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어 보시는 분들께서는
상갓집에서 부의금 전달을 어떻게 하고 계신지?
안개가 짙은 토요일 아침
시골마을에 사는 보슬비가 살자기 여쭈어 봅니다.
요즘은 장례문화가
편리한다는 이유로
대부분 장례식장에서
죽은 자와 산 자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장례식장에 조문 갔을 때
부의금은 언제 내는 게 정석일까?
이곳저곳 문의해 보아도 정답이 없다.
나의 경우에는
빈소에 들어선 후
향이나 잔(때론 국화)을 올린 다음
절이나 묵념을 하기 전에
부의함에 부의금을 넣으며
부의함이 없을 경우에는
빈소 앞에 차려진 조그만 상에 부의금을 놓아둔다.
혹자는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부의금을 내놓기도 하고
또 다른 혹자는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빈소에서 나올 때 부의금을 내어 놓는다.
또또 다른 혹자는
빈소 밖에서 음식 먹을 때
상주가 와서 인사하면 그때 부의금을 전달한다.
결론적으로
부의금 전달하는 타임은 정답이 없다.
엿장수가 마음대로 가위질을 하듯이
문상객 마음대로 부의금을 전달만 하면 되지 않을까?
토요일 날 아침
할일없이 빈둥되는 보슬비가
쓰잘데기없는 생각을 해 본다.
어제는
고향 친구의 부친상 부고를 받고 고향엘 다녀왔다.
멀리 산다는 핑계로
부의금을 계좌이체 할까? 고민하다가
어릴 적 본의 아니게 가장이 되어
학업을 포기한 친구의 삶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주고 싶어
먼 거리이지만 직장에서 반차휴가를 내고 조문을 갔었다.
어릴적 한동네에서 살며
국민학교 2학년 때부터 4학년 때까지 한 반이었던 친구
친구 아버지의 직업은 외항선 선원
아버지가 일 년에 한두 번 배에서 내릴 때에는
친구의 호주머니가 두둑하여
경남도청 앞에 있는 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집에서
자장면과 야끼만두 탕수육을 실컷 먹게 해 준 친구였다.
그런데
국민학교 4학년 때
외항선원이었던 아버지가
마약 밀수에 연루되어 징역 5년을 선고받아
(그때 당시 건국 이래 최대의 마약 밀수 사건이었음)
친구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되어
친구는 5학년 때
국민학교를 중퇴하고
남포동 왕자극장 건너편에서 구두닦이를 하였다.
어려서 구두를 닦는 것이 아니라
왕자극장 주변에 있는 식당과 다방들을 들락거리며
손님들의 구두를 수거하여 갖다 주는 일종의 찍새였다.
보슬비가 중학교 입학 할 때쯤
친구는 구두닦이를 그만두고
유리잔(컵) 만드는 공장에 취직을 하여
입에다 가느다란 대롱을 물고
입바람을 넣어 유리잔을 만들다 보니
입술이 불퉁해져 아프리카 토인 입처럼 되었다고 얘기를 한다.
친구 아버지가 징역 5년형을 마치고 출감한 후 시작한 일이
(친구 아버지의 영어 회화 실력은 수준급)
부산역 건너편 텍사스 골목에서 잡화점을 열어
하야리야 부대 미군들과 부산항에 입항한 외국 선원들을 대상으로
생활필수품과 옷들을 팔아 부자가 되어 80년도 초
초량동 국토관리청 뒷편에 근사한 주택을 구입하고
친구는 아버지 밑에서 장사를 배워
최종학력이 국중퇴이지만 영어실력은 원주민 실력이다.
90년대 초반
친구 아버지는 은퇴를 하시고
가게를 친구가 물려받았는데
친구는 러시아 상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여
무진장 돈을 많이 벌어 5년 전 장사를 그만두고
지금은
미국 시민권자로 살고 있는 아들 딸 집을
일 년에 두 서너 차례 방문하여 놀다 오기도 하고
때로는
러시아와 유럽을 자주 여행을 다닌다.
어젯밤 10시쯤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보슬비에게
친구가 따뜻한 마음을 담아서 하는 말
"친구야!"
"내년 1월에 하와이 경유하여 본토 둘러보고
남미 쪽으로 2개월 여행 다녀오자!"라고 하는데
보슬비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라 쟈"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하고
내년 초
연차휴가 몽땅 사용하여
천국 밑인 999국인 하와이나 갔다 오자고 약속을 하였으며
친구가 하와이 경유 운운하는 것은
보슬비와 10년간 사랑을 나누었던 미제 여인
옛사랑을 찾아 줄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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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닥
희망을 갖게 해 주신
님의 고귀한 말씀에
머리 숙여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글을 막 열었는데
나갈 일이 생기네요.
좀 있다 볼게요.
좀 있다
보신다는 말씀
유효 기간이
언제까지 인지?
궁금합니다.ㅎㅎㅎ
보슬비님 내년에는 하와이 여행도 하시고 미제여인도 꼭 만나시길 바랍니다
얼떨결에 한 약속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 것이기에
지킬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헤어졌지만
원수가 아니기에
만날 수는 있을것 같습니다.
상상해 보는 것은 보슬비님의 자유이지예 ~
떠나간 그녀가 보슬비님만 생각하고 있어야 하는데,
믿을만한 그녀인가 싶네요.
제발, 헛물캐는 일이 아니었음 합니다.
저의
짧은 생각으론
믿을 만한 분이죠.
동 서양의
문화 차이 때문에
고부 갈등으로 인하여
헤어졌지만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제 여인이 아직 하와이에 산다면 만날수 있을겁니다
옛사랑 여인 만나면 절대로 후회 안할겁니다
미모는 사라졌지만 추억은 영원 합디다
내 경험입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친정이 하와이라
전 장모님도 뵙고
전 처남들도 보고
겸사겸사
옛 추억에 젖어보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리기에
찾아 가 보고 싶습니다.
후회 안한다는 말씀에
100% 동의합니다.
어쩐지 내년에는 보슬비 님께 좋은 일이 생길 것같은 예감이 들어서요.
하와이 옛사랑을 찾아서 기대만땅 이예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실텐데.....
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벌써 걱정이 앞섭니다.ㅎㅎ
보슬비님 어릴적 친구 이야기에
까맣게 잊고있던 골목 친구가 떠오르네요. 덕분에 글 하나 올리고 감사 마음 전합니다.
인심전심 이라고 할까요?
동시대를 살아 온
우리들의 삶은
양파처럼 벗겨도 벗겨도
많은 소재거리가 존립하기에
자금
우리들이 존재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연결고리로
글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년 바쁘시겠습니다.
좋은 일 많이 생기기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여유롭게
생활하시는
선배님의 일상 앞에서
저는
조족지혈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와이 여행
그림같은 해변에서
훌라 춤동작도 해보고
수영도 하고~
옛애인의 소식도 듣고
지금부터 잠 안오면
상상에 날개를
펼쳐 보셔요
와이키키 해변에서
낮에는 수영을 하고
밤에는 행위예술을 구경하고
그 때가
좋아다는 것을
이제서야 실감을 하니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이겠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