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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장흥 2010년 3월 22-23일
나는 남도 여행을 참 좋아한다. 남도의 넉넉함이 있고 넓은 황토길이 있고 그중에 내가 좋아하는것이 자운영이다. 4월말경이면 논에 뿌려진 자운영들이 꽃무리를 이루어 피어나면 그 처럼 아름다운 모습이 또 있을까? 자운영은 모심기 전에 갈아 엎어 거름으로 사용하는 관계로 남도의 곳곳에 일부러 자운영 씨앗을 논에 뿌려 심는다. 이른 봄에는 나물로도 먹을수 있고 꽃도 아름답게 볼 수 있고 논에는 질좋은 퇴비로 사용 할 수 있으니 ......
자운영 꽃이 몇송이 피어 있었다. 논 한자락에 자운영이 가득하니 푸르름을 더 해준다. 언젠가 남도여행 갔을때 젊은 친구가 자운영나물로 된장무침을 해주었는데 밥을 비벼먹으면 아주 맛이 좋았던 기억이있다. 그 자운영 씨앗을 한자루 구해다가 우리집 과수원 아래에 뿌렸으나 우리집은 너무 추운지방이라 실패하여서 나를 안타깝게 만들었던 식물이다.
내가 좋아 하는것 막 피어 난 보리꽃 논두렁을 수놓은 자운영 꽃무리 아침이슬 머금은 작은 제비꽃 골짜기를 흐르는 맑은 시냇물 해지는 서산마루 비켜가는 저녁놀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발자욱
난 이노래를 유난히 좋아하는데 성당에서 부르는 초등학교 학생들의 성가이다.
사돈어른은 올해 85세되시는데 어찌나 깔끔하시고 멋지신지... 언니 말대로다. "울 아부지 영국신사여 ..." 진짜 초분을 사진찍고 싶다고하니 앞장서시면서 가보자고 하신다. 언니의 아버님과 사촌 성묘가실 채비를 하시고 초분을 찾아나섰다.
초분에 술을 올리고 뿌리지만 절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신다. 산소로 옮겨야만 절을 하는 것이란다.
이렇게 3년을 두었다가 다시 뼈를 추려서 깨끗하게 씻어서 장례를 치른다고 한다. 이런 풍습은 배에 나간후에 가족이 세상을 떠나면 배나간 사람이 돌아오면 장례를 치르게하기 위하여 생긴 풍습이라 전해진다. 이 묘는 사돈에게는 당숙모 되시는 분이란다. 대부분 선산아래 초분을 하고 이곳에서는 초분을 빈소라고 부르고 있었다.
또 다른 곳에서 만난 초분이였다 두분은 동서지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초분을 하는 곳은 진도군의 조도와 청산도 두곳이라고 어르신께서 말씀하신다. 아직도 초분을 하리라고는 생각 못 하였었는데 이렇게 진짜 초분을 만나니 마음이 숙연해진다.
진달래 꽃이 곱게 피어있었다.
두분은 내가 못가보았을것 같은 곳으로 안내하여 주신다. 신흥리 향도이다. 전에는 섬이였지만 이제는 차로 들어갈수 있겠끔 방파제를 쌓아두었다.
풍성한 바다라는게 이런것일게다. 어디에나 소라는 지천이였다. 날씨가 춥지만 않다면 발벗고 들어가 허부적 거리고 싶었다.
우리는 1시배를 타기로하고 항구로 향하였다. 어르신은 미역이며 김이며 잔뜩 내차에 올려주시고 언니의 사촌도 김을 한보따리 차에 실어 준다.
내 언제 청산도에 또 올지 모르지만 위수술까지 하시고 혼자 살아가시는 어르신이 건강하시길 기도 드린다. 청산도를 떠나면서 내내 올케언니 생각들이 따뜻하게 가득차온다.
완도로 향하면서 바라보이는 오똑한 섬이 추자도라면 배안의 있던 분들이 친절하게도 가르쳐준다. 나에게 청산도는 내생에 처음 가본 곳이지만 참 따뜻한 곳이였다
완도에 내리니 언니의 사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그냥 조용히 가실려 햇다고라? 그러뱁이 어딧는게라? 그라믄 안되지라 그 먼길을 오세갔고 안보고 가시믄 안되지라......"
이곳에서는 사돈의 팔촌까지도 인사드려야 하는 곳인갑다.
