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한 봉지가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다. 60g에 1500원짜리 감자칩. 편의점에는 '허니버터칩 없음'이란 안내문이 나붙고, 가게마다 물건이 없자 공장에 불이 나 생산이 중단됐다는 유언비어까지 나돈다. 급기야 점잖은 공정거래위가 나섰다. 허니버터칩 같은 인기상품을 비인기상품과 같이 구입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법이 금지하는 끼워팔기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허니버터칩 인기 비결은 맛과 향이라고 한다. 달콤한 버터향이 구미를 동하게 하고, 기존 감자칩과 달리 짠맛이 덜하다는 것. 아무리 맛있기로서니 주전부리 하나에 대한민국이 들썩거릴 수 있을까. 그것도 광고도 없이 SNS 소문으로만 거둔 효과라니 놀랍다. 개성공단 북한근로자에게 초코파이가 이랬을까. 1630년대 네덜란드 튤립 구근 열풍만큼이나 불가사의다.
잊혀진 기업 해태제과가 세인의 입에 다시 오르내리게 된 것도 허니버터칩의 효과. 현재 해태제과는 크라운제과의 자회사다. 해태제과는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 11월 부도가 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2005년 1월 크라운제과에 인수됐다.
브라보콘의 해태는 껌의 롯데와 함께 우리나라 제과업계의 쌍벽. 이들은 나란히 1982년 프로야구 원년 멤버로 해태타이거스와 롯데자이언츠를 창단하기도 했다. 이후 롯데제과는 승승장구한 반면 해태제과는 기업의 자존심에 다름없던 프로야구단을 KIA에 내주고, 자신도 크라운제과에 합병되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크라운제과는 묘하다. 최근 한두 달 사이에 과자로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한다.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는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의 사위. 사위는 허니버터칩으로 장인 회사의 주가를 폭등시켰다. 지난 8월 출시 이후 세 달 만에 103억 원어치를 판매하는 대박 행진으로 크라운제과 주가는 9월말 18만5000원대에서 이달 초 28만4000원까지 수직상승했다. 최근 들어 연속 하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이에 반해 윤 회장의 장남 윤석빈 대표의 크라운제과는 지난 10월 '식중독 웨하스'로 곤욕을 치렀다. 유기농 웨하스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돼 검찰 수사를 받았고 주가도 급락했다.
어쨌든 허니버터칩 돌풍은 기업의 흥망이 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킬러콘텐츠에 의해 순식간에 좌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 틈에 묻어온 해태제과의 복귀도 감회가 새롭다.
첫댓글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
프로야구 원년 멤버뿐만 아니라 과자계의 두 거목 - 해태와 롯데
잊을 수 없지요.
이런 과자가 출시되었는지도 모르고 살고있군요.
정보 감사^^
저도 그 구매열풍에 한 줄 서기 해볼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