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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충북불교를 사랑하는 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이암 전철호
자승 스님 “하나님이 어디에 계신지 아십니까?” | ||||||||||||||||||||||||
순금 십자가 들고 찾아간 성당서 25년만의 법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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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25년 만에 법문을 했다. 성당에서다. 스님은 성당의 형제‧자매들에게 자기만족과 나눔‧마음을 강조했다. 스님은 직접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하며 성호경을 그려 보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아조르나멘토(aggiornamento, 교회의 현대화), 시스티나 성당 ‘천지창조’에 담긴 의미 등 스님이 풀어놓은 가톨릭 지식들은 형제‧자매들의 탄성과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대중과 교감 위해 순금 십자가 준비” 자승 스님은 11일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에서 ‘이웃종교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은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매달 격주 수요일마다 열고 있는 가톨릭 신앙강좌의 일환이다.
“아조르나멘토 없었다면 오늘 자리 없었을 것” 스님은 “1962년을 전후로 4년 동안 2400명 주교들이 가톨릭을 리모델링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없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까지 가톨릭은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님은 “가톨릭에서 구원을 빼고는 교리를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누가 내게 구원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했다. 한 신자가 구원에 대해 말했다. 스님은 그에게 십자가를 줬다. 그는 “앞의 형제를 따라 나도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스님은 “이 십자가는 다른 사람에게 주라는 것이 아니다. 남은 3개는 구원을 위해서 직접 간직해 달라. 너무 앞사람만 따라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대중의 웃음이 이어졌다. 자승 스님의 구원은 “하나님만의 고유 권한” 스님은 “내가 이해하는 구원은 불교적 관점에서 하나님과의 협상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만이 가진 고유권한이 구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스님은 “구원 받기 위해서 기도를 하고, 하나님을 찾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스님이 물었다. “집 팔아 돈을 많이 바친다고 구원을 받습니까?” 대중이 답했다. “아니요” 스님은 “나는 믿음과 은총과 선행 등이 함께 해야 구원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또 회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먹고 살 터전 있다면 그게 복” 스님은 “회향은 비행기를 되돌리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 대중을 큰웃음 짓게 했다. 스님은 “복(福)은 보일 시(示) 변에 입 구(口), 밭 전(田)으로 이뤄진 글자이다. 눈으로 봐서 한 사람 입에 풀칠할 밭대기가 있다면 복 받았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먹고 살 터전을 갖고 있다면 그것이 복이다. 그 이상은 욕심이다”라고 했다. 스님은 “나와 내 가족이 먹을 것 이상은 이웃과 함께 회향하고 (사회에) 되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안행비직, 그 이상은 욕심” 스님은 ‘안행비직(眼行鼻直)’을 본보기로 들었다. 스님은 “눈은 행으로 되어 있고 코는 수직으로 돼 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느냐? 십자가 같겠지만 절대 정답은 아니다”라고 했다. 대중이 또 한 번 웃었다. 스님은 “눈은 제자리에 있고 코는 눈 아래 있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말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을 못 보는 사람의 평생소원은 앞을 보는 것이다. 말 못하는 사람은 말하는 것이 소원이다. 듣지 못하는 사람은 듣는 것이 평생소원이다. 보고 듣고 말하는 것 이상은 욕심이다”라고 했다. 스님은 “건강한 몸으로 남을 돕는 것이 회향이다. 그러면 구원이 온다”고 했다. “회향 없다면 구원도 없어” 스님은 “회향은 물질과 육체를 떠나 기도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에게 기도를 통해 정신적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나보다 못한 이에게 돌려주는 것이 회향이다. 회향이 없다면 내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구원은 없다”고 했다. “종교평화선언과 용서의 날, 가치 무한”
“가톨릭 존경 받는 것은 자기반성 덕분” 스님은 “가톨릭 신자들이 (사회로부터) 존경 받는 것은 아무도 할 수 없는 자기반성과 선언 덕분이다”고 했다. 이어 “(가톨릭은) 한국사회 풍속과 문화를 받아들이고 다른 종교와 대화의 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가톨릭이 한국사회에서 급성장했다고 본다”고 했다. 스님은 전면에 큰 시계를 두고도 대중에게 시간을 물었다. 그러더니 “형제‧자매를 보느라 큰 시계가 있는데도 몰랐다”고 했다. “하나님은 어디? 우리 마음에” 스님은 김수환 추기경과 한 어린이의 대화를 본보기로 들었다. 한 아이가 추기경에게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느냐”고 물었다는 이야기이다. 스님은 “가슴을 가리키며 하나님은 가슴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후세계에 대해 설명했다. “모든 것이 갖춰진 천국에만 있다면 무료하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아픔이 없으면 행복은 없다”고 했다. “왜 기도하느냐고 묻는다면?” 스님은 남악회양과 마조도일 선사의 일화를 설명했다. 좌선만 하던 마조 스님에게 남악회향 선사가 돌을 갈아 보이며 거울을 만든다고 했다는 이야기이다. 스님은 “참선만 한다고 어떻게 부처가 되느냐는 뜻을 가진 이야기”라며 “어리석은 사람은 부처를 찾고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찾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레를 움직여야 할 때, 수레에 채찍질을 하겠느냐? 소에게 채찍질을 하겠느냐?”며 “여러분의 기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오늘 내 이야기가 여러분의 종교에 큰 힘이 돼 모두 구원을 얻길 바란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