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싫은 사람 모두 모여라!
프랑수아즈 부셰 글. 그림 / 파란자전거
오래전 동네 어린이도서관에 강연이 열려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날 ‘서해문집’ 출판사 대표 김흥식 선생님의 강연이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로 강당 안이 후끈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권해주신 책이 바로 <책 읽기 싫은 사람 모두 모여라!>였다. 십 년도 더 지난 때라 혹시나 하고 인터넷 서점에 검색을 해봤는데, 절판이 안 되고 아직 있었다. (대충 좋다는 뜻)
이 책은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도 그렸다. 제목 그대로 책 읽기 싫은 어린이부터 부모님, 선생님도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표지부터 강조하고 있다.
큰 글씨체, 우스꽝스러운 그림, 내용은 단조롭고 복잡하게 생각할 내용도 없다. 독특한 그림에 유머가 넘치고 곳곳에 숨은 기발함과 자유로운 생각이 책과 담을 쌓은 아이를 자연스럽게 책으로 불러들일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책보다는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더 익숙하다. 점점 책 읽는 것을 힘들어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책 좀 읽어라’하고 밤낮 얘기해봤자 잔소리에 그칠 뿐이다.
책 읽기 싫은 아이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가는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 아무리 읽어도 살이 안 찐다는 것을 과자 1,000 칼로리와 비교해 놓은 그림은 눈에 쏙 들어온다. 그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굉장한 모험을 할 수 있다는 것, 책은 날씨에 상관없이 읽을 수 있고, 아무 데서나 읽을 수 있으며, 리모컨을 잃어버려 쩔쩔맬 필요가 없다는 것, 오랫동안 보존이 가능하고 시끄럽게 떠드는 법이 없다고도 한다. 때때로 우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꿈꾸게 한다니 얼마나 좋은가. 어른들이 생각하는 책의 기능이 아니라 아이들이 생각할 법한 온갖 상상의 공간 속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법도 알려준다. 그것도 아주 기발한 방법과 비결로.
만약 500쪽짜리 두꺼운 책을 읽는 게 두렵다면 4쪽짜리 얇고 만만한 책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책이랑 같이 잠을 자 보는 것도 추천하며 매일 밤 쉽게 잠들지 못한다면 아주 아주 지겨운 책을 읽고, 그래도 정말 정말 읽기 싫은 책들은 놀이 방법에 동원하거나 낙타 등에 쉽게 올라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다리로 쓰라고 한다.
책을 읽고 싶지만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는 어린이에게, 어른들의 잔소리와 편견에 지친 아이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책과 함께 뒹굴고 먹고 자며 친구가 되는 마법이 전해지지 않을까?
‘아, 나도 진작에 이 책을 만났어야 해. 아니, 지금도 안 늦었어. 다시 봐도 좋은걸.’
(게으른 나에게 주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