가 보인다....이틀을 빗속에서 걷다가 왔으니 무지개가 반갑다.
드디어 푸른 하늘도 보이고...
멀리에 있는 산들도 보인다.
발 아래 보이는 무지개도 신기하다.
꾸르마에르를 들어가기 전에 잠시 쉬었던 곳
모떼 산장에서 출발한지 두 시간이 조금 지나서 꾸르마에르에 도착을 했는데 샤모니보다는 적지만 이 동네 또한 아담하게 예
쁜 동네이고 동네 앞에 흰 만년빙하를 이고 있는 산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TMB를 하는 사람들이 이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곳
이다.
꾸르마에르 마을 어귀
이틀 동안 비를 맞고 산장에서 자다가 깨끗한 잠자리가 있는 호텔을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그리고 호텔 창문에서 보이는 꽃으로 장식한 집들과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빙하를 이고 있는 설산들을 보자 이제까지의 고생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행복해진다.
호텔에서 본 앞집의 베란다
우리가 묵은 그림 같은 호텔...일행들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호텔 주변의 경치들
첫댓글 ㅋㅋㅋ 모뗴산장 인심 더럽게 안좋더이다
맥주를 무려 20잔 팔아줬는데 500cc가 그들에게는 라지 사이즈라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