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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봉봉미미
(지난 이야기)
1. 자취방 귀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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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묘한 폐지 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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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입원병원의 귀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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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만년대학생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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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행님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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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할아버지의 손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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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비 오는 날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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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분신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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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동생의 자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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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악마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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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사랑받는 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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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가위 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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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택시의 귀신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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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얼떨결에 퇴마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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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홍시들? 잘들 지내고 있어?
현실이 공포라 그런지
요즘 내 사랑 홍콩방이 영 한산하네?
**오전내내 글을 썻는데, 날아가 버렸어....
이야기에 텐션이 좀 떨어졌더라도 이해해줘...ㅜㅜ
** 여러분의 댓글은 필자를 우쭐하게 합니다.
고등학생 땐가? 대학생 땐가?
하루는 엄마를 따라 배드민턴 클럽에 갔어.
(우리 엄마 A급임. 배드민턴 썩은물임.)
엄마한테 신나게 농락당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게임하러 간다고 가버리는 거야!!!
나는 엄마 기다리는 게 너무 지루해서, 엄마랑 친했던 삼촌한테 무서운 이야기 해달라고 졸라댔어.
이 삼촌은 유지태 느낌의 굉장히 젠틀하신 분이었어.
엄마한테도 꼬박꼬박 여사님~하고 부르고 예의바르게 굴어서
우리 엄마가 굉장히 예뻐하는 삼촌이었지.
한참 어린 나한테도 함부로 하지 않고 상냥하게 대해주셨고.
여튼 유지태 느낌나는 삼촌이니까 지태삼촌이라고 할께.
지태 삼촌은 잠시 곰곰 생각하시고는 무서운이야기 말고 신기한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하셨어.
그리고 지금부터는 삼촌 이야기야.
지태 삼촌한테는 진짜 친한 동네친구(부랄친구)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 중 한명이 감전사고로 일찍 저세상으로 가셨대.
남은 가족들이 원래는 화장하려고 했는데,
지태삼촌이
아직 애들도 어린데다가
나중에 힘든 일 있고하면 기댈 수 있게 매장을 하라고 조언했어.
결국 지태 삼촌의 조언대로 매장으로 결정됐고
ㅂㄹ 친구들은 내내 장례식장을 지키며 남은 가족들을 도왔지.
장지로 관을 이동하는 그 날은 굉장히 덥고 습한 여름이었어.
운구는 당연히 동네친구들이 맡았고, 장지는 고향동네의 산 중턱이었지.
한참을 묵묵히 산길을 오르는데,
맨 앞에서 관을 들고 가던 친구A가 너무 힘들다고 잠깐 쉬자고 하는거야.
지태 삼촌은 운구 도중에 절대 멈추면 안되는 거라며 다하고 쉬자고 했는데,
맨 앞에 그 친구가 제멋대로 멈춰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잠깐 멈췄다고 하더라고.
(도중에 관이 땅에 닿으면 안된다고 함)
어쨌든 잠깐의 해프닝은 있었지만 무사히 장례 절차가 끝났어.
지태삼촌과 친구들은 가는 길에 돌아가신 친구분의 부모님 댁에 잠깐 들렀어.
친구 아버지가 굉장히 특이한 분이셨는데,
무당은 아닌데 법당같은 걸 차려놓고 혼자 기도도 하시고 주문도 외우시고 하는
도사같은 분이셨대.
여튼 친구 아버지 스몰토크 좀 나누다가
밥 한끼 얹어 먹고 나왔어.
지태 삼촌이랑 운구할 때 쉬자고 했던 친구A는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었어서
버스를 타고 돌아가야 했는데,
장례식 내내 너무 힘들어서 그 날은 여인숙에서 자고 첫차타고 이동하기로 했어.
그렇게 기절하듯이 잠이 든 지태삼촌은 갑자기 한밤중에 눈이 떠졌다고 해.
여인숙에 에어컨이 형편이 없었나봐.
너무 더워서 일어난 김에 냉수 한사발 먹고 다시 누웠는데
갑자기
몸이 바닥으로 추~욱 가라앉는 느낌이 들더라는 거야.
추락하는 느낌이 아니고 모래수렁에 몸이 가라앉는 것처럼 서서히 가라앉는 느낌.
지태 삼촌은 너무 이질적인 그 느낌에 눈을 떴는데,
맙소사.. 눈 앞에 저승사자 얼굴이 떠 있는 거야.
삼촌이 본 저승사자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검은 갓을 쓰고 있었고
호남형이었는데, 머리만 허공에 둥실 떠서는 아무표정 없이 삼촌을 쳐다보고 있었대.
(호남형이었다는 말만 수십번 함)
꿈처럼 흐리다거나 하지 않고, 실제 사람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또렷하고 존재감도 확실했대.
지태삼촌은 머리만 둥실 떠있는 그 저승사자랑 눈을 마주친 채로 그대로 굳어버렸어.
말 그대로 굳.어.버린거야. 온몸을 포박당한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어.
그런데 이게 또 가위눌림과 다르게 얼굴 이목구비는 자유롭게 움직이더래.
몸을 움직여보려고 한참을 끙끙거리다 보니, 팔이 움직여 졌다네?
(참고로 친구는 방을 따로 잡음)
삼촌은 휴대폰을 집어들고 낮에 뵜던 친구아버지한테 전화를 걸었어.
(그 친구아버지가 영적인 부분에서 해결사 역할신 듯.)
한밤중이었는데도 거의 바로 전화를 받으시고는,
전화 올꺼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무슨 일이냐고 물으셨어.
아부지.. 저 지금 저승사자가 보입니다.
