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사의 발전은 또한 무기의 발전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류사가 전쟁사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사람은 싸우기 위해 사는가, 할 정도로 역사는 전쟁을 이야기합니다. 개인 간의 싸움이 부족 간의 싸움으로, 나아가 국가 간의 전쟁으로 확대해 갑니다. 사람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싸움의 규모도 커지는 것입니다. 도대체 왜 싸우지요? 뺏으려고? 지키려고? 이것이 함께 가는 것입니다. 빼앗으려는 자가 있으니 뺏기지 않으려 싸워야 합니다. 왜 빼앗으려 하지요? 자기가 없는 것을 채우려고, 아니면 더 가지려고. 한 마디로 어찌 보면 욕심의 발로입니다. 사람은 욕망의 덩어리이니 욕심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채우는 방법은 공존의 법칙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것을 벗어나니 싸움이 일어납니다.
욕심이 어느 정도까지 자랄 수 있을까요? 잘 아는 대로 끝이 없습니다. 아니면 ‘망할 때까지’입니다. 요즘 우리 안에서 문제가 되는 부동산 소유를 예를 들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이 수 백 채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연 그 사람의 생활에 그 많은 부동산이 필요한 겁니까? 자기 생활비나 개인 활동비를 생각한다 해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업자금을 조달한다고요? 글쎄 말입니다. 아무래도 정상 경제활동이라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요즘은 총칼을 든 싸움보다는 돈 가지고 싸우는 경우가 많을 듯합니다. 가진 자가 더 유리합니다. 그래서 돈이 돈을 벌어주는 것입니다. 부익부빈익빈이 되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아무튼 우리 사회가 전쟁과도 같은 상황 속에 놓인 것은 분명합니다.
전쟁의 목적이 문제가 됩니다. 일으키는 자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방어가 아니라면 탈취입니다. 남의 것을 빼앗는 것이며 자기 욕심을 채우는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주 원인도 사실 식민전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라를 빼앗는 대규모 전쟁이었지요. 그것이 전 세계로 확대되었고 온 세계가 전쟁 포화로 신음하였습니다. 그 후 서로 자제하기를 꾀하여 UN이라는 기구도 만들어졌지만 아직도 각국의 이해득실에 따라 그 안에서도 왈가왈부하고 있습니다. 그 후 우리의 상상은 보다 규모가 확대됩니다. 국가도 아니고 한 개인이 또는 한 집단이 세계를 독차지하려는 음모를 합니다. 자연히 그만한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세계 정복을 꿈꾸는 자들이 등장합니다. 이야말로 부동산 몇 백 채 가진 것과는 비교도 안 됩니다. 인간의 욕심이 이렇게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지구 땅덩이 다 가지고 뭐 하려는 것이지요? 그래봤자 자기 누울 자리는 한 평 남짓일 텐데 말입니다. 하기야 땅덩이 차지하려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든 자기 맘대로 주무르고 싶은 욕망 때문이리라 짐작합니다. 사실 땅을 가지는 것보다 사람을 가지는 것이 훨씬 흥미진진할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바로 그런 욕망이 숨어있습니다. 사람을 자기 수단으로 사용하고 싶은 욕망입니다. 그래서 한두 세기 전까지만 해도 노예제도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노예는 인격이 무시당할 수 있습니다.
비록 노예는 아니더라도 개인의 수단이 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갑질’과 ‘을의 굴욕’이 문제시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총칼로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사람을 누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힘(권력)을 가지든지 아니면 돈을 가져야 사람 대접받습니다. 그것이 확대되면 다른 사람을 내 임의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사람의 주인이 됩니다. 그 욕심이 확장되어 온 세상 사람을 자기 멋대로 가지고 놀고 싶은 모양입니다. 이 세상 땅덩이와 사람을 모두 자기 발아래 두고 싶어 합니다. ‘007’ 이야기의 대부분은 이런 터무니없는 욕심쟁이의 등장으로 시작됩니다. 자연히 그만한 무기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무기는 생화학 무기입니다. 그것도 여태 알고 있는 정도의 세균이나 독가스 정도가 아닙니다. 사람의 유전자에 침투시켜 사람 자체를 독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러니 그 사람에게 접하는 사람들은 그 독성에 오염되어 죽음을 당합니다. 좀비보다도 훨씬 무서운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좀비는 형태로라도 분별이 되지만 이 사람은 전혀 겉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똑같은 사람입니다. 그러니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습니다. 누구나 스스럼없이 가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악수라도 하면, 반갑다고 포옹이라도 하면 생명은 끝나는 것입니다. 지금은 상상의 산물이지만 이런 일이 정말 나타날까 두려워집니다.
007 시리즈가 시작된 지도 반세기가 훨씬 지났습니다. 사람도 여럿 나왔습니다. 그러나 가장 007다운 첩보원은 이제는 세상에 없는 배우, ‘숀 코네리’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007 영화의 특색 중 하나가 때마다 나타나는 신무기인데 이번에는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속된 표현을 하자면 그 많은 007 영화 중에 가장 몸을 많이 사용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죽음으로 끝나다니, 이런 경우도 처음입니다. 가장 감성적인 007로 떠납니다. 뒤를 잇는다면 아마도 여성 007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 복된 한 주를 빕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