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것들 시켜서 하거라
장석민
오랫동안 아파트에 설치된 공청 안테나에 의해 TV를 시청해 왔는데 가끔씩 TV가 안 나와서 관리사무소에 문의하니 장비가 노후되어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고민 끝에 요금을 내더라도 인터넷 TV를 설치하자 하여 인터넷 TV를 설치하게 되었다.
인터넷 TV를 설치한 후 채널이 다양하니 TV 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지상파 방송만 나올 때는 그다지 볼만한 채널이 없으니 TV를 멀리 하고 살았는데 선택의 폭이 넓어진 후 채널을 검색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특히 스포츠 채널을 많이 보게 된다.
오늘도 오후에 TV를 켜니 테니스 경기 중계방송을 하고 있다.
US오픈 테니스 선수권대회 결승전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붙었다.
세계 랭킹 2위인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와 세계 랭킹 3위인 러시아의 다닐 메드베데프가 결승에서 만났다.
메드베데프는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인 스페인의 카를로즈 알카라즈를 꺾고 결승에 올라온 선수라고 한다.
두 선수는 결승전답게 공방이 치열하다.
장장 3시간 20여분 경기를 했는데 노박 조코비치가 3대0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 했다.
노박 조코비치는 역시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대단한 선수를 2018년 호주오픈대회에서 우리나라 정현 선수가 16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이긴 적이 있었다.
그때는 굉장한 뉴스거리였다.
노박 조코비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Grand Slam)을 달성한 선수다.
그것도 논 캘린더 그랜드 스램을 달성한 것이다.
2015부터 2016년에 윌블던, US오픈,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대회에서 우승 하였다.
테니스에서 그랜드 슬램은 1905년에 시작된 호주 오픈 테니스 선수권 대회(하드코트), 1891년에 시작된 프랑스 오픈(클레이 코트), 1877년부터 시작된 윔블던 대회(잔디코트), 1881년 시작된 US오픈(하드코트) 대회에서 모두 우승 것을 말한다.
그랜드 슬램에도 종류가 있는데 그 구분은 이렇게 되어 있다.
○캘린더 그랜드 슬램 : 한 해에 4개 메니저 대회를 모두 우승한 경우.
○논 캘린더 그랜드슬램 : 같은 해는 아니지만 메이저 대회를 4번 연속 으로 우승한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 : 선수 생활 동안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한 경우.
○골든 그랜드슬램 : 한 해에 4개 메이저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 한 경우
○커리어 골든슬램 : 선수 경력 동안 그랜드슬램 타이틀과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경우.
○슈퍼 슬램 : 4대 메이저 대회와 연말 챔피언십에서 모두 우승하는 경우.
그랜드 슬램 달성 선수를 살펴보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 선수는 남자 8명, 여자 10명이 있으며, 논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여자 3명, 남자 1명이다.
남자 선수는 노박 조코비치가 유일하다.
또한 커리어 골든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남녀 통틀어서 독일의 슈테피 그라프뿐이다.
그랜드 슬램(Grand Slam)이라는 말은 본래 트럼프 카드 게임 휘스트에서 사용되던 용어라고 하며 한 번의 게임에 가능한 모든 13개 트릭을 다 가져하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 방에 싹쓸이’리고 해야할 듯하다.
그 용어가 야구에서는 만루홈런의 공식 명칭이 되었고, 테니스에서는 주요 메이저 대회 4개를 말하고 있으며, 스포츠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귄위 있는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그랜드 슬램 달성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그랜드 슬램을 달성 하면 선수 개인의 명예는 물론이거니와 그 나라의 위상도 올라간다.
우리나나는 일부 몇 종목을 제외하면 스포츠에서는 강국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중계방송을 보면서 우리나라 선수도 저렇게 메이저 대회에서 상위권에 들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되었다.
나는 중학교 다닐 때 처음으로 정구라는 경기를 보았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 정구부가 있어서 같은 반 친구가 정구 선수로 활동을 하였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때는 축구 선수였는데 중학교에 오니 축구부가 없어서 정구부에 들어가 정구 선수가 되었다.
후에 고등학교, 실업팀에서는 테니스 선수로 꽤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정구는 테니스와 거의 비슷하다.
다만 정구공은 테니스공과는 다르게 겉 표면이 매끄럽다.
라켓이 테니스 라켓보다 약간 좁다.
정구 선수들이 나중에 테니스 선수가 되어 이름을 날리기도 하였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 출신 중에 한국 테니스 국가 대표가 몇 명 나왔었다.
특히 남원 출신 중 가장 유명한 테니스 선수는 여자 프로 테니스 선수 1호인 이덕희 선수다.
1953년생인 이덕희 선수는 1970년대에서 1980년대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다.
