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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51
#1. 중국집 룸
직원 앞접시에 음식을 담아 마지막으로 성란 앞에 놓고 인사하고 나간다.
노소장 젓가락을 들고.
노소장 : 자 들자... 들어.
성란 : 예....(다들 젓가락 든다)....
정심 : 중국 음식 좋아해요?
성란 : 어머니.
정심 : (보면).....
노소장 : 당신 말 편하게 하라고.
정심 : (웃는) 이상하게 금순이 때처럼 말이 편하게 안나오네....좋아해?
성란 : 생긴거랑 달리 뭐든지 잘 먹어요.
정심 : 그래야 좋지.
노소장 : 잡지에서 읽은거 같긴 한데...양친부모 다 생존해 계시구?
성란 : 예...
노소장 : 고향은?
성란 : 대구에요. 부모님은 현재 대구에 계세요.
정심 : 교직에 몸담구 계셨다구?
성란 : 예 맞아요. 아버지께서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재직하시다가 작년에 퇴직하셨구요,
노소장 : 작년이면 얼마 안됐구만...답답하시겠네.
성란 : 예...처음엔 무척 힘들어 하시는거 같았는데 지금은 그래두 적응하신 거 같애요...
요즘엔 엄마랑 자주 등산 다니시구 여행 다니시구 하세요.
노소장 : 좋지...그렇게 뭐라도 소일꺼리를 찾아야 한다구들 하드라구...
그래두 처음엔 무척 힘들어 하셨겠어?....(남일 같지 않은 듯한 표정 스친다)....
정심 : 그럼 형제는?
성란 : 딸만 둘입니다. 제가 맏이구 여동생 하나 있구요.
정심 : 몇살 터울?
성란 : 세살 터울이에요.
시완 : 엄마.
정심 : 왜?
노소장 : 우리 땜에 성란이 숨 넘어간다구, 봐 성란이는 젓가락만 들구 아직 개시두 못했잖아.
정심 : (웃는다) 그랬나...먹어 먹어가면서 얘기해.
성란 : 예....
시완 : (성란에게) 많이 먹어.
정심 : 너 엄마 앞에서 표나게 굴래.
성란 : (웃는데).....
정심 : 여동생은 뭐해 지금?
노소장 : 그새를 못 참고..(하면서도 또 성란을 본다)....그럼 서울엔 여동생이랑 같이 있나?
정심 : (웃으며 노소장 흘기다 보면)....
성란 : 아닙니다. 동생은 결혼 했어요.
정심 : 결혼 했어?....언니보다 먼저 했네? 역혼을 했어?
성란 : (그저 조금 웃는다).....
시완 : .....
정심 : (이내 웃으며) 하긴 요즘엔 역혼들 별 신경 안쓰구 많이 하드라.
노소장 : 그럼 세 살 아래면 할 나이 됐지. 동생 잘못이 아니라 여태 결혼 안한 언니 탓이네.
정심 : 아니죠 잘한거지. 여태 결혼을 안했으니까 우리 시완이를 만났지.
노소장 : 그게 그렇게 되나.
성란 : ......
시완 : ......
그러는데 직원 문 열고 또다른 음식 접시를 들고 들어온다.
노소장 : 아직 시작두 안한 사람두 있는데 또 들어오네...성란아 얼른 먹어라. 당신 성란이 저거 먹도록은 말 시키지마.
정심 : 나만 말 시킨거 같네.. 얼른 먹어. 맛있다.
성란 : 예...
정심 : 음식이 맛있어요. 이건 또 뭐에요? (직원에게)
직원 : 돼지 삼겹살 블랙빈 쏘스 입니다.
시완 : (성란을 본다).....
성란 : (내색 않고 먹으려).....
#2. 중국집 주차장
노소장 정심 성란 시완 차로 다가와 선다.
정심 : 여보 둘이 볼일 보라구 우리 택시 타구 갈까?
성란 : 아니에요 어머니 말두 안되요.
노소장 : 성란이가 펄쩍 뛰는데 타구 가지.
정심 : 이렇게 헤어질려니까 서운하다...(본다)...이번주 안에 집으로 온다구 한 약속 지킬꺼지?
성란 : 예 그럼요.
정심 : 그럼 그만 서운해 하구 가야겠다....(보다 다가와 손 잡는다).....
