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
" 성찬아. "
믿기지 않는다는 눈초리로
은재는 축 늘어진 성찬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 야- 성찬아!!!!! 성찬아!!!!!!! '"
친구녀석들이 하나씩 멀어져 가고있었다
엄청난 두려움이 은재를 덮쳐왔다
시체처럼 피투성이가 된채 누워있는 성찬과
뒷걸음질치는 친구녀석들이 무서웠다
눈앞에 아득해지며
머릿속은 온통 미진으로 가득차버렸다
*
최고로 분주한 한시가 되자
손님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앉을 틈도없이 주문이 쇄도했다
그나마 쉴수있게된 미진은
카운터에 앉아 핸드폰을 열었다
왠 낯선번호의 메세지가 도착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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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6859934
은재
정학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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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메세지에 꽤나 놀란 미진이였지만
내가 알바 아니라는듯 핸드폰 폴더를 닫았다
딸랑-
" 어서오세요 "
문앞에는 키가 작은 중년의 여인이 서있었다
중년의 여인은 말없이 미진을 뚫어지게 바라보기만 했다
" 앉으세요 손님 "
" 아가씨가 미진이유? "
*
딸칵
조심스레 그녀의 앞에 커피잔을 내려놓는 미진
엄숙한 분위기가 흘렀다
중년의 여자는 말없이 커피잔을 들고
몇모금을 홀짝이더니만 입을 열었다
"......."
" 은재 언제부터 알았어요? "
" 네? "
" 우리 은재. 언제부터 알았냐구요 "
" ...... 거의 일년이다되갑니다 "
" 은재가 아가씨 얘길 참 많이해요- "
창가를 바라보며 다시 커피잔을 드는 여자
괜스레 긴장한듯 미진이
삐질삐질 땀을 흘리고있었다
" 그런데 아들내미가 아가씰 만나고부터
외박도 잦고. 문제도 많이 일으킵디다 "
"....... "
한숨쉬듯 말하는 은재의 어머니의 말에
미진은 아무말도 못하고 입술만 깨물었다
" 어제는 담임선생님한테 전화가 왔어요
정학이라고 하데요
친구녀석 하나를 때렸나본데
중태라나봐요 "
"................."
" 경찰서에 갔더니
울면서 나한테 얘길해요
..... 누나가 그렇게 보고싶다고
...... 뜬금없이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내 다리를 잡고 빌데요 "
그녀는 괜히 죄책감을 느꼈는지
고개를 숙이고 아무말도 못했다
그런 미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재의 어머니는 가끔식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쳐내며
말을 이어갔다
" 우리 은재. 그렇게 나쁜녀석이 아닌데
그렇게 문제아가 아닌데
아가씨 만나고부터 달라진건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어요 "
" ......... "
" 아가씨 "
" .. 네? "
" 우리 은재. 아직은 포기하기에 일러요
대학도 가야하고. 나중에는 취직도 해야하는디
저렇게 떼를 써요 "
" ......... "
은재의 어머니는 금방이라도 봉투하나를 내밀 기세였다
그런거에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미진이였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은재와 헤어지라는 강압이였다
물을 뿌리고 머리채를 휘어잡지않아도
훨씬 가슴속 깊은곳에 아프게 박힌 말이였다
눈앞이 뿌옇게 변하면서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렇게
뜨겁게 은재를 사랑했다는걸 알았다
" 은재는 아가씨 많이 사랑하는것 같아요
........... 아가씨도 은재 사랑해요? "
"........... "
"..........."
"............ 네....."
" 유감이지만은........
........... 참 미안하게 ?楹六?
....... 맘같아선 봉투라도 내밀고 싶지만
내가 워낙 궁핍해서 말입디다 "
" 아. 아니에요 어머니 "
미진이 애써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슬픈마음은 애써 삼킬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만큼은 숨길수 없었다
" 며느리를 맞이하기에는
내가 아직 젊어요...
........ 아가씨가 잘 알아들었을거라고 믿어요 "
커피잔을 비운 은재의 어머니는
가방을 챙겨 그녀의 등을 두어번 토닥이더니
카페를 나갔다
*
" 흐흐으... 흐으윽... "
무릎에 얼굴을 쳐박고 탈의실에서
맥이빠지도록 운지 벌써 세시간
아무리 눈물을 짜내봐도
은재를 도저히 잊을수가 없었다
울면 울수록 잠바를 걸쳐주던
은재의 얼굴이 더욱 선명하게 살아났다
그냥 이렇게 울다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물에 잠겨 죽었으면 좋겠다고....
*
요즘들어
음식만 먹었다 하면 모두 토해내고
복부가 미친듯이 아프길래
상숙과 함께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산부인과엘 찾아갔다
" 미진이 니. 맘 단단히 먹으라 "
"......... "
인상을 팍 쓰고 미진을 진찰실로 떠미는 상숙이다
안경을 쓴 여의사가 미진을 반겼다
" 어서오세요 "
"........ 검사좀 받아볼수 있을까요 "
" 그럼요. 이리오세요 "
그녀는 초조한 마음으로 침대에 올라 옷을 걷었다
심장이 어찌나 크게 뛰던지
의사에게까지 들릴 정도였다
걱정이 되는지 이마에 손을 얹고 눈을 감아버리는 그녀
배에 질척한 느낌이 와닿더니
의사가 입을 열었다
" 임신이네요- 형태는 뚜렷하지 않지만
일개월 하고도 이십일 정도 지났습니다 "
" ..... 뭐...... 뭐라고하셨어요 "
" 임신하셨습니다 "
의사는 뭐가 그리 좋은지 벙글벙글 웃었다
믿을수 없던 미진은 초음파사진까지
뚫어져라 쳐다보며 태아를 확인한뒤에
넋이나간 표정으로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촛점없는 눈으로 멍하니 진찰실을 나오는 미진에게
달려가는 상숙
" 뭐라카노- 니 임신이가?! "
"........... "
미진이 입술을 꾹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니 미쳤나!!! 니 증말 그 머스마하고 잤나?!!! "
"........"
눈물을 가득 머금고 미진이 다시한번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 와- 나 돌아버리겠다!!! "
정작 놀라야 할건 미진이였는데
상숙이 더 펄펄 뛴다
" 아니제. 니 지금 거짓말하는거제!!! "
" ................ "
결국 눈물을 떨구며 그녀가 도리질했다
" 니 뱃속에 있는 아가
그 고등학생 아 맞나?!! "
" ..............."
믿을수 없었지만 사실이였다
스르륵 하고 미진이 주저앉아버린다
" 니 이제 우짜노!!
어쩔낀데!!! 우쩜 그렇게 생각없이 행동하나
진짜 미쳐불겠다!!! "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상숙의 목소리는
귀에 들어오지않았다
뱃속에서 생명이 자라고있다는 사실에
절망스럽고 슬플뿐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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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두완결기대할게요!헤헤팬도리님잘보구가요~
하하 네 감사합니다 해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