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교에서 바라본 온천천 야경
그저께 월요일에는 겨울비가 포근한 날씨 속에 봄비처럼 온종일 주룩주룩 내렸다. 부산도 월요일 하루 강수량이 50mm를 넘었다. 자정을 지나면서는 2시간 동안 폭우가 쏟아지며 46.2mm의 엄청난 강수량을 기록했다. 주중 5일 가운데 가야지 훈련이 있는 수요일만 해가 나오고 4일은 비가 올거라고 하니 주간 강수량이 150mm는 족히 넘어설 것 같다. 겨울철인 12월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니 기상 이변인 것은 틀림이 없다. 심지어 침수로 인한 안전사고를 우려해 온천천의 산책로까지 통제한다는 안전 문자까지 오니 마치 여름 장마철을 사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겨울 추위를 막아 주는 장갑과 목도리에 우선해 우산을 챙겨 출근해야 하는 주간이다.
오랜만에 운동장 수업 대신에 컴퓨터와 프로젝터가 구비되어 있는 실내 특별실에서 겨울철 안전수업을 하였다. 세월호 사건으로 안전 문제가 사회적, 국가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면서 초등학교 체육 교육과정에서도 단원명이 여가 활동에서 안전 생활로 바뀌었다. 안전제일이라는 말도 있듯이 안전이 확보되어야 여타 신체 활동도 원할하게 수행할 수가 있다. 安全이란 단어가 참 마음에 든다. 모든 것(全)이 전적으로 부족함이 없이 100%(all) 갖추어져 편안한(安) 상황이 되었을 때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안전이 체육책의 마지막 단원에 배치되어 있지만 가장 비중 있게 다루면서 학생들에게 안전의식을 확실하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5학년 체육에서는 응급 처치와 빙상, 설상 안전사고를 다루고 있다. 나의 안전수업을 받은 아이들이 겨울 추위를 즐기더라도 일상생활 중이나 스케이트, 스키와 같은 운동을 할 때 안전사고에서 무사하기를 소원한다. 아이들한테는 안전제일을 아무리 강조해도 잔소리가 아니다.
아이들한테는 안전 생활을 강조했는데 정작 자신은 큰 화분을 혼자 옮기는 무모한 행동으로 허리를 다치는 화를 자초할 뻔했다. 자기모순의 우를 범했다. 비가 와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화분을 빗속에 내놓다가 허리를 다칠 뻔했고 그로 인해 혹시나 허리 통증으로 이어지지 않나 하는 걱정도 하였다. 삶이란 인과의 연속인데 비가 원인이 되어 무거운 화분도 옮기고 또 이것이 원인이 되어 허리를 다칠 뻔했다. 원인이 좋아 보이더라도 결과까지 항상 좋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길 때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화려한 독버섯을 몸에 좋은 식용 버섯으로 오인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한다. 그래야 허무한 고생의 늪에 빠지지 않는다. 안 해도 될 개고생은 슬기롭게 피하면서 영리하게 살아야 한다.
오늘 가야지 수요 훈련에는 6명의 회원이 출석했다. 회장님 풀코스, 달리마, 레지에로, 이종철 샘, 김성옥 샘, 태암 등이다. 오늘은 모두 가볍게 달렸다. 나도 컨디션이 떨어져 2km만 달리고 스트레칭을 길게 했다. 훈련팀장 꾸니 샘과 달하니 샘이 개인 사정으로 나오지 못하셨다. 두 분이 빠지니 달리는 형세가 마치 古家의 든든한 두 기둥이 빠진 듯 엉성하고 불안하다. 텃새처럼 언제 출석해도 볼 수 있는 개근 회원이 10명은 되었으면 좋겠다. 한 자리수 출석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다. 그래도 오늘은 운동장에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날씨로 인한 싸늘함은 없었다.
이종철 샘과 김성옥 샘은 먼저 가시고 나머지 4명 회원이 소방서 건너편 <교촌치킨>에서 식사를 대신했다. 최근에 이사를 하고 훈련에 복귀한 회장님이 한턱 쏘셨다. 날개를 많이 먹어 새처럼 날아오를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연말이 다가오는데다가 학년말이어서 다들 일과 행사가 많은가 보다. 오늘의 허전함은 다음주 수요일 가야지 망년회 행사로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자주 뵙지 못했던 분들도 만날 수 있는 흥겨운 <가야지의 날>이 되기를 바란다. '가야지, 힘!' 대신에 '수요일, 만나자!'를 외쳐 본다.
異常暖冬
半島大氣下剋上
一星將軍十二月
孟冬威力滿不振
北風希鈍山川春
冬將軍得關節炎
溫暖氣團不可推
寒冷前線無氣力
暖冬亂世雪山戀
이상난동
한반도의 대기가
하극상이다.
일성 장군
12월이
초겨울의 위력을
제대로 떨치지 못한다.
북풍은 날이 무디어졌고
산천은 봄날이다.
동장군이 관절염에 걸려
온난 기단을
밀어 올리지 못하고
한랭 전선이
힘을 쓰지 못하다 보니
따뜻한 겨울 어지러운 세상
눈 덮힌 산이 그립다.
不擧重盆
異常暖冬冬雨降
拿出花盆淋着雨
比我還重大型盆
獨力擧遷腰筋驚
脊椎身柱要大梁
瞬間不察凡乎傷
千萬多幸免變故
不擧重盆最善策
무거운 화분은 들지 마라
이상난동으로
겨울비가 내린다.
화분을 꺼내
비를 맞치느라
나보다 더 무거운
큰 화분을
혼자 힘으로 들어 옮겼더니
허리 군육이 놀란다.
등은 몸의 기둥이고
허리는 대들보인데
한순간의 불찰로
하마터면 다칠 뻔했다.
천만다행으로
변고를 면했는데
무거운 화분은 들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첫댓글 훈련장을 늘 지켜 주시는 수요훈련지기님의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