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율 시 모음 4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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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7년 5월
이병율
신록이 가득한 연초록 염원
꽃으로 핀 오월
희망의 노랑꽃 가슴에 핀다
국정농단 이게 나라냐
멍든 분노는 차분해진 소망이 되어
겨울을 견디고 버틴 촛불
대통령을 파면한다
국민 주권시대를 선언하였다
권력이 교체된 오월이다
유리천장 깨지는 변화의 바람이 분다
열망의 갈채소리가 들린다
가슴 저린 망월동 묘지
서럽고 기막힌 분노에 복받치는 멍
대통령의 눈물
518 광주, 37년 한이 스르르 녹는다
아픔, 그냥 보듬으면 되는 걸, 왜, 왜, 왜
소통과 불통의 극과 극의 경계
가슴에 전해오는 전율로 희망을 보았고
소망은 솔바람타고 온 몸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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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든파티
이병율
녹색 향기 묻어나는 정원에서
우리들 만나는 행복을 바라보고 있었지
미소의 아름다움이 탄생하는 그 순간
함께 살아온 세월의 정을 풀어놓은
가정마을 작은 터골 푸른 별장에서
정봉, 현미 부부의 싱그러운 음악에
진안읍 사거리 고사리 대원들
고사리 취나물 더덕 산나물 향기
여명의 찬란한 미래를 채취하는 정성으로
행복이 고개를 내민 시간과 만나며
건배에 부딪친 술잔의 아우성은
푸르른 행복을 마음에 쌓고 챙기며
유기농 채소의 정성스런 향기가 있었기에
입안 가득히 행복이 쌓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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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막골 고사리
이병율
산마루 어둠이 벗겨지며
떠나고 싶은
허름한 내 모습 어설프게 드러나고
연초록 밝아지는 가막골
골짜기 이슬 흔드는 뻐꾹새 소리
한 움큼 쥐어진 고사리 먼저 길나서고
사람소리 기계음 소리
일상의 시간에 오는 고요함
이마에 내린 바람이 있어
산허리 품은 운무의 행복이 햇살에 반짝이고
연갈색 대지의 여린 순
펄펄 끓는 세상에 들어와
아픔을 토한 만큼 지기를 품고
세상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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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막골 뻐꾹새 이야기
이병율
밤 새워
골짜기에 맺힌 이슬
연초록 그리움이다
어두워 해어진 그리움
다시 그리워 울어대는 새벽
검은 등 뻐꾹새우는 소리
청량한 고요 골짜기에 퍼지고
홀딱 벗고 홀랑 벗은 전설은
산허리를 감은 안개
초록빛 꽃잎에 흩어진다
다시 찾아오는 봄
초록빛 사랑이 어려 울어대는 탁란
오늘도 뻐꾹새는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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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겨울 그 길을 걸었다
이병율
회색 뚝 길에 살얼음 부서지며 종알대는 발자국
하얀 벌판에 불어오는 일상의 단순함이 통치하는 무한의 시간
시간의 시체들이 기억을 움직이는 정자나무 마을
참새 떼들의 군무가 이상과 환상의 세계로 날아가고
열망을 실현하는 가슴을 갉아먹으며 자라는 나를 보았다
갈색 낙엽이 초록색이었다는 걸
얼룩진 눈길에서 서로가 다른 기운의 바람을 껴안고, 수줍어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분홍빛 노란빛 고원길 이정표
길이 있어 내려놓을 수 있는 일상의 고단함과 무료함은
연분홍 설렘으로 피어나는 초록의 처녀처럼 웃고 있다
섬진강 빙하수 맑은 물 하늘빛 품어 흐르는 넉넉함에
두려워하지 않은 옛사랑의 나날들의 바람 길을 걸어가고
강변 콘크리트 괴물들이 설친 아픔위에 흰 눈은 임자가 되어
죽어간 초록이 그리워 햇빛에 눈부신 눈물 흘리는 걸 보고
누군가가, 내 살을 파먹은 적폐흔적이 있다고 소리친다
길이 있어 길에서 만나는 풍경
산속 길가에 한그루의 나무는 음영 따라 고독에 머물게 하고
고독의 또 다른 문에서 손잡아주는 두렁거리는 미소
걸으며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 늦은 사랑의 기억을 흔들고
현실의 중력이 사라진 환상의 영토에서 초록의 문으로 들어간다
맨 얼굴을 드러낸 산의 썰렁함이 한낮의 햇살과 놀고
차가워진 별판을 걸어가는 발소리를 바라보며 구시렁거리는 삶에
푸른빛이 달라지는 숲의 섬세했던 나뭇가지를 보여 준다