성란 : (내심 놀라 보는).....
시완 노소장 : (역시 좀 놀라운)......
정심 : .....오늘 너무 반갑구....고마워....새식구가 는다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
우리 시완이 짝이 되어준다니 무조건 환영이야.
노소장 : .....나두 환영한다. 성란아.
성란 : (시선 피하느라 시선 떨군다).....(그러다 정심의 신발끈 풀린거 본다)...잠깐만요 어머니....
(무릎을 꿇고 앉아 신발 끝을 묶기 시작)...
정심 : (어머나 놀라운....그러면서 기쁘고 좋다)......
노소장 : (역시 옆에서 무척 흐뭇하다)......
시완 : (그런 성란을 본다).....
성란 : (정심의 신발끈을 묶어준다).....
정심 : ......
노소장 : ......
#3. 몽따지
시완차(달리는) - 시완 운전하는 중이다. 노소장 정심 뒷자리에서 흐뭇하다. /
노소장 집 앞 - 시완차 막 다가와 선다. 노소장 정심 내린다.
정심 노소장 가라고 손짓하면, 시완 이내 다시 출발한다. /
성란 사무실 앞 - 시완차 다가와선다. 시완 차에서 내린다. 시완 사무실로/
성란 사무실 복도 - 시완 들어서면, 성란 자료실에서 책을 들고 나온다.
성란 어? 보면, 시완 성큼성큼 다가와 성란 손을 잡아끌고 다시 자료실로 /
자료실 - 성란 영문 몰라 보며 끌려 들어오면, 시완 들어서자마자 성란을 끌어안는다.
시완 : .....
성란 : ......
#4. 장박 연구실
장박 자리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그러다 시계를 보고 일어나 가운의 단추를 푼다.
노크소리. 장박 대답하면 문 열리고 재희 들어온다. 재희 목례한다.
장박 : 왔어...(가운 벗고, 외투 집어든다) 나가자...(입구로)
재희 : (기다렸다 뒤따라 나간다)......
#5. 한식집 방
직원 두사람 앞에 반찬을 놓고 있는 중.
재희 있는데로 잔뜩 긴장해 앉아있다. 장박 그런 재희를 힐끔 본다.
직원 반찬을 다 놓고 인사하고 간다.
장박 : 먹자...김호명 환자 오늘은 어땠어?
재희 : 호전되가고 있습니다. 붓기도 많이 빠졌구요.
장박 : 그래도 아직 안심할 단계 아니야. 잘 지켜봐.
재희 : 예....
장박 : 그제 은주가 의국으로 찾아왔드라...핸드폰 꺼놨었냐?
재희 : (좀 당황해 보다)....예....
장박 : (보다가)....내 그동안은....니들 둘이 만나는거 보구두 못본척 알아도 모른척 했다...
그런데 엊그제는 은주가 너랑 결혼얘기를 다 꺼내드라?
재희 : .....
장박 : 은주 말로는 너한테 결혼하자구 했더니....니가 생각해 보겠다구 했다는데.....그러냐?
재희 : .....예.
장박 : 그래서....아직두 생각 중이야?.....아니면 결론을 냈어?
재희 : .....어제....은주한테 얘기 했습니다....당분간은....결혼 생각이 없다구요...
장박 : (보는).....
재희 : .......
장박 : 그렇다면....이런 얘기 할 필요조차 없는지 모르겠다만....이왕 시작한 얘기니까 하마....
사실 나는 둘이 맺어지는걸 반대했다....이유는....너희 둘이 서로 너무나 닮아서야.
재희 : ......
장박 : 오해없이 들어줬음 좋겠다...너두 알듯이 은주는 어려서 내 재혼으로 많은 상처를 받은 아이야.
상처받은 짐승들은 늘 주위를 경계하고 곤두서있고 사납고 날카롭다....사람도 별반 다르지 않지....
그래서 나는 은주 짝만큼은 상처 같은거 없는 너그럽고 넉넉한 사람을 원했다.
은주를 많이 사랑하고 한없이 품어줄 수 있는.....
재희 : .....
장박 : .....재희 너는....학생 때부터 내가 지켜봐 왔지만, 어딘가 늘 곤두서 있었어. 모든 일에 완벽했고, 늘 강하고 쎈척 했지만
어딘가 늘 위태롭고 외로워 보였다. 그래서 더 네게 마음이 쓰였고, 눈길이 더 갔던 것도 사실이고....
