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에 재훈을 태우고 슈퍼에 들려
그의 집에 도착하니 6시
오랫만에 와 보니 여기도 가뭄의 영향으로 집앞 개울이 많이 말라 있더랍니다.
저녁을 끝내고 개울에 설치한 어항을 살펴 보러 간 김에
석포 마을까지 한 밤의 별들과 함께 산책하기로 했는데...
참새들이란....
늦게까지 열려 있던 재훈의 단골집 매상을 올려주어야 한다는 핑계로
족발과 소주 한잔...
그리고 덤으로 3년짜리 묵은지를 잔뜩 얻어 왔답니다.
맨발에 슬리퍼 신은 내 발을 보호하기 위해 양말도 한켤레 기증받고...
10/15(목)
8시 30분 승부역이란 작은 역으로 달려 간 후...
10km되는 승부부터 분천까지의 낙동 정맥 트레일 왕복!!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20km정도야 원주 걷기대회에서도 여러번 경험했고.... 까짓거..
길도 널널한 재무시(GMC)길이니... 했는데..
어랍쇼!!
이건 산책이 아니라 본격적인 산행이더랍니다.
애고.. 우린 이런 것 절대 못하지..
재훈도 처음이라는 마지막 능선을 오르는 나무계단 오름길에선 어지러워 죽겠다며 옴살을 떠는통에
능선 위에서 쉬고 만장 일치로 다시 돌아가기로 합의합니다.(10시)
근데, 천만다행으로 능선의 배바위 고개 쉼터에서 핸드폰이 터져 알아보니
분천에서 2시 반경 승부로 가는 기차가 있답니다.
옳커니!!
아마도 앞으로는 오르막길은 없을 듯하니 분천에서 점심 사먹고
오랫만에 기차도 타 보며 승부역으로 돌아가기로 다시 한번 만장일치..
(분천역)
남향 내리막길은 단풍이 일렀으나 하산 길에 만나는 계곡들이 매우 조용하며 물도 깨끗했고,
곧 이어 몇 가구 사는 비동마을부터는 찻길이 이어져 분천역에 도착하니 12시 30분이 되었답니다.
상상도 못하게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있습니다.
우리가 촌놈이지...
이 곳이 협곡열차와 눈꽃열차, 그리고 순환 관광 기차의 중심지인지 상상도 못했는데...
촌스런 단층의 낮은 스레이트와 함석 지붕집들이 점점 카페와 식당들로 바뀌고 있는 중입니다.
'산타 마을'이라는 콘셉!!
겨울엔 많은 눈을 이용해 크리스마스 장식을 가득해 놓고
눈 썰매장, 레일 바이크, 기타 각종 오락거리로
아이들의 동심과 연인들의 사랑을 훔치는 장소로 유명하다는데...
그러니 나에게 해당 사항은 하나도 없고,
단지 이 부근에서 2년간 군대생활했던 아련한 기억이 더 떠오를 뿐입니다.
우선 먹거리 장터에서 의외로 맛있는 봉화 할매의 칼국수에 감동 받은 후..
아주 작은 동내와 역 구내를 서성거려 봅니다
첩첩 산중의 오지를 즐길수 있게 기획한 코레일 임직원에 박수를...
앞으로 보다 많은 도시 인근의 아줌마들이 대형 식당에서 수다 떠는 횟수를 즐기고
이런 곳을 많이 찾아 지역경제도 살리고 정서도 순화시켰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