겨울 그 변화하는 땅, 스스로 검은색 차가움이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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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겨울 편지
이병율
초겨울의 편지 받고 싶어
고궁의 돌담길을 걸으니
바람에 우수수 흩어지는
붉게 물든 낙엽 위에
아직도 남아있는 사연들이
더 아쉬운 사람들에게
내 것 좀 나눠주고, 마음 밭에
내 향기로움이 흩어지는
고궁의 넉넉한 빛
까치는 돌담 위에서 울고
아침 바람에 업혀오는 편지를
셔터 소리로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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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겨울에 온 편지
이병율
초겨울 편지를 받고 싶어
겨울 안개비에 젖어
바람에 우수수 흩어지는
붉게 물든 낙엽위에
아직도 남아있는 사연들이
더 아쉬운 사람들에게
내 것 좀 나눠주고, 마음 밭에
내 향기로움이 흩어지는
고궁의 넉넉한 빛
까치는 돌담 위에서 울고
아침 바람에 업혀오는 편지는
셔터 소리로 담는다
200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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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리움으로 지는 꽃
이병율
그리움으로 핀 하얀 눈꽃이
촉촉한 바람에 스르르 떨어지는 겨울
행복했던 영하의 순결한 사랑
맑고 밝은 하얀 가슴으로 일렁인다
청순한 그리움이 부활한
햇빛에 눈부신 하얀 남덕유산
겨울 끝자락에 매달린 눈꽃은
그리움으로 잉태한 사랑을 예견하고
그리움이 녹아 질척거리는 땅
한낮의 햇빛에 묻혀 바람에 살랑대며
그리움으로 지는 순결을 알고
다시 가슴에 품는 연초록 꿈들
시간의 간극에서
계절을 만나기 위해 커버린 그리움
사랑이 그리워 삶의 여정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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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꽃과 나비
이병율
여름이 있어 피어나는 꽃
뜨거운 열정이 있어
화려한 색감으로
하늘을 향하여 드러낸 몸짓
향기에 취해
사랑에 취해
날아든 나비 한 마리
성숙의 달콤함을 애무하는
행복한 날갯짓에
7월의 한낮은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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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눈에도 생명은 있다
이병율
온통 세상이 눈으로 덥혀있다
눈을 가득 움켜쥐고
힘겹게 버티는 소나무가 안타가워
낙엽 떨어진 나무들은 바람을 부르지만
푸른 욕망을 버릴 수 없음이
이웃해 살고 있으므로 알고 있었다
눈에게도 생명이 있었다
더 단단해 져야만 갈 수 있는 이유를
그러나 눈은 알고 있었다
길이 아파한 것을
길의 흔적을 위로해 주기위하여
몸속으로 스며드는 알몸의 유혹
적멸한 낙엽 위에 햇빛과 혼교를 하며
햇빛을 핥으며 육탈한 성전이 되었다
자신의 세상을 잡고 있는 소유의 물목
벌써 자신의 길을 가기 시작하였다
2005.12.25 선각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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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덕유산의 가을 풍경
이병율
안성 탐방로 계곡으로 오르는 산길
붉은 빛으로 물들인 가을의 청아한 소리가 있어
가을은 높고 맑은 사랑이 흐른다
사랑은 오색으로 표현하였고
산길에 떨어진 나뭇잎은 바람에 나뒹굴며
대지에 따스함을 전해 주기 위해서
그 푸르렀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었다
동엽령에서 보이는 용담호 주변엔
거치지 않은 운무에 감추고 싶은 마음이 있어
이미 겨울이 찾아와 앙상해진 나무 가지만
세월의 흔적으로 나이테를 만들며
바람이 있어 겨울을 견딜 수 있는 마음을 만들고
바람이 있어 떠날 수 있는 억새사이로
겹겹이 이어진 가야산 준령의 기억을 본다
산길에서 만난 행복은
자연이 있어 숨차 오르는 고통이 있었기에
무아의 자유를 만날 수 있었고
아직 남아있는 구절초의 외로운 색감이
쓸쓸해지는 외로움이 스며들고
화려했던 여름이 있어
붉은 열매를 맺은 야광나무는
붉은 사랑을 만들며 추억에 소녀를 만난다
흐르는 세월의 무상함을 고목이 된 주목은
환상이 있어 잿빛으로 세월을 견디고
엉키고 흐른 세월만큼 세상은 자연은 그대로인데
마음은 혼란스러워 관계에서 기웃거리고
향적봉은 지리산 천황봉을 볼 수 있어
신비롭게 아른거리는 대자연을 옆에 두고
붉은 단풍잎의 열정에 산사의 차분함이 있어
고풍스럽게 만나는 계절에 마음은 평온해 진다