그러다 언젠가 술을 마시고 네가 혼외자라는 얘기를 내게 했을 때....비로서 그 이유를 알았지.....
재희 : .....
장박 : 사랑하는 딸과 아끼는 제자가 서로 좋아하고 맺어지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어...
하지만 그러기에 너희 둘은 서로 너무나 닮았고, 그래서 그동안 은주가 여러차례 네 얘기를 했지만
모른척 마음으로 부정해 왔다. 애비로써 내 딸의 마음을 송두리째 가져간 네가 사실 밉기두 했고...
재희 : ......
장박 : 그런데 이제....마음을 바꿔볼까 생각했었다....내딸 은주가 그렇게 원한다면....그렇게까지 사랑한다면....
내 판단이 틀리기를 바라면서 늙은 애비의 지나친 노파심이기를 바라면서 니들 둘을 축복해줄 생각이었어....
재희 : ......
장박 : ......그랬는데....은주랑 결혼생각이 없다구?
재희 : .....
장박 : (보다).....그렇다면 너 그동안 우리 은주 무슨 마음으로 만났냐?....무슨 마음이었어?
설마 니가 내 딸을 만나면서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만났을 리는 없을꺼 아냐?
재희 : .....죄송합니다
장박 : 야 임마!....지금 이 상황에서 죄송합니다라니...무슨 뜻이야 너 대체?
재희 : .....
장박 : 죄송하면 그냥....입을 다물어....다물어....영리한 놈이 갑자기 왜 그래?
재희 : ......
장박 : ....이왕 그렇게 결정했다면....이말 한마디만 하마....이제라도....판단 제대로 해서 처신 똑바로 해라.....똑바로 해...
더이상 우리 은주가 상처 받는 일은 하지마, 그 애 가여운 애다...
재희 : .....
장박 : 이건 네 선생으로서 부탁이고....은주 애비로서 경고다!
재희 : .....
장박 : ....먹자....(다시 젓가락 든다).....
재희 : .....
#6. 숙모네 마루
숙모 바닥을 걸레로 닦고 있다.
할머니 양말을 신고 있다. 할머니 저기압으로 걸레질하는 숙모가 은근히 눈치 보인다.
금순 휘성이를 데리고 문 열고 들어온다.
금순 : 할머니 휘성이 왔어요...어 작은엄마 계셨네요?
할머니 : 오미 우리 똥강아지 왔어. 어이구 어여와 어여 올라와.
숙모 : 왔냐?
금순 : 오늘 식당 노는 날이세요?
숙모 : 오후 근무야. (하는데 금아 문 열고 나온다)
금아 : 왔어?
금순 : 금아야 있었어?
숙모 : 됐어 인사했으면 얼른 들어가.
금아 : ....
숙모 : 얼른 들어가라니까 뭐해. 들어가!
금아 : (원망스레 보다가 문 탁 닫고 들어간다).....
금순 : (뭔가 이상해 금아 봤다 숙모 봤다).....
할머니 : 애를 그러구 쥐잡듯 잡기만 헌다구 되는 일이간. 다 지가 맴 속에서 우러나와(하는데)
숙모 : 어머니 가셔야 되면 빨리 다녀오세요. 저 출근하기 전에 오셔야지
안 그럼 저 가는 길에 휘성이 금순이 시댁에 데려다 주구 출근할 꺼에요.
할머니 : (보는).....
금순 : .....
숙모 : 금아 저렇게 된데는 어머니도 일정 부분 책임 있어요. 허구 헌날 이 집에다 휘성이 데려다 놓구
우리 금아 공부할 환경을 전혀 안 만들어 주셨잖아요. 애가 공부할 환경이 되야 공부를 했어두 했죠.
할머니 : 오미 야가 시방.
숙모 : 금순이 너두 다시는 우리 금아한테 은근 슬쩍 휘성이 맡기지 말아줬음 좋겠다.
너는 니 장래 생각해서 니 애 여다 맡겨놓고 일하러 다가면서, 왜 우리 금아 장래는 조금도 생각 않니?
양심이 있으면 너무한다 생각 안드니?
금순 : (영문을 몰라 좀 당황되지만)....예 죄송해요 작은엄마....그런데 무슨 일 있었어요 작은엄마?
