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를 꽂고 산들 무얼 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얼 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 밤에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르는데...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보고 싶다는
단 한마디
먼지 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 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박인희 산문집『우리 둘이는』
(1987,청맥출판사)
박인희 자작시집『소망의 강가로』
(1989,청맥출판사)
○ 글(詩) : 박인희
○ 낭송 : 박인희
○ 그림 : 얼굴
- Jesus De Perceval
○ 편집 : 송 운(松韻)
박인희 (朴麟姬, 1945년 ~ )
▣ 박인희는
1970년대를 풍미한 지성파 여자 포크 가수
별명은 '노래하는 시인'이다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0년에 혼성 듀엣 뜨와에무와로 데뷔하고서
「약속」, 「세월이 가면」으로 인기를 얻었
고 많은 팬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1972년 솔로로 독립하고서 1976년까지 앨범
6장과 시를 낭송한 음반을 내놓았다.
정서를 대단히 듬뿍 담고 있고 시의 정취가
있으며 여성스럽고도 기품이 있는 여러 곡을
담아서 대중가요인데도 음반이 발매될 때마다
문학, 고전음악과 샹송을 사랑하는 다수한
팬에게 많은 찬사를 받았다
박인희의 음색은 매우 청아했고 노래할 때
감정은 극도로 절제되어 있었으면서도
그녀가 추구한 음악은 촉촉한 감수성으로
가득하고 문학다운 낭만이 넘치는 매력이
있었다
매우 쉬운 단어로 인생과 사랑을 속삭이는
듯하였으나 그 노랫말은 매우 유식하면서
뜻이 깊은 특색이 있었다
대표곡은 「모닥불」인데 당시에서 1980년대
까지 대학생들이 membership training을 할
때마다 즐겨 부르던 노래로
누구든지 이 노래를 한 번도 불러보지 않은
사람이 없고 「방랑자」 「하얀 조가비」
「끝이 없는 길」 「그리운 사람끼리」도
크게 사랑받았으며
이런 노래는 가사나 멜로디에 불필요한 겉멋
이나 너절한 장식이 들어가 있지 않은 탓에
21세기인 지금에 다시 들어봐도 전혀 촌스
럽지 않다
시집 『지구의 끝에 있더라도』
『소망의 강가로』수필집 '우리 둘이는'한 권
을 출간하는 등 문학가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그렇게 글 솜씨에 일가견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심야 방송에서 라디오 DJ로도 명성을
떨쳤다.
수녀 이해인과 여자중학교 동창으로서 서로
친하게 지냈다. 가수 활동을 접고서 미국으로
건너가서 한인 방송국장으로서 일하면서 살았
는데 지금 아들이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
이라는 소문도 있다. 연예계를 떠나고서는
언론에 노출되기를 싫어하여 현재 알려진
근황이 거의 없다
그러다가 2016년, 근 35년 만에 한국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참이 지나도 자신을 기억해주는 팬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주저하면서도 다시 노래와 시를
쓰면서 지내다가 한국에서 콘서트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첫댓글 멋지네요
국사봉고인돌님 오랫만입니다
건강 하시고 평안 하시는지요
반갑습니다 행복한 나날 되십시오
잡힐듯 말듯하게 맴도는 그 무었을 기다리게하는 박인희 낭송
그리고 영상의 작품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신 나날 되십시오
조촐한 비가 앞섶을 적시며 스며들듯
조용히 여울져 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찾아 주시여 감사 드립니다
즐거운 나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하신 여름 되세요
박 인희씨의 시 낭송..
마음을 두드립니다..
즐감 했습니다..지기님~~^^
Bella Coola 천사님
이곳 서울은 여름더위가
시작 되고 있습니다
벤쿠버의 좋은 날씨나
Bella Coola의 기후가
부러워 지기도 ~
아름다운 나날 되십시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