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에 살고 있고, 남편이 8월 초에 우측 옆구리에 신장결석 증세로 추정되는 통증때문에 병원에 내원했다가 CT상으로 골반 내 종양을 발견했습니다. 림프종에 해당하는 발열, 발한 등의 증세는 전혀 없었고 계속되는 CT/ 내시경 검사 등으로 인해서 그랬다고 생각되는 약간의 체중감소 및 피로는 있었어요.
한 달 내내 비뇨기과와 소화기 내과를 전전하다가 9월 하순에 소장 말단부위의 종양제거 및 조직 채취를 위해서 수술을 한 후 다시 거의 한 달만에 항암에 들어갔습니다.
종양의 크기가 커서인지 아니면 동시에 방광과도 협착이 있어서인지 수술 시에 종양을 제거하지 않고, 대신 장폐색을 막기 위해 우회로 시술만을 한 상태로 DLBCL(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라는 진단 결과를 듣고 수술에서 회복되기까지 3주를 기다렸네요.
수술 후 2주 정도에 가까운 곳에 암전문 큰 병원이 있는 지라 병원을 옮겨서 각종 검사(CT/PET/골수/척수/주사흡입법으로 추가조직 채취)를 우여곡절 끝에 모두 마쳐 staging이 끝나고 드디어 오늘 1차를 시작했습니다.
검사 결과로는 소장부위의 큰 덩어리가 방광에 옮겨붙은 것, 소장부위 왼쪽 림프절 한 쪽이 부은 것 외엔 모두 깨끗하다네요.
이 병원에서는 임상 3단계인 EPOCH-R과 표준 R-CHOP, 2 가지 치료방법을 쓰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랬는지 남편 종양세포의 molecular profiling을 완전히 끝내고 결과상으로 EPOCH-R의 경우 예후가 더 좋다고 추천받아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쓰이는 약물, 항암 횟수는 R-CHOP과 동일하고, 단 한 가지 etoposide(일명 VP-16)라고 telomerase inhibitor가 추가된 치료법입니다.
대신 투약방법이 달라서 하루에 모든 약물을 다 맞지 않고, 경구로 prednisone 5일 투약, 주사로 rituximab 투약 후 vincristine+ etoposide+ doxorubicin 칵테일을 4일 동안 쉬지않고 맞는 방법이죠.
지금 남편은 휴대용 주사펌프를 허리에 차고 집에 돌아와 앉아서 TV를 보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새로운 주사약으로 갈아끼우고 5일째 되는 날은 칵테일을 중단하고 cyclophosphamide 주사를 맞고 돌아온다네요.
약물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다보니 체감강도 자체도 높고 백혈구 감소가 극심하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6일 째부터는 G-CSF(백혈구 수치 증가약물)를 8-10일 정도 자가주사도 해야한다네요. 매주 2번씩 채혈해서 수치추적도 해야해야 하고...
물론 첫 사이클엔 저농도로 시작해서 차차 올려가는 거라서 초반엔 괜찮다고 하는데...앞으로 어떤 일이 다가올 지 몰라서 걱정입니다.
방광쪽의 영향때문에 한 쪽 신장이 부어 빈혈증세도 있는 터라 일단 적혈구 수혈부터 해놓고 치료 시작했거든요.
치료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강한 방법이라서, 또 주위에 이 방법으로 실제 치료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조언이 많이 없어서 걱정이예요.
부디 다른 부작용 없이 치료 잘 되기만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여러분들의 작은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