숙모 : (끄응 대답 않고)......
금순 : (그 모습 보다, 할머니 보면)......
할머니 : (끄응).....(나가서 얘기하자고 고개짓).....그려 알겄어 얼런 다녀올틴께
그간만이라두 우리 휘성이 쥐박지말구 잘 좀 봐주구 있어.
숙모 : 분명히 말씀 드렸어요. 저 출근할 때까지 안오시면 휘성이 시댁에 데려다 놓구 갈껍니다.
금순 : ......(눈치 보며 엉거주춤 일어난다).....예 짝은엄마 일찍 다녀올께요.
#7. 숙모네 집 앞
금순 할머니와 함께 대문을 나서면서.
금순 : 임용고시를 포기한다구? 갑자기 왜? 사대 나온게 아깝잖아?
할머니 : 그러니께 지 에미가 시방 독오른 독사 아녀. 금아두 지 에미 서슬이 하두 퍼러니께
양 오늘은 암말두 못허구 저러구 꼼짝 못하고 잡혀 있구.
금순 : 갑자기 왜 그러지? 나는 금아두 선생님 하구 싶어 하는지 알았는데...
할머니 : 너만 그러간 우리 다같이 그런 중 알었지...여튼 보통 일이 아녀 금아 저러구 끝까지 고집 피면 워쩌야 쓸지 모르겄어...
(하다) 어여 가. 어여 갔다 시간 안에 와야지 안그래두 독오른 독사 잘못허믄 나 물자구 눈 뒤집구 넘빌껴.
금순 : 예 할머니 작은엄마 출근하시기 전에 얼른 다녀와요. (바삐 걷는다)
할머니 : (역시 서두르며) 근디 참말로 나는 혈압만 다시 재면 되는겨? 딴디는 틀림없이 암시랑토 않은겨?
#8. 거실
은진 가방 메고 들어선다. 영옥 안방문 열고 나온다.
은진 : 엄마. 택시 와서 기다리고 있어.
영옥 : 알어. 엄마 지금 병원 가. 저녁 먹기 전에 올테니까 엄마 없다구 게임만 하면 안돼?
은진 : (다가온거 보고)...예. 엄마 얼굴이 많이 부었어.
영옥 : 당연하지 오늘 투석받는 날인데....갔다올게. (가려면)
은진 : 엄마...(다가와 안긴다)....
영옥 : (주춤 물러서려 한다)....엄마 냄새 날지두 모르는데.
은진 : 안나...그리구 좀 나면 어때....엄마 아프지 말구 잘 하구 오세요.
영옥 : 그럼...지난번 지지난번 다 쇼크 없이 잘 넘어간거 몰라?....(떼어놓는다) 자 기사 아저씨 기다리셔 엄마 갔다올게.
#9. 외래 병동 내과 앞
할머니 금순 진료실 문 닫고 나온다.
금순 : 거봐 혈압만 다시 재면 된다는 말 맞지? (하는데)
간호사 : (창구에서 부른다) 김점순 할머니 보호자분.
금순 : 예...(얼른 다가온다)
간호사 : 안에서 주의사항 잘 들으셨죠? 여기 가지구 가서 수납하시구 한달 뒤에 오세요.
금순 : 예. 고맙습니다. 안녕히계세요.
#10. 병원 로비
금순 할머니 모시고 손에 처방전과 의료보험증 등을 들고 걸어온다.
금순 : 저기다..할머니 나는 저쪽에 가서 계산하고 올테니까 그동안 할머니 여기 앉아서 쉬구 계셔.
할머니 : 알었어. 그람...(둘러보다) 이 저쪽에 있네. 내도 화장실 댕겨 올티니께 너는 돈 치르고 그람 여서 다시 만나.
금순 : 알았어요 얼른 내구 올테니까 화장실 다녀오세요.
금순은 간다. 할머니 화장실로 향해 이동한다.
할머니 화장실 방향으로 걷는다. 저만큼 영옥 할머니와 마주보며 다가온다.
두사람 서로를 향해 무심하게 걸어오다, 영옥 먼저 할머니 본다.
영옥 설마....멈춰서서 가까이 다가오는 할머니를 살피다가.
영옥 : (쿵! 가슴이 내려앉으며 굳어지는).......