중학교 다닐 때 이덕희 선수가 남원의 어느 테니스 코트에서 연습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테니스 코트는 학생(선수)들도 연습하던 곳이어서 친구가 거기서 연습한다고 해서 보러 갔다가 이덕희 선수의 연습하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여자 선수인데도 굉장한 파워가 있고 신체가 단단해 보였다.
라켓에 맞은 공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다.
그 매력 때문에 테니스를 치는 것일까
예전엔 테니스 코트가 많았다.
동네에도, 아파트 단지 내에도, 각 관공서에도 테니스 코트가 많이 보였다.
어느 순간, 차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테니스 코트를 없애고 모두 주차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젊었을 때는 테니스 배운다고 한동안 라켓 들고 왔다갔다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참 재밌었다.
생업에 쫓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이제는 과격한 운동 할 나이가 아니니 테니스는 구경만 하고 있다.
요즘엔 산책, 높지 않은 산에 등산하는 정도만 하고 있다.
테니스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1885년 영국군이 거문도 점령 시 주민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그 후 구한말에 미국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테니스를 보급하려고 고관대작들에게 테니스를 배우라고 하면서 테니스 경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경기를 해 보라고 하니
“야 이놈들아! 저렇게 힘든 것을 나보고 하라는 말이냐. 저 아랫것들 시켜서 하라고 하거라” 했다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
모든 운동이 힘들지만 테니스도 굉장히 힘든 운동이다.
둘이 서로 가볍게 랠리를 하면 힘들지 않겠지만 시합은 서로 이기려고 하다보니 상대방이 받기 어려운 곳으로 공을 보내므로 그것을 받으려고 쫓아다니다 보면 금세 땀이 줄줄 흐르고 힘들게 된다.
오랜만에 테니스 경기 중계방송을 보면서 테니스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우리나라 선수 중에서도 세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선수가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첫댓글 웃픈 에피소드네요.
아랫것들이나 하라고 시켰던 스포츠나 노래와 춤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는 코리아,
세상이 이렇게 변할 줄?
윤슬 주간님!
감사합니다.
'양반은 물에 빠져도 개헤엄은 안친다' 라는 말이 있듯이
체면을 중시하고 살던 때라서 그랬을까요
힘든 테니스를 쳐 보라고 하니 선뜻 할 생각이 안 났겠지요.
세월의 흐름 속에서 모든 것은 바뀌고
미래에는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게요. 양반이 할 짓은 아니고 아랫것들이나 하는 거 맞네요.^^
開東 선생님!
감사합니다.
예전에 아랫것들이나 하던 짓 들이 현대사회에서는 부와 명예를 가져다 주는 짓이 되었지요.
ㅋㅋㅋ
장 작가님
테니스에 관심이 많으시군요
우리 집에도
테니스를 좋아하던 남편이
첫아이 돌잡이 상에
테니스 라켓을 올려왔던 생각이 떠오르네요
잘 읽었습니다.
敍琳 선생님!
감사합니다.
돌잡이 상에 테니스 라켓을 올려놓을 정도면
테니스 선수로 키울 생각도 하신 모양이네요
테니스도 젊어서부터 꾸준히 하면 좋은 운동이라는 생각입니다.
테니스 글랜드슬램의 종류도 여러가지군요.
고관대작들은 섹스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랫것들 시키지 않고 자신이 직접 하겠지요.ㅋㅋㅋ
잘 읽었습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테니스가 이 땅에 들어오던 그 당시 고관대작들은
무엇에 가장 관심이 있었을까요?
오늘날의 고관대작들은 또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요?
저런 사고 방식이 조선 멸망하게 되었습니다. 외교는 빵점이었고요 그시절 고종황제가 미국 대통령 딸을 초청 하였고
딸이 망나니 같은 행동을 했지요
임창순 선생님!
안녕하세요
역사는 되풀이 되고 어느 시대나 현인(賢人)과 우매한 사람은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날 되시기 바랍니다.
최근 들어 고궁을 여러 차례 다녀왔는데,
볼 때마다 자연과 어우러진 한국 고유의 건축미에 감탄하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18세기 이후 세상은 급변하고 있는데,
유교 이념과 형식논리에 사로잡혀 물고뜯고 싸우다 나라가 그 지경에 이른 것을 생각하면 개탄스러운 생각이 들곤 합니다.
문을 숭상하고 무를 경시한 사고방식이 운동 경기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드러난 사례가 웃기면서도 한심스럽기도 하네요.
화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우리 민족의 우수성도 여러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죠.
그렇지만 구한말의 부패한 위정자들로 인해 몰락하고 말았죠.
그 당시 천한 취급을 받던 분야가 현대사회에선 각광을 받고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