자연의 기운을 만나기 위한 오색의 계절에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내려놓은 산사에
평온의 시간을 즐기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오고
대웅전에 내려놓은 고요함의 색감을 풀어놓고
끝없이 찾아오는 망상에서 보고 느낀 것이 덧없는가
구천동 맑은 물은 가을의 성숙함을 표현하면서
자연의 본능을 알고 있는 듯 흐르는 세월을 기록하며
붉은 단풍잎은 하얗게 흐른 세월이 있었다며
흐르는 물에도 세월을 사랑할 수 있었기에
오늘의 시간의 소중함으로 성숙할 수 있겠지
노란 단풍잎으로 떨어진 가을을 만날 수 있는 종점에서
계절의 발걸음이 분주해진 일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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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덕유산의 겨울
이병율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산길
거센 바람이 나뭇가지 사이를 오가며
소리를 지르고 나무를 흔든다
신난 눈들은 나뭇가지에 바위와 풀에
하얀 눈꽃을 피우고
하얀 동화나라를 만든다
온통 눈으로 덮여있는 눈의 궁전에서
저마다의 형상을 만들고
눈의 꿈을 꾸고 있다
입김마저 하얀 서리가 된
영하의 거센 바람은 하얀 꿈을 일으키며
동화의 나라, 눈의 꿈이 있어
환상을 나누어 줄
하얀 사랑을 꽉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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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동창회
이병율
까까머리 유년시절의 기억을 찾아
이순의 세월이 지났지만
설렘으로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코 흘리던 모습은 세월로 사라졌지만
동창회가 있어 만날 수 있는 기억
세월의 흔적이 드리운 미소를 만나고
추억이 나부끼며 내리는 순간
마음의 소리는 너의 가슴에 다가가
마주잡은 손결의 체온
봉선화 꽃잎의 미소처럼 전해와
과거와 지금의 시간에 취하였고
다시 만날 수 있는 기다림이 있어
가슴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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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마이산 벚꽃
이병율
가슴에 담고 싶어 찾아간 벚꽃 길
꽃잎의 향기에
꽃잎의 빛깔에
꽃잎의 유혹에
벌 나비 온 꽃을 싸돌아 다녀
꽃비 내리는 축복을 맞으며
찾아온 하얀 꽃잎의 사랑
나도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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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만나서 행복한 시간
이병율
싱그러운 빛과 그림자 찾아 떠난 설렘이 있어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그늘을 드리운 전나무 숲에
햇살이 나부끼며 내리는 순간을
셔터소리는 바닷가 백사장에 머물며
해당화 꽃잎의 미소처럼 다가온 당신
행복의 웃음을 먹으며
빛과 그림자의 색감이
아름다운 시간들을 기억으로 붙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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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명동에는 국경이 없다
이병율
아련한 기억을 더듬으며 명동거리를 걷는다
넘치는 젊음이 어깨를 부딪치고
기웃거리는 어색함을 힐끔거리며
석양빛으로 들어가는 거리엔
일본어가 거리를 점령하였고
점포에서 나오는 불빛이 유혹하는 상품들
떠나기 위한 고단한 기다림으로 침묵한다
불빛의 요란함은 이민족에게 익숙해져
공간을 즐기는 얼굴의 표정이 여유로운 거리
사람과 물건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국제화가 된 거리엔 다민족이 떠들어대고
고층건물이 거리를 내려다보며
도시의 중심을 알려주는 듯
명동의 거리는 젊음이 차지한 거리가 되어
세계를 부르며 국경을 허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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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목련꽃을 피우는 소년
이병율
하얀 겨울이 가고
봄 찾아오는 따스함을 위하여
목련꽃의 순수함을
햇살과 바람이 봄의 뜨락에 내린다
봄 따스한 햇살과 함께 찾아오는
소녀의 해맑은 미소가
아직도 긴 세월 가슴에 머물고
그리움이 되어 하얀 목련이 핀다
벌 나비 잠 깨우는 목련꽃이
