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3년 4월 12일(수) 저녁 8시
대상 : 부산 해운대
해운대 센터 아이들이 새롭게 선택한 책은 '약탈자들'이다. 책의 부제를 '폭력은 빈곤을 먹고 자란다'이다. 부제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의 가난한 나라들(국민들)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우리는 단순히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문제는 먹고 입고 사는 문제들로만 이해한다. 하지만 책의 저자들은 그런 나라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뒤에 엄청난 폭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녀석들에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돌아오는 대답은 간단하다. 책장에 이 책이 많이 꽂혀 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지난 책에 이어서 자신을 벗어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센터 녀석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이런 부분에 대해선 거의 관심이 없다. 아니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생각 자체가 없다. 그래서 이런 책들이 녀석들의 생각과 경험, 사고를 넓혀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녀석들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장의 제목은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이다. 그러니까 가난한 나라와 도시들 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가난이란 이슈만을 보지만, 실상은 그 이면엔 엄청난 폭력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녀석들은 그런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냥 알지 못했던 나라들, 도시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어서 좋았다는 정도.
그래서 많은 시간을 저자가 진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보는데 할애했다. 항상 안타까운 것은 문해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글을 읽지만, 그 글을 통해서 저자가 진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지 못한다. 가장 많은 반응이 그런 나라와 도시에서 태어나지 않아서 감사하다는 정도. 저자가 그것을 일깨워주기 위해서 이 책을 저술했을까? 또한 그것이 또 하나의 폭력이 될 수 도 있음을 지적했다. 우리에에게 필요한 자세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온통 자신에게만 빠져 있는 녀석들에게 세상을 더 넓고 크게 그리고 깊게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나누었다. 말초적인 것들에서 벗어나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 책을 통해서 녀석들의 마음과 생각이 더 넓어지길 소망한다. 그리고 그곳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대한민국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기를 이야기함으로 수업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