할머니 : (역시 무심하게 걸어오다, 저만큼 멈춰선 영옥 무심하게 본다. 한순 간 알아보고 쿵....굳어진다)......
영옥 : (더욱 확신이 들어)......
할머니 : (얼굴 무섭게 굳어져서).......
영옥 : (보는)......
할머니 : .......
영옥 : .....(그러다 먼저 어머니 입을 떼려려).....어....(하는데)
할머니 : (그 모습을 느껴 일순간 휙 돌아선다).....
영옥 : (어머니 차마 부르지도 못하고 돌아서는 할머니 보는).....
할머니 : (등 뒤의 영옥의 시선 느끼면서 무섭게 굳은 얼굴로 걷는데)......
영옥 : (보다) 어머니....(뒤따른다).....(사람들 스치고 피하고 뒤따른며 다가온다)......어머니!
할머니 : (휙휙 앞서 걸어오다 그 소리에 우뚝 멈춰선다....본능적으로 저멀리 어디쯤 있을 금순을 눈으로 더듬지만
다행히 금순은 보이지도 않는다)......
영옥 : (뒤따라오다 멈춰선다)....어머니.
할머니 : (휙 돌아본다) 미친년!.....누가 니 어머니여!
영옥 : (숨이 턱 막혀)....
할머니 : .....(무섭게 노려보다 다시 돌아선다. 할머니 뒤도 안돌아보고 휘적 휘적 걸어서 입구로)......
영옥 : (그모습 꼼짝도 못하고 보기만)......
할머니 입구로 향한다.
영옥 부르지도 움직이지도 못하고 목이 졸리는 기분으로 멀어져가는 할머니 지켜만 본다.
할머니 휙휙 걸어가 문 밖으로 사라진다.
영옥 : ......
#11. 병원 문 밖
할머니 나와선다. 할머니 그제야 휘청 쓰러질 것만 같다.
할머니 문을 잡고 중심을 잡고 버틴다...잠시...그러다 저만큼 의자를 본다.
할머니 휘적휘적 의자 있는 곳으로 다가온다.
할머니 휘청 쓰러질 것만 같다. 할머니 얼른 의자에 철퍼덕 앉는다.
할머니 : .....
#12. 로비
영옥 숨을 쉬기가 힘들다. 문쪽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그러나 차마 뒤따라 나가지 못한 채....
영옥 그러다 한발을 간신히 떼어놓는 순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픽 쓰러진다. /
금순 할머니와 약속한 자리에 다가온다. 그러나 할머니 없다.
어?...금순 두리번거리다, 화장실로 향한다.
금순 화장실로 향하다 보면, 저만큼 사람들 웅성거리고 둘러싸고 있고, 밀차가 달려와 영옥을 싣는 모습을 본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영옥을 보지는 못한다.
보조원들 급히 밀차를 밀고 달려온다.
금순 앞을 스쳐가는 밀차. 그러나 금순 순식간에 스쳐가는 영옥을 알아보지 못한 채 무심하게 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리고 화장실로 향한다.
#13. 병원 문 밖
금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황급히 달려나온다.
금순 둘러보다 저만큼 앉아있는 할머니 발견하고 그제야 안도의 표정.
금순 빙그레 할머니 향해 다가온다.
금순 : 할머니.
할머니 : (움찔 그제야 돌아본다).....
금순 : (다가와) 할머니 말두 않구 여기 나와 계시면 어뜩해 한참 찾았잖아.
할머니 : 다 혔어?
금순 : 어. 이제 약국 가서 약만 사면 돼.
할머니 : (일어나) 가 그람...(금순 손 잡아끌고 걷는다)......
금순 : (영문을 몰라 빙그레 뒤따르며)....왜 할머니? 왜 갑자기 서둘러? 작은 엄마 땜에 걱정되는구나?....
할머니 : (금순 손목 잡아 끌고 걷는다. 빨리 여길 벗어나고 싶다)......
#14. 커피숍
혜미 혼자 앉아 말희 기다리는 중이다.
혜미 : 얘는 왜 이렇게 안와....(짜증난나...휴대폰 꺼내 전화 한다)....조말희 너 어디야? 왜 이렇게 안와?.....알았어 빨리 와...