감고 있던 볼을 만져주던 소녀의 체온
아직도 머물고 있는 그리움이
행복의 미소를 지닌 소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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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바람꽃
이병율
풍찬 노숙으로 버텨온 겨울이 있어
바람꽃이 핀다, 연두 바람을 그리워하며
갈색 낙엽 위에 내리는 햇살의 따스함
수북수북 쌓이는 그리움 깨우고
앙증맞게 핀 가녀린 꽃잎
모아둔 이야기로 눈앞에 아롱거리는 하얀 나비
차디찬 미소로 품어안을 봄이 있어
탓하지 않고 언제나 기다릴 줄 아는
네 아름다운 생명에 바르르 떨리는 감동
봄의 색감을 위해, 그러면 사랑은 엄청난 의미가 되어
혼자가 아닌 모두 행복으로 바람꽃 정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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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바람이고 싶다
이병율
봄빛이 내리는 대지에
생기 돋는 바람이 불고 있다
겨우내 얼었던 땅
부풀어오르는 나뭇가지에
꽃망울 터뜨리기 위하여
바람은 살랑대며 살내음 풍긴다
모습을 드러낸 바람은
너울대며 하얀 목 드러내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유혹
물오름의 솟구치는 계절이 있어
가슴 저린 사랑, 그 가시내
이젠 봄볕에 태워
다시 피어나는 분홍빛 꽃잎을
애무하는 바람이고 싶다
목련은 피어나고
따사로운 햇살 넘어
봄바람 살랑대는
뜨락 담장 넘어 핀 봉오리
행복한 마음엔 미소가 있어
완연한 성숙으로 피어난 젖가슴
아직도 수줍은 하얀 살결로
흐느끼는 유혹
벅차오르는 순결한 너의 향기에
반하지 않을 수 없어
너의 기억을 더듬고 있다
설치는 마음과 함께
목련꽃 떨어지는 밤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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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바람이고 싶어 떠난 자유
이병율
마음에
내 동생 가득 차 오르며
와락 달려드는 서글픔
토할 수 없는 눈물로 눈을 감는다
네가 있어 행복했던 나
다시 볼 수 없는 너를 멍하니 바라보며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통곡
가슴 아픈 미안함이 바람이 되어
듣지 못했던 내 귀가에 머물며
“형 노릇 좀 잘하지”
깊이 감추진 내 심장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혼자 쓸쓸히 떠나기 위해
뻐꾹새는 서글피 울게 하고
알 수 없는 불안에 시달린 예언
아침 햇살에 어려 사라진 이슬처럼
그렇게 울었다
마음이 너무 아파
이승의 모든 것 다 놓고 떠난 자유
이제 너는 평화로워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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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벗이 되어 버린 너
이병율
오랜만에 벗과 함께 한 음식점
부딪치며 반가운 마음을 모아
우정과 인연을 만들어 가는 시간
끼어 들어 몸을 뜨겁게 만들고
생각지 못한 말들을 토해 내며
목소리 높아지는 호기가
내가 아닌 나를 만나기 위하여
너를 마셔댔다.
기억 없는 밤을 보내고, 눈뜨면
아직도 몽롱한 속 쓰린 고통이
하루 내내 내 안에 남아
시달림을 쫓아내기 위한
진 빠진 몸과 마음은
너를 만나지 않겠다고 맹세하였지
사람, 만남으로 다짐은 망각되어
맹세가 반복되는 일상이 되어도
취기 오른 세상을 조롱하는
삶의 고달픔의 즐거움을 토해야 하는
하소연의 시원함이었기에
두서 없는 말문을 열기 위하여
너의 뜨거운 불을 지피어야 했다
유년의 시절을 보내며
만나고 헤어 지는 긴 세월
함께 한 시간들 기억할 수 없지만
만나고 또 괴로움을 준 너였기에
지겹도록 싫은 적도 있었고
며칠만 안 보면 궁금하여 생각나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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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봄이 온 운장산
이병율
바람 끝에 훈훈한 향기가 스친다
내처사동에서 오르는 산길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는 활기가 넘치고
물오름의 춘몽을 뿌려준 잔설
나뭇가지 끝엔 홍조가 스며든다,,
아직 떠나지 않은 잔설은
햇살에 떠날 준비를 서두르고
봉우리에 남아 있는 잔설을 보며
마지막 이별연습을 한다,,
상장봉과 운장대 칠성대
정오의 햇살에 밟힌 잔설의 아우성
사방으로 확 터져 흩어지며
다가온 사랑의 봄 기운을 보듬고
