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 빅3②
영화감독 편
(서울고 총동창회 뉴스레터 제10호 (2017.11.09))
‘서울고가 배출한
빅3’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분야별로, 편집위원회가 머리를
맞대고 심사숙고
해 고릅니다. 동호회가 있는
분야는 동호회
의견도 듣겠습니다.
서울고가
낳은 빅3 영화감독 ‘별들의
고향’ 이장호(16회), ‘너에게
나를 보낸다’ 장선우(22회), ‘고래사냥’ 배창호(23)
이장호, 장선우, 배창호 동문은 서울고등학교뿐
아니라 영화계 선후배로서의
인연도 있다. 장선우 동문은 이 동문이 감독한 ‘그들은 태양을 쏘았다’(1981)와 ‘바보선언’(1984) 연출부에서 일했다. 배창호 동문도 이동문의 ‘바람불어 좋은 날’(1980) 조연출을 하며 데뷔를 준비했다.
이장호 동문을 이야기하면서
데뷔작 ‘별들의 고향’(1974)을 빼놓을 수 없다. 1000만명 한국영화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요즘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지만 당시 서울관객 46만명은 놀라운 숫자였다. 그 해 한국영화흥행 1위에 오르며 이 동문에게 대종상신인감독상을
안겼다. 원작 최인호(16회) 동문과 주제곡 이장희(18회)동문까지 서울고 3인방이 주축이 된 영화이기도하다.
이 동문은 신상옥 감독 밑에서 영화에 입문했다. ‘바람 불어 좋은 날’ ‘어둠의 자식들’(1981)의 호평에 이어 내놓은 ‘바보선언’은 독재정권 당시 젊은이의 저항의식을 표출한 문제작으로 꼽힌다.
대중성 측면에서도 이 동문의 활약은 돋보였다. ‘무릎과 무릎 사이’(1984) ‘어우동’(1985)‘ 이장호의 외인구단’(1986)으로 흥행 3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천재선언’(1995)이후 연출이 없지만, 최근 동문 후배들과의 만남에서 “1912년 광주에 찾아온 간호선교사이야기를
영화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장선우 동문은 ‘전위작가’라는 평이 뒤따른다. 다양한 실험적 시도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감독이다. 흥행에서도 극과 극을 달렸다. 그만큼 그의 작품세계는 스펙트럼이 넓다. 영화계에 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은 백상예술대상 작품상과 신인감독상을 받은 ‘우묵배미의 사랑’(1990)이다. 뒤이어 ‘경마장가는 길’(1991)로 “우리영화로서는
새로운 실험” (영화평론가 김홍숙)이라는 평을 받으며 ‘전위적 감독 장선우’의 이미지를 굳혔다. 이 작품의 연장선상에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4)와 ‘거짓말’(2000)이있다. 특히 ‘너에게 나를 보낸다’는 선정성 논란 속에서도 그 해 최다관객을 동원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꽃잎’(1996)이나 비행청소년의 생활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조망한 ‘나쁜 영화’ (1997)처럼 문제의식이 깃든 영화도 작품도 연출했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 이후 메가폰을 잡지 않고 있다.
배창호 동문 역시 최인호 동문과 ‘궁합’이 잘 맞았다. 1980년대 초 3년 연속 한국 영화 흥행 1위에 오른 ‘적도의 꽃’(1983) ‘고래사냥’(1984) ‘깊고 푸른 밤’(1985)을 비롯, ‘안녕하세요 하나님’(1987)과 ‘천국의 계단’(1991)이 최인호 원작, 배창호 연출작 이다. 서울고 콤비의 전성기였다.
배 동문이 종합상사 케냐 나이로비 지사에서 일하다 영화를 하고 싶어 사표를 내고 귀국한 이야기는 영화계에서 유명하다. ‘꼬방 동네 사람들’(1982)로 대종상과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감수성 짙은 드라마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1984)와 ‘기쁜 우리 젊은 날’(1987)등 수많은 흥행작을 연출했다.
1980년대 영화배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던 그에게 대중은 ‘한국의 스필버그’라는 별명을 붙였다. 지금은 연출에서 한 발 물러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