(끊는다....심심해 무심하게 검색을 한다....검색을 하다 모르는 번호를 하나 발견한다)
....모르는 번혼데....몇 개나 찍혔네....(하다) 가만 이거 혹시 그 기집애가 건거 아냐? 그때 내 핸드폰 뺐어 갔을 때?...
(꾹 눌러 전화 를 건다)....
숙모E : 여보세요... 금순이니?..(맞구나 삐죽 끊으려는데) 휘성아 엄마 아냐 엄마면 바꿔주지.
#15. 마루
숙모 : (휘성 전화 받겠다고 엄마 엄마 달려들고 있다) 아니라니까 엄마 아냐. 우리 휘성이 착하다.....여보세요.
#16. 커피숍
숙모E : 여보세요?...끊어졌나...(뚝 끊긴다).....
혜미 : (놀라운 표정으로)....(그러다 스치는 생각에)
<인써트 - 화장실에서 금순 핸드폰을 열어봤을 때 휘성 사진이 있었던>
혜미 : (세상에)....뭐야...나금순 이기집애 애 엄마란 말야?.....그래 맞어....그때 무단 일탈 했을 때두
선생님한테만 얘기한다구 한게 그럼....허...기막혀서...(하다 회심의 표정) 나금순 너어!.....
#17. 병원 복도
장박 다급하게 걸어온다. 장박 다가와 입원실 문 열고 들어간다.
#18. 입원실
영옥 침대에 누워 있다. 작은 링거 꽂고 누워 있다.
주치의 서있다.
장박 : 어떻게 된거야 투석두 받기 전에 왜 쓰러져?
주치의 : 그러게 말야 로비에서 실려왔어....어제 무리한거 있어?
장박 : 내가 알기로는 없는데....모르지.
주치의 : 투석 받기 전부터 이러니 큰일이네....오늘은 꼭 투석을 받아야 하는데.
장박 : ......
#19. 안방
할머니 금순 들어선다. 숙모 빨래 개고 있다. 옆에 외투 가방 놓여있다.
금순 : 작은엄마 다녀왔어요 아직 안늦었죠?
숙모 : 그래....휘성이는 잔다.
할머니 : (털썩 앉는다)....
숙모 : (멀거니 표정 좀 이상하다)....왜 그러세요? 혈압이 많이 높대요?
금순 : 아뇨. 진료 잘 받구 나오셔서 갑자기 그러세요.
혈압만 다시 재면 된다고 그렇게 말씀 드렸는데두 내심 긴장하구 떠셨었나봐요.
할머니 : .....
금순 : (약봉지 꺼내 놓는다) 할머니 이 약 하루에 한번씩 드시는거 알지?
아침이든 저녁이든 정해 놓구 식사 하시구 드시면 되요.
금아 : (문 열고 나온다) 할머니 다녀 오셨어요?
할머니 : 그려....알겄으니께 금순이 너 어여 휘성이 델꼬 집에 가.
금순 : 괜찮아요 쫌 더 있다가두 돼.
할머니 : 아녀 그럴꺼 없어. 얼른 휘성이 델꼬 가, 모처럼 쉬는 날 너두 셔야하고, 핼미두 쉬구 싶어 그려. 어여 가.
숙모 : 그래 나두 이제 가야 하니까 같이 나가자...(빨래 치우고 옷 가방 집어들고 일어난다) 너는 얼른 방으로 다시 들어가구.
만에 하나 나 나가구 너 나가기만 해봐. 그럼 그땐 진짜 너 죽구 나 죽구야.
금아 : .....
할머니 : .....
#20. 마루
금순 휘성이 데리고 들어온다.
노소장 정심 앉아서, 노소장 정심의 팔을 잡고 돌아본다.
금순 : 다녀왔습니다. 아버님 어머니 잘 다녀오셨어요?....어머니 오늘 휘성이 어머니가 사주신 옷 입었어요.
정심 : 그래 입었네 잘 어울려...휘성아 잘 놀다 왔어 할머니한테 뽀뽀 뽀뽀...(휘성이 뽀뽀해주면 좋아라 웃는데)
노소장 : 가만 좀 있어봐...(탁탁 등판을 때려서 피를 모은다)....금순아 너 방에 들어가서 바늘 좀 찾어와.
태완이 이녀석 보고 찾아오라니까 석달 열흘이 걸린다.
금순 : (일어나며)....예....어머니 체하셨어요?