그리움의 산 향기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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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이병율
흘러간 세월에서 사랑의 씨앗
내 가슴에 뿌려놓고
시간의 흐름으로 성장해 가는
아련한 행복을 담고서
가득한 사랑의 새순을 기억한다
클 대로 커버린 아름드리나무
더위를 가려주는 푸름 잎이
풀 향기 세월향기 바람을 부르고
가슴에 스며드는 너를 안았다
사랑스런 내가 있어서
행복과 슬픔의 세월을 기억하며
행복으로 과거를 헹구면서
세월을 만나고 있다는 것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세월의 끝을 기약할 수 없는 꿈
이제는 더
클 수 없는 둥구나무를 보면서
다시 사랑의 씨앗을 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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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살아간다는 것
이병율
사람과 만남의 부딪히는
싱그러운 소리를 잉태하였고
시련과 욕망으로 성장하는 세월은
무지개 사랑의 씨앗을 남기고
빈 마음으로 가는 길
살아간다는 것
생각은 마음의 뿌리
고요함이 깃든 마음이 있어
사람, 시련으로 핀 향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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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새벽길
이병율
밤새 뒤척이며 잠든 고요가
구름에 출렁이며 밀려오는 여명
참새의 부지런한 사랑 지저귀는 소리
동트는 길 위에 붉게 물든
그리움이 쓰러진다.
재잘거리는 바람에 잠깨어 뒤뚱거리는
동그란 눈망울로 이슬이 내린 거리
하루의 발자국 고단한 웃음을 날리며
삶의 세상으로 들어간다
어둠을 걷어낸 뚝길, 개천
초록의 물길 물빛에 들어온 그림자 품고
반짝이는 식탐을 째려보는 백로
허기진 아침을 일으킨다
형형색색 이어져 다져진 고단한 틈새
달궈진 길을 가야하는 무공의 세월
다시 시작하는 노래가 되어
차분해진 세상을 만든다
거미줄에 걸린 영롱한 기운처럼
차가워진 망치소리로 지어진 수많은 집
살아가는 정, 눈 비비며 날아다닌
푸르러진 웃음들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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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아지랑이
이병율
얼었던 땅
잔설이 녹아 흐르는
땅 사이사이 틈 사이로
탄생 움트게 하는
여린 생명의 기운들....
탐스런 빛 눈뜬 새싹이
이제 연초록 그리움으로 덮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그리움에
꽃망울 향기로 다가오는 기억
당신이 남긴 흔적의 그림자가
시샘의 바람과 눈비를 뿌리며
이별의 사랑앓이 흔적이 남아
봄 꽃잎에 설치는 사내
아지랑이 봄 언덕에 일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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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야만의 시대
이병율
권력이 국민을 다스리는 신 민주공화국
위장전입, 세금탈루, 전관예우, 부동산투기, 병역특혜
청문회에서 범법 혐의가 있어도 정승자리에 오르고
국가기관은 관피아의 부패 집단으로 화자되어
나라 잔치는 기득권 숟가락 부딪치는 춤판이 되었고
진도 팽목항 앞바다에 수장된 세월호,
수많은 죽음을 생중계로 목격하며 울분을 공유하였지만
숨김은 밝힘을 무시하며 조롱하는 야만의 시대
메르스 공포에 이게 무슨 나라냐, 탄식도 들었다
비행기, 백화점 이 땅 어디든 양반과 노비가 등장하고
직업 선택에도 부의 차별화가 결정하는 불편한 사회
친일의 노래는 친미로 변신된 망국적 역사관이 똬리를 틀고
권력과 자본이 대물림 하는 불평등의 길에서
희망 없어 헬조선이 된 자괴감에 분노한 청년의 한숨
야만의 권력은 국민 1%을 위해 99%가 존재하는
우민화된 국민이 길 원하지만
순종하는 듯 순종하지 않고 침묵하는 듯 침묵하지 않으며
고비 고비 때가 되면 일어선 시대의 길
4.13총선은 진실한 사람을 선택하지 않았다
공당의 공천은 염치도 눈치도 망나니의 칼춤에 떨어지는 목
목들의 반란은 16년 만에 여소야대의 국회로 개원하였다
국민을 위한 협상과 소통으로 경쟁하는 정상이 자리 잡는 날
대통령도 청소부도 인간으로 존중 받는 시대
누구나 다 같이 존중받고 공정하게 번영을 나누는 풍경
삶의 규범들이 평등하게 적용되는 민주공화국이 되는 날
야만의 시대가 있었기에 그 날이 오고 그 길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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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여름이 있어 찾아간 속리산