완도에서 사돈들의 안내로 전복이며 김이며 멸치장을 보고있는데 장흥에서 내를 기다리느라 길을 못떠나고 있으니 빨리오란다. 아무리 그래도 내 이 먼길을 언제 다시올수 있을까싶어 땅끝마을은 가보기로하였다. 하여간 청산도의 정의 가득 담구서 땅끝으로 향하였다.
우리나라 땅끝 의미가 새롭다 서둘러 휙하니 둘러보구선 장흥으로 향하였다. 장흥에서 만나 늦은 점심을 함께하고 내얼굴 본 후에 한사람은 마산으로 떠나고 나와 친구는 천관산 아래에서 살고있는 털보님 댁으로.....
장흥 털보아재를 보면 무엇이 아재를 이리살게 하였을까? 생각해본다. 그 좋다고들 하는 기자 자리 팽게치고 ....
헌집을 수리하여 냉장고도 없이 재래식 화장실에 아궁이 불지피면서 아날로그도 보다도 더 한 옛날을 살게하고 있을까? 인터넷으로 TV는 볼수있다고 자랑처럼 이야기 한다.
자신이 기거하던 안방을 내어주고 자신은 작은방으로 건너간다. 형수님 편히 못주무실거구만요. 자들 땜시요. 장닭 새벽 세시부터 마루에 올라 머리맡에서 울어제끼니 잠 설쳤다.
송골농가 집 지을때에 털보아재네 집 뒤에 대밭에서 대를 잘라 실어다가 왜를 엮어 흙을 올렸다. 그때 다녀가고는 이번에 왔으니..... " 형수님 5년만에 왔으요" 너무 오랫만에 온것이 서운했는지 아재가 내 친구에게 이른다.
손으로 모를 내고 손으로 김을 메고 낫으로 베어 탈곡하여 생산한 쌀 우리의 토종 종자로 농사 한 것이라면서 자부심이 대단한 털보아재 쌀
왼쪽부터 적미 (3키로 = 4만원) 흑미 녹미 ( 5키로 = 4만원)
"일년 농사수입이 얼만겨? " " 한 500만원 돼요" 농사지은 쌀 다 팔아 보아야 오백만원이란다. 맞어요 친환경농사 유기농농사 많이한다는것은 불가능허지
오른쪽에 생선모양을 죽 당겨서 못에 걸면 앞에있는 창이 열리고 이곳이 아재의 냉장고였다.
형수님 왔다고 부엌에서 이것저것 챙겨서 아침상을 차려준다. 다섯가지 쌀로 지었다고하는 밥 현미쌀, 적미,흙미, 녹미, 통밀 손수 농사지어 담근 김장김치, 동치미 , 파김치. 농사지은 콩을 튀겨서 양념간장에 버무린 콩자반 김장김치 씻어서 손수 담은 된장넣고 끓여 준 된장찌개 ......
아재가 한마디 한다. " 오늘 반찬이 와이리 많은겨?" ... 내도 친구에게 한마디한다 "총각이 차려준 밥 한번 먹어보슈" 밥이 어찌나 맛나던지 아침인데도 우린 두그릇이나 먹었다. 이시대의 진정한 자유인 털보아재 지리산 재혁 지우 아재들도 정희도 마산의 소리꾼 낙음당도 여전히 아름다운 정신으로 살고있어서 고마웠다.
일년에 한번씩 떠나는 섬여행 올해는 아주 의미있게 나를 충전시키는 여행이였다. 여행중에 만난 모든 이들의 아름다운 삶에서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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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모놀에서 청산도 도보로 한번 걸었으면 좋겠어요. 5시간 정도~~
청산도는 지역분에게 안내를 부탁드리면 알려지지 않은곳을 자세하게 볼수있을것 같습니다. 여름은 너무 더울것 같구요. 배도 심한 태풍만 아니면 얼마든지 다닐수있는곳이니 우리 모놀이 가기엔 좋을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4월에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걸어서~~ 장흥은 작년에 가서 한우랑 키조개랑 실컷 먹고 왔시유^^* 천관산 문학관에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비가 처적거리기에 밝아서 봉화돌아올려고 서둘러 돌아왔습니다. 축제기가는 가능하면 피해서 가셔요.
말로만 듣던 초분, 사진 잘 보았습니다.