정심 : 아니야 나는 괜찮은데 자아꾸 니 아버지가 따야한다구.
태완 : (실패에 바늘 꽂힌거 들고 방에서 들고 나오면서) 뭘 얼마나 뻐거지게 많이 드셨길래 그래?..
정심 : 별루 먹은 것도 없는데 그래. 먹기두 아주 기분 좋게 잘 먹었는데.
노소장 : (실로 칭칭 감으며) 뭘 먹은게 없어. 아까운 음식 남기면 안된다구 접시마다 싹싹 바닥을 다 본게 누군데.
금순 : (빙그레) 어떠셨어요 어머니?
정심 : 뭐 얼굴도 이미 다 알구 해서 특별한 거는 없었는데...그래두 또 이제 내 식구다 하구 보니까
더 이뻐 보이구 정겹구 좋드라(하다 놀라) 여보 여보 잠깐 잠깐....그렇게 큰 바늘로 찔러대게?
노소장 : 큰걸로 한번에 푹 찔러야 피가 시원하게 나오지.
정심 : 이이가 사람 잡을려구 안돼 작은 걸루 해.
노소장 : 거 엄살은. 이리 내 봐.
정심 : 싫어 싫어 안해. 나 그걸로 하면 안따. 어떻게 그렇게 무작스런걸루.
노소장 : 알았어 알았어 작은걸로 할테니가 가만 있어봐....금순아 이거 말구 좀 작은거 줘봐.
금순 : (놓여있던 실패에서 작은 바늘 뽑아 내민다).....
정심 : 소독 안해요?
노소장 : (콧김 푹 쏘인다)...됐어.
정심 : 아후 드럽게 소독 제대루 해요.
노소장 : 아 거 오늘 안에 못 따겠네. 겁나니까 별 트집을 다 잡어. 가만 있어 한방에 확실히 내줄테니까.
정심 : 아후아후 나는 싫은데 아후 아픈거 정말 싫은데....여보 나 안할래... (막 빼려면).....
노소장 : (꽉 잡고) 가만 있으라니까 거 애들 앞에서 엄살은....봐 휘성이가 다 웃잖아.
금순 : (웃음나고)....
정심 : ....살살 해요 진짜 살살.
노소장 : 여기만 보지말고...금순이한테 오늘 있었던 일 얘기 계속 해줘.
금순 : (얼른) 예 어머니 얘기해 주세요. 언니랑 무슨 무슨 얘기 하셨어요?
정심 : 뭐 특별한 얘기는 없었구(하면서도 신경이 온통 손에 가 있는데)
노소장 : 가만 태완아 이럴게 아니라 방에 가면(하다 푹 찌른다)
정심 : 아야! 아우 너무 아퍼 이이가 사람을 잡네...아퍼어.
노소장 : 봐 이 시커먼 피 나오는거,
태완 : (웃으며 휴지 뽑아 내민다).....울엄마 엄살은 알아줘야 돼.
정심 : 엄살 아냐 얼마나 아프게 푹 찔렀는데 아후 쓰라려. 봐 이 피 콸콸 나오는거.
금순 : (웃으며) 콸콸은 아닌데요 어머니.
노소장 : 저쪽도 따자. 피 색깔 보니까 대게 체했어.
정심 : 싫어! 안따..(휴지로 감싸며 미워서)
금순 : 그럼 제가 따 드리까요 어머니? 살살?
정심 : 얘 좀 봐 얘 좀 봐.
#21. 백화점
<숙녀복 코너>
은주 걸어온다. 무표정하게 여기저기 둘러본다.
쇼핑에 아무 관심이 없다. 그저 시간을 떼우기 위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무심하게 둘러본다.
매장에 들어가 걸려진 옷을 이것저것 들춰보기도 하고. 디스플레이 된 옷 앞에서 쳐다보지만 마음에 없다.
그러는데 휴대폰 울리는 소리. 은주 얼른 휴대폰 꺼내서 확인하는데, 옆에 지나가는 여자가 막 휴대폰을 받으며.
여자e : 어 나야 어디야?
은주 : (황망하고 무안해진다).....(휴대폰 들여다본다....구재희를 띠운다....
그러나 차마 통화버튼 누르지 못하고 그대로 다시 끈다)....(주머니에 넣고 다시 걷는다).....