이병율
속리산 천황봉을 오르는 산길에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가 있어
성숙한 모습이 되어 반겨주는 숲의 그늘에
햇빛은 덩달아 바람에 흔들리며
땀에 젖은 얼굴을 건드리고
산바람을 만나라고 졸라내는 몸
속세의 무거운 마음 내려놓으라고
숨소리가 아우성을 치며 거칠어진다
가벼워진 발걸음은
바위에 걸터앉은 상환암 풍경소리에
세월에 익어간 노송의 푸른 숲의 의연함이
세월의 인내를 말하는 듯
비로봉과 신선대, 문장대로 이어진 준령
하늘과 구름을 만나며 만난
수녀님의 얼굴에 평온한 자애심을 보았다
바위 봉우리 숲에 내리는 고요함이
더위를 식혀주는 바람이 되어
숲은 벌써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
《29》
여인으로 핀 구절초
이병율
지루했던 긴 여름이 가면
풀빛 푸른 언덕에 하얀 미소로 핀 구절초
한들거리는 선명한 기억들
철없던 짜증을 감싸주며
멀거니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빛을
이순의 나이에 보았다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흰 저고리에 푸른 치마가 나풀거리며
눈시울 적시며 피어나는 어머니의 얼굴
나는 구절초 앞에 멈추었다
소슬바람 불어오는 흔들림으로
자상한 눈빛이 되어 다가온
어머니를 닮아 가는 누이의 다소 곤한 입술
구절초 새하얀 꽃잎에 노란 수술
우주를 품에 안고 가을 향기와 빛을 뿌리며
이어가는 생명의 원천을 생각는 순간
아내와 딸의 미소가 다가왔다
하얀 고운 자태는 이미 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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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연꽃의 빛
이병율
여름을 만나기 위해
청아한 빛으로 피어난 꽃망울
그 빛을 만나려 찾아간 덕진 연못에서
다나한 빛으로 환생한
홍연의 청조한 미소가
어디선가 달려온 바람에
연꽃의 향기로움은 마음에 들어와
청아한 연꽃을 피우기 위해
탐욕스런 마음을 밀어내고
깨침을 피우기 위해 보낸 시간들이
고요한 자비의 빛으로 멈추고
간직하고 싶은 셔터 소리는
연잎에 미끄러지며 홍연 꽃을 담는다
지나간 시간의 아픔과 미움이
연꽃으로 피어나게 한 깨달음을 아는 듯
환생한 아름다움이여!
만날 수 없는 나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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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오서산에 가면
이병율
크다만 나무들이
풍랑에 시달린 아픔이 있어
억새풀을 품에 안았지만
산은 안타까워했다
그리하여
790m의 몸을 뒤척이며
바다를 향해
감싸주던 자비로움으로
억새풀은
가을 햇살에 파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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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우리 인연
이병율
어둠을 헤치며 이어주는 찬연한 빛
장엄한 이 시간
떠나는 갑오년이 있어
영롱한 태양의 빛이 내리는 우리 얼굴
하늘과 땅이 만나는 영험한 기운
한 살 나이를 더하는 나이테를 그리며
고요함이 스며드는 사랑을 하리라
한해가 가고 한해를 맞이하는
영원한 윤회에서
유일한 존재로 시대를 동행하는 인연
우리들 체온으로 하얀 눈 녹이고
그리워 그리움으로 피어나는 아득한 함성
더 가까워지는 물오름 소리
꽃피고 새순의 맑은 빛깔의 만남으로
을미년엔 더욱 더 가까이 이어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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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운장산의 가을
이병율
금강과 만경강의 분수령을 이루며
금남정맥으로 이어진 산 능선 새질마재
새벽 공기의 상쾌함이
참나무 잎의 성장한 검푸른 빛에
산 사람의 발자국 소리는
활목재의 가파른 산길에서
아침의 상쾌함을 만나며
아래를 내려보는 봉우리는
벌써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다
수 많은 세월 비바람과 햇빛에
검게 그을린 서봉은
그 모습으로 반겨 주고
남쪽의 지리산과 동쪽의 덕유산은
신비스러운 구름 위의 산으로
희미하게 흔적만 보여 주고
대둔산과 적상산 그리고 마이산과 모악산은
아직 잠에서 덜 깨어나 구름에 묻혀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중봉과 동봉의 능선 길에
비바람에 시달린 나무들이 그래도
가을의 향기로 정겨움을 보여주고
산성의 흔적만이 덩그러니
옛사람의 고달픈 삶을 대변하고
산길 활엽수는 단풍으로