저승사자가 어쩌고 있냐.
머리만 보이는 데 무표정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래? 지금 기도 들어갈테니까 잠깐 기다려봐라.
그러고는 끊으셨대.
삼촌은 그렇게 몸이 굳은 채로 무려 2시간가량
저승사자와의 아찔한 아이컨택을 했어.
(눈 앞쪽 천장에 시계가 있어서 시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함)
옆방의 친구놈은 전화를 받지도 않고,
(무쓸모)
온몸에서는 땀이 비오듯이 흐르는데,
저승사자가 자기를 데리러 왔나 싶기도 하고
이대로 죽는 건가 싶기도 하고
무서운데 덥고 짜증도 나고.
그러다가 눈을 깜빡이는 새에 갑자기 저승사자가 사라져버리더래.
그리고 동시에 몸이 풀리면서 쥐가 나더라는 거야.
그 때 핸드폰이 울렸고,
지태야. 나다. 지금도 보이냐?
아니요. 안보입니다.
그럼 됐다. 아직 안갔으면 내일 집에 들러라.
네. 아부지.
지태 삼촌은 전화를 끊고는 바람이나 쐬려고 창문으로 갔대.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쐬려는 순간,
바로 눈앞에 또 그 저승사자가 나타났대. (질척질척)
삼촌 얼굴에서 한뼘정도 거리에서 또 머리만.
삼촌은 그대로 뒤로 자빠져 기절.
아침에 자기 방문을 두드리는 A의 노크 소리에 깻고,
친구에게 간밤의 이야기를 들려줬어.
그리고 같이 친구아버지를 뵈러 갔지.
친구아버지는 기다리고 있었다며,
덥고 습한 여름에는 이승과 저승가 애매해지는 부분이 있는데
장례식에 가서 죽음을 잔뜩 묻히고 심지어 주관까지 했으니
저승사자가 보일수도 있었을 꺼라고 하셨어.
그리고 갑자기 삼촌한테 웃옷을 벗어보라고 하시고
삼촌 명치 쪽을 보시더니,
[그러면 그렇지.] 하셔.
도사아버지 말에 따르면, 명치 쪽에 좌우로 길게 선이 나있는 사람이 있대.
(살 접힌 주름 말고......)
그런 사람들은 전생에 현자였다는 거야..
그 뒤로 아무말도 없으시더래.
삼촌이랑 A는 그렇게 점심까지 얻어먹고는
온 김에 죽은 친구한테 다녀오기로 했어.
쏘주 한 병 사서 운구할 때 걸었던 산길을 똑같이 오르는데,
A가 자꾸 답답하다면서 못가겠다고 하더래.
물속을 걸어가는 것처럼 숨도 잘 못쉬겠고, 걸음이 무거워서 도저히 못가겠다며
자기는 여기서 숨 좀 돌리고 있을테니 지태 삼촌보고 혼자 올라가라는 거야.
삼촌은 알겠다고 하고, 혼자서 친구 묘에 소주를 뿌려주면서 말했어.
너 운구할 때 저 놈이 한번 멈췄다고 오지도 못하게 하냐.
아무리 그래도 장례 내내 고생한 친군데 그러면 안된다.
한참을 그렇게 달래면서 소주를 뿌리고 있으니
그제서야 사고뭉치 A가 올라오더래.
A도 남은 소주를 받아다 묘에 뿌리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나쁜놈이라고 막 투덜댔대.
그리고 산을 내려가는데 징징이 A가 삼촌한테 하는 말이,
아까 자기가 못가겠다고 앉아서 쉬었던 그 자리가 운구하다 멈춘 자리라고 하는거야.
그래서 자기도 이 놈이 오지 말라고 막는거구나 싶었다고.
그러다가 갑자기 괜찮아지길래 올라온거래.
그리고는 각자 사는 지역으로 돌아갔어.
그 뒤로 저승사자를 보거나 하는 일이 없었고.
나도 들은 얘기라, 좀 횡설수설 장황하지..?
실제로 들을 때는 사족+배경설명이 2배여씀. 나름 추린겨..
삼촌 생각에는
그 저승사자와 자기가 전생에 인연이 있었던 게 아닌가 했어.
저승사자 입장에서 보면,
망자를 데리러 왔다가
전생 지인을 만난거지!
이승저승 경계가 애매한 타이밍에 만나러 온 거.
그런데 삼촌이 이야기해줄 때
저승사자가 호남형이라고 백만번 말한거 보면...
아마... 이런거 아닐까?
(망상의 시작)
현자를 사랑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
세상의 이치는 알지만
누군가를 향한 자신의 감정은 몰랐던 아둔한 현자.
그렇게 이별했던 지난 생애...
남자는 저승의 존재가 되고서
다시 사랑했던 현자와 마주치게 되는데....
드라마 한편 써버림.
무섭진 않지만,
신기한 요소가 잔뜩 들어있는 이야기라서 가져와 봤어..!!!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줘!!
첫댓글 신기하네 진짜 여시글잘봤어!
아이컨택만 오래하다간거 신기하다~
잼다 고마워!
저승사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호감인? 모습으로 온다던데 진짜구나
ㅜㅜ 그래도 고생한 친구인데 넘하다
오 진짜 신기해 약간 무서워😱😱 시리즈 글 다 재밌다!ㅋㅋㅋㅋㅋㅋㅋ
호감형이라니 나쁘지 않네...
오오 진짜 신기하다 삼촌
죽은 사람들 되게 쪼잔하다 실수를 용납을 못하노..
와 첨부터 글 정독했어 ㅜ 다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