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TV를 거의 안 본다. 그래서 그런지 유병재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까만색 표지에 특이한 표정이 눈에 띄었다. 방송인인 저자 유병재는 글 재주가 없는 본인이 이렇게 책을 내게 될 줄이야 전혀 몰랐다고 한다. 짤막한 글이지만 웃픈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많은 독자들이 찾는게 아닌가 싶다.
공감되는 내용이 있어 몇 가지를 발췌해 본다.
갑질
"나는 굽실대지 않는 사람을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갑질은 내가 하는 것이었다"(151)
반대로 예의바르다고 할 때 '저 사람은 깍듯하게 인사해' 라는 등의 말이 붙는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굽실대지 않는 사람을 불친절하다고 생각한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왜 누군가가 굽실대기를 바라는 것일까? 그게 인정받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자신의 정체성이 확인하기 위함일까? 갑질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계속 떠오르고 있다. 힘 있는 사람의 횡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분노를 멈추지 않는다.
갑질을 부추키는 사람도 있다. 떡고물이라도 얻어 먹기 위해 스스로 굽실거리는 사람들. 결국 그 사람도 높은 자리에 오르면 갑질 논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할이 다를 뿐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직장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벼는 익을 수록 머리를 숙인다고 하지 않나. 존경은 자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성품에서 나온다.
직업
"단 한 번도 의심한 적 없다. 나는 코미디를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 뭐랄까 직업으로서 확신이 든다. 코미디야말로 내 직업으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다. 왜나면, 너무 하기 싫을 때가 많다. 하기 싫어야 직업이지, 좋으면 취미지"(165)
직장인 치고 일 좋아하는 사람 몇 명 될까?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거지. 천직이라는 말이 있지만 옛말이다. 그냥 참고 하는 거지. 싫을 때가 얼마나 많나. 그래도 출근하는 이유는 다른 선택이 없지 않나. 많은 직장인의 생각일게다. "하기 싫어야 직업이지, 좋은면 취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