요즘에도 이렇게 초분을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였습니다.
작년에 밭가에 쌓아놓은 것이 초분이라고 들었지만 이렇게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신기하네요.
대부분 관광객들은 볼수가 없는곳에 초분이 있더군요. 어르신 아니였으면 보기힘들었을겁니다.
남도의 정이 듬뿍 느껴지네요. 알차고 뜻 깊은 여행되셨네요.
크게 다가온 여행이였습니다.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덕분에 앉아서 편하고 이곳 저곳 인심까지 잘 느꼈습니다.
언젠가 꼭 여행하여보셔요. 청산도는 섬이라기보다는 농촌같은 느낌이 더 컸습니다.
작년에 언니하고 가 봤던 작은섬 청산도, 옛 모습이 잘 보존되여 있는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섬,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데 작은사랑님 사돈덕분에 아직도 초분을 쓰고 있다는것도 처음 알았고..그런데 85세나 되셨는데 정말 영국신사 맞네~~털보아재이야기도 너무 감명깊고..작은사랑님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어 좋겠네~ 진정한 여행의 맛을 아는 작은사랑님,멋져~~!!!
좋은 분들 많이 만났어요. 여행은 자연을 보면서 그안에서 진솔하게 살아가는 삶을 드려다 보고싶은 욕심이 더욱 커요. 그래서인지 사람들을 만나는것을 좋아해요. 참 의미가 컷던 여행이였습니다.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청산도 이름도 너무 아름답고요 많이 설레이게 하네요
언젠가 꼭 가보셔요. 가는길 남도의 따스함과 넉넉함을 풍경으로도 볼수있을겁니다.
청산도 도보여행을 한다면 꼭 참석해야겠습니다. 아직도 초분이 남아 있다라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았고...자연을 벗 삼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경스럽습니다. ^^
초분에 나도 놀랐어요. 그곳이 섬이였기 때문에 아직까지 장례문화가 그대로 지속되었을거라고 생각해요.
늘 건강 하시며 행복이 가득 하세요~~~~~~~~~*())
님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
아직 이런 풍습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접하네요 감사 ~~궁금해 지기 시작하는 청산도 ~~빨리 가 봐야지요
좋은 여행이 될것입니다. 여유있게 슬로우시티 하시면 될것입니다.
털보아재 전화번호를 삭제하였습니다. 아재말이 쌀도 거의 다 팔렸다하고 또한 아재의 삶에 누가될까 싶어서요. 꼭 필요하신분은 저에게 연락주셔요.
저는 초분이라는걸 작은사랑님 여행기를 통해서 첨으로 알았네요. 초분을 만들게 된동기가 어쩐지 가슴아프기도 하고... 천관산꼭대기에서 내려다본 털보아재님 사시는 동네는 참 평화로워 보였어요. 햇살이 따뜻하게 들고 저수지 옆으로 난 하얀 길이 한적하고 아름답게 보이더라구요. 천관산휴양림에서 그냥 산책하러 나썼다가 정상 구룡봉까지 예정에 없이(아침도굶고) 올라갔다 12시에 내려왔는데 무지 힘들었지만 너무 좋았어요. 좋다고 올라가보라고 하셔서 내친김에 올랐는데 고맙습니다. 정말 안올라가면 후회했을거예요.
잘 다녀왔군요. 천관산 정상은 나도 가보지 못했어요. 멋진곳이라고 말만 들었지요. 정상에 가길 잘하셨어요.
청산도 곳곳을 다 본 느낌이여요. 초분 보시고 참 귀한 경험하셨네요. 좋은 사람 만나고 멋진 풍경 보시고 작은 사랑님 사랑이 더 풍성해지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
초분이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는데 다소 놀라웠습니다. 특종이라도 건진것 같은 그런기분이였습니다. ㅎㅎ
행복하셨겠습니다 저도 언젠가 청산도를 꼭 한 번가야겠다고 맘 먹은지가...아~~꼭 가고싶습니다
청산도는 섬이라기보다는 농촌같다는 느낌이였습니다. 한번 여행하실만 할깁니다.
나도 초분은 처음 듣고 본거 같네요. 청산도의 곳곳을 잘 보았어요...
차로 충분히 다닐수있으니 가족이 한번 나들이하여 보셔요. 요시코언니 마음에 드는 섬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