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
자재비 상승.지중화 비중 늘어
2년 전보다 투자규모 16.3조 증가
한전 '전기료 현실화해 자금 마련'
공공요금 억제 기조에 실현 불투명
한국전력공사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인공지능(AI) 확산 등에 따른 전력망 수요 증가에 발맞춰
2038년까지 72조8000억원을 투입해 전력망 확충에 나선다.
다만, 한전이 앞선 글로벌 에너지 위기 여파로 205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부채를 안고 있어
필요한 전력망을 제때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용인클러스터 구체화 발맞춰 설비 추가
27일 한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11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을 확정했다.
정부가 올 2월 확정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따른 15년(2024~2038년)간의 전력수요 전망과
발전설비 확충 계획을 토대로 이를 연결할 송전.변전.배전망 구축 계획을 세운 내용이다.
전력당국은 2년마다 향후 15년 계획을 담은 전기본을 만들고 , 전력망 구축을 도맡은 공기업 한전은 이에 맞춰
역시 2년마다 전력망 구축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2년 전 계획과 비교해 투자 규모가 대폭 늘었다.
2023년 10차 계획 떈 15년(2022~2036년)간 56조 5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었으나, 2년 새 16조 3000억원이 더 늘었다.
2년 새 자재비가 오르고 지역 주민 반대를 회피하기 위한 송전망을 땅속에 묻는 지중화 사업 비율이 높아지면서
10차 계획 때의 사업비용도 60조 6000억원으로 4조1000억원 늘었다.
또 12조 2000억원의 신규 설비 계획도 추가됐다.
2년 새 경기 용인시의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구체화하며 필요한 전력망 구축 사업이 대거 추가됐다.
정부와 한전은 전력공급을 위해 강원, 경북 등 동해안 지역의 발전 전력과 호남지역의 발전 전력을 끌어오는
두 줄기의 장거리 초고압 직류 송전선로(HVDC)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이번 계획을 통해 두 장거리 HVDC 사업 계획을 구체화했다.
현재 진행 중인 동해안~수도권 HVDC 사업은 하남.당진시와의 인허가 갈등에 따른 사업 지연을 고려해 준공 목표 시점을 1~3년씩 늦췄다.
호남~ 수도권 HVDC사업도 변전소 부지 확보와 배후 전력 계통 보강 요건을 고려해 4기가와트(GW) 규모 2개 루트로 된 기존 사업을
2GW 규모 4개 루트로 변경해 추진키로 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트 내 변전소 신설과 기존 전력망 연계 설비계획도 새롭게 포함했다.
11차 계획의 전체 송전선로 구축 계획은 2년 전 3만 5596km에서 6만1183km로 1.7배늘었다.
전국 변전소 확충 계획도 906곳에서 1297곳으로 늘었다.
한전 경영연구원은 이 같은 사업을 통해 134조원의 생산파급 효과와 48만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뒤따르를 것으로 전망했다.
빈번한 인허가 지연에 사업 차질 우려도
한전의 제정 여건상 재원 조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한전이 2022년을 전후 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 여파로 30조9000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이다.
총부채도 3월 말 기준 205조원까지 불어나며 연간 부담해야 할 이자 부담만 4조원 이상이 됐다.
한전은 투자비 재원 조달을 위해 겨영 효율화를 비롯한 원가 절감 노력과 함께 적정한 전기요금 운영을 통해
투자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전의 전기요금 현실화 노력은 물가 불안을 우려한 정부의 공공요금 억제 기조 떄문에 실현을 장담하기 어렵다.
재원뿐만 아니라 하남시.당진기처럼 인허가로 지연되는 사례도 빈번한 만큼 전력망 구축 차질 우려도 여전히 남았다.
한전이 추진 중인 전력망 구축 사업은 평균 4년 이상씩 지연 중이다.
한전은 올 2월 국회를 토오가해 9월부터 시행하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볇버을 계기로 지연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 특별법은 한전이 도맡은 지역 주민과 지자체 갈등을 정부가 중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망 ㅋ특별법 시행을 통해 전력망 건설사업의 추진 동력을 높일 것'이라며
'주민 친화형 변전소를 확대하고 중립적 전자파 관리 체계를 구축해 전력 설비에 대한 주민 수용성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