벌써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다
산이 높아 깊은 계곡으로
기암절벽에 뿌리내린 청정한 소나무
그 사이 사이 속살을 보여주며
운일암 반일암에 모여들고
바람과 야생화 그리고 햇살과 어울리며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과 농경지가
풍요의 빛으로 달려드는
산 아래를 품에 안으며
복두봉과 구봉산의 능선 길에는
억새풀 하얀 얼굴을 내밀고
싸리나무와 함께 반겨 준다
겹겹이 이어진 산맥의 골짜기의 숲은
이제 고즈넉하게 단풍으로 물들이고
빨갛게 익어 가는 가을을 포옹하며
탐스럽게 빛을 받으며 졸고 있고
눈부신 빛이 내리는 계곡의 그림자는
구름으로 사랑을 그리고 지우며
자연의 훈훈한 색깔을 칠하는
산은 그대로 그 모습 있었다
우뚝 솟은 구봉산 정상
장군의 기상이 서린
기기묘묘한 암벽의 아홉 봉우리
햇살을 안으며 단풍으로 물들이고
용담호의 푸른 물은 은빛으로
풍요의 기쁨인 듯 햇빛에 설레이며
명산으로 이름을 날리는 듯
사람들로 산의 고요함을 빼앗긴 것은
있을 것 다 있는 산의 묘미에
즐거운 쾌감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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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유년의 형상
이병율
유년의 기억을 보았습니다
상전 기배기 푸른 물에 반짝이던
어린 날 만난
그 모습들을 제자리에 놓아두고서
그러다 드러나는
노을 빛 눈부신 감정들
흘러간 세월 속으로
휩쓸려 들려오는 네 목소리
희미해지는 소리로 담는다
꾸부정하게 서 있는
네 형상을 핥으며
해 질 녘의 가슴에
사랑의 씨앗을 키워보던
코 흘리던 연초록 꿈이 펼쳐진다
기억에서 찾은
우리 얼굴을 들여다보며
벽이 없었던 내 유년 시절이
활발해지는 시간
꿈에서 만난 듯
내 아린 기억도 이내 사라진다
2006.8.15 동창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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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유월의 숲에서
이병율
연록의 빛 언덕에
꽃 찾아 날아다니는 나비가 있어
들꽃의 화려한 색과 향기가 가득한
싱그러운 초원을 지나
유월의 숲을 만났다
햇살에 나부끼는 나뭇잎 사이로
와락 달려드는 그리운 얼굴
산길 모퉁이에서 기다린 시원함이
뜨거워진 얼굴을 감고 돌며 찾아온 사랑
유월의 숲은 가슴이 뜨거웠다
아직도 남아있는 그리움에
유월의 숲은
그리움의 숲이 되고
사랑의 숲이 되어
나뭇잎 그늘에서 훨훨 날을 수 있게
고요한 연록의 색이 되어 있었다
가슴에 매달린 사랑은 고요함에 젖어
산새 소리는 청량감으로 다가오고
살 곁에 스치는 바람이 있어
일상에서 더워진 마음을 식혀주는
유월의 숲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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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적막강산이 된 거리에서
이병율
휴일 아침 진안읍 거리는
사람이 떠나간 거리가 되어 적막해진다
거리의 건물은 그 모습이지만
흐르는 세월이 흐르고 있음을 몰랐기에
거리는 적막한 바람 길이 되어 있었다
아이도 청년도 학부모도
내일을 위해 도시로 가야한다고
시대의 흐름에 가장 충실하기 위해서
그래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도시는 아이들을 하나하나 잡아 간다
만나고 해어지고 스치는 사람들이 있어
사람냄새 정감이 있어 꿈을 꾸는 거리에
꿈이 없다며 붙잡는 사람이 없어도
덩치만 커진 공공건물은 속을 채우지 못하고
빈 공간에 모여드는 적막함을 토해낸다
건물은 거리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돈이 되어 떠나간 사람의 흔적을 회상하며
골목길도 물건을 팔던 시절이 있었다며
사람 몰고 올 애기장수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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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수제비를 먹으며
이병율
신록의 빛이 부드러운 날
모악산 산행
세월 따라 희미해지다가
문뜩 떠오르는 기억
먼 훈 날 사진에서
그 날이 다시 환생하는 날
시골의 허름한 집 젊은 부부 얼굴에서
수제비는 사람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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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좋은 세상
이병율
여름이 있어 푸르른 숲의 희망
하얀 물보라의 시원한 탄성이 터진다
산길 일상에서 만나는
세월로 숲이 된 푸르름이 공존하는 생명
땀 흘리며 걸어도 영롱한 기운
청아한 새소리 퍼지는 숲 마음이 맑아졌다