<남성복 코너>
오미자 다가온다. 손에 쇼핑백 들려있다. 오미자 걸어오다, 마네킹이 입은 옷이 맘에 든다.
오미자 그 앞에 멈춰서서 그 옷을 보다가 문득 고개를 돌리면, 옆에 은주가 멀거니 그 옷을 바라보고 서있다.
오미자 : 은주야.
은주 : (돌아본다)....원장님.
#22. 안방
금순 머리를 감아 젖은 상태로 풀고, 손에 찻잔을 들고 들어온다.
노소장 정심 앉아 있다. 정심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금순 : (다가와 앉아).....드세요 어머니 매실차에요. 이제 좀 편안해 지셨어요?
정심 : 그럼 그렇게 피를 한 국자나 뽑았는데.
노소장 : 하이고...엄살에 과장에 하여간 오버의 여왕이야.
정심 : (흘기는) 너두 타오지 왜 니껀 없어?
금순 : 저는요...(배시시)....어머니...저녁밥 안쳐는 놨거든요....짝은 아주버님두 나갔구요 휘성이두 자는데...
저 미용실 가서 연습 좀 하구 오면 안 될까요?
노소장 : 어 그래 갔다(하다 정심 보면)....
정심 : (치이) 그래 갔다 와. 나는 체끼가 있어 어차피 저녁은 못 먹을꺼 같구, 아버지 저녁은 내가 차려 드릴게.
금순 : 고맙습니다 어머니.
정심 : 대신 너무 늦지는 말구. 모처럼 쉬는 날인데 휘성이하구두 좀 놀아주구 그래야지. 지금이 한참 엄마 품 젤 많이 탈 때야.
금순 : .....예 어머니....
정심 : 원래는 오늘 성란이 만나는 일만 없으면 너두 모처럼 쉬구 다같이 공원 나들이 가자구 할려 그랬는데....
꽃이 한참 너무 좋을 때잖아.
금순 : (보는)....
노소장 : 그럼 아까 늦었드래두 잠깐이라두 나갔다 올걸 그랬나? 미리 말을 하지 그랬어?
정심 : 아깐 이미 좀 늦었구요...다음에 너 쉬는 날이 언제야? 그땐 꼭 다같이 한번 나가자.
금순 : 예....어머니 고맙습니다....어머니 실은 저는 그런 생각두 못했었어요.... 저는 확실히 좋은 엄마는 못되는거 같에요.
노소장 : 니가 너무 바빠서 그렇지?....괜찮아 오늘만 날 아니니까 얼른 다녀 와라.
금순 : .....예....
#23. 금순방
금순 잠들어 있는 휘성을 가만히 내려다 본다.
금순 : .....휘성아....엄마가 너 가졌을 때....좋은 엄마가 되줄 자신은 없어두 같이 잘 놀아줄 엄마가 될 자신은 있다구
아버님께 말씀 드렸었는데....엄마는 그 약속두 못지키는거 같애...그치?....
미안해 휘성아.... 엄마는 우리 휘성이한테 늘 이렇게 미안해....
#24. 미용실 앞
재희차 다가와 선다. 재희 차에서 내리지 않고 미용실 안을 살핀다. 그러나 미용실 닫혀있고 아무도 없다.
재희 예상 했지만 실망스럽다. 재희 핸드폰 집어든다. 배추머리를 띄운다. 그러나 차마 통화 버튼을 누르지는 못하는...
재희 망설이다 핸드폰 틱 옆자리에 던진다. 스스로도 잘 이해가 안간다.
재희 : (내가 왜 이러냐?).......(잠시).....(출발한다).....
#25. 미용실 근처 거리
재희차 운전해 다가온다. 재희 운전해 다가오다 보면,
저만큼 디지털 카메라 샵 앞에서 진열창에 코를 박고 카메라 구경을 하고 있는 금순의 모습 보인다.
머리를 풀고 있다. 귀 뒤로 머리를 꽂아 넘기며 카메라 정신없이 구경하는 모습에,
재희 믿어지지 않는 듯 반가운. 얼른 차를 세운다.
재희 반가움에 선뜻 내리지도 못하고 잠시 금순을 본다.
열심히 디카 구경을 하는 금순. 재희 그 모습 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재희 보다가 음...차문 열고 내리는 모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