탁 터진 가슴은 산 넘어 넘어가 보이고
야생화로 핀 꽃잎은 순수한 그대로의 아름다움
초록 그늘 사이로 찾아오는 섬광
아득한 날 들를 수 있는 노래를 지금 부른다
여름 고요함을 그리는 좋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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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진달래 연가
이병율
싱그러움이 꽃망울에 맺혀
언제나 정겹고
언제나 편안하게
그리움의 색깔로 수줍어 핀 꽃
하얀 이 살포시 보여주던 입술의 유혹
콩닥거리는 심장소리를 추억하며
긴 머리 눈 읏음으로 피어나는 아지랑이
살랑대는 바람 붉어진 봄볕에
연분홍 빛깔로 사랑하던 날
그대 가슴의 향기를 알았고
그대 가슴이 품어준 포근함으로
연초록 세상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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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철쭉꽃 피는 오월
이병율
분홍빛 퍼지는 심연
수요일에 만난 색감의 빛
그 온유함으로
푸르른 정원의 싱그러움에
뚜벅뚜벅 들어왔습니다
설레는 미소로 뿌려준
환하게 핀 꽃망울도 보았고
부드러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변화하는 색감의 신비로운
초자연의 꿈을 꾸었습니다
신비로운 빛의 미소에
잃어버린 줄 알았던
울림의 심장소리
다시 싹 트는 새순의 부드러움이
세상의 빛에 터질까 봐
당신만 볼 수 있게 감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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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파도에 실려 온 너
이병율
어둠이 깔리는 무창포 바닷가
밀려오는 그리움이 뒤뚱거리며
반겨주는 너의 목소리는
어느새 흰 머리카락이 보였고
전어에 안주 삼아 부딪친 마음은
파도소리와 함께 취하여
안정되어 가는 여유로운 아내가 되어
어느덧 중년의 깊이가 드러나는
우리들 버팀목이 되었다
해변의 백사장 가로등이 기뻐하는
불빛에 기대어 까불던 소년에게
죽마고우를 미소로 말하였고
우리들보다도 중년의 빛이 빛나는
우리들 아내의 온유함이 있었기에
벌써 무창포의 훗날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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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향기가 있어 외로운 장미
이병율
비에 젖은 장미꽃이 떨고 있습니다
화려한의 색깔로 환생한 꽃빛
정열의 마음이 향기에 흔들거리며
다가오는 당신이 이기에
수줍은 사랑으로 당신을 맞이합니다
가슴엔 이미 당신의 향기가
영혼과 어울리며 행복을 만나고
바람으로 전하는 마음을
담기 위한 애절한 환상이 설래입니다
빗방울은 빛을 품으며
꽃잎의 화려한 외로움을 알기에
꽃잎에 내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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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희망을 만드는 사람
이병율
떠나는 사람 떠나고
남은 사람 남는
시간의 자리 매김은
산허리 호수를 달린다.
또 다른
삶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은
세월의 무리 마냥
땀에 젖어 시달리는 내일
한물의 소나기를 기다린다.
호수가 되기를 거부한
아우성의 소리는
양옥집 새로운 자리에
둥지를 틀었고
호수의 풍경은
수채화의 그림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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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도
시어 한아름 안고 오시느라고
수고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생각으로 좋은 하루 보내시고,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많이 웃고
미소 지으며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진달래 연가
이병율
싱그러움이 꽃망울에 맺혀
언제나 정겹고
언제나 편안하게
그리움의 색깔로 수줍어 핀 꽃
하얀 이 살포시 보여주던 입술의 유혹
콩닥거리는 심장소리를 추억하며
긴 머리 눈 읏음으로 피어나는 아지랑이
살랑대는 바람 붉어진 봄볕에
연분홍 빛깔로 사랑하던 날
그대 가슴의 향기를 알았고
그대 가슴이 품어준 포근함으로
연초록 세상을 만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