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고·장훈고·세화여고·미림여고 지정 취소 위기]
최종 권한은 교육부에 있어… 올 하반기에 결정될 듯
작년 추진 6곳은 폐지 안돼
자사고(자율형사립고) 재(再)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서울시교육청 평가에서 서울시내 4개교가 기준 점수에 미달해 지정 취소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올해 평가 대상 자사고 11개교 중 경문고, 미림여고, 세화여고, 장훈고 등 4개교가 기준 점수(100점 만점에 60점) 미만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4개교는 학생 충원율과 학생 1인당 교육비, 장학금 항목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고 일부는 감사에서 지적을 받아 감점됐다고 서울시교육청은 밝혔다. 서울 지역에는 총 25개 자사고가 있으며, 14개교는 작년에 평가를 받았고 올해 나머지 11개교에 대한 평가가 진행됐다.
◇4개교 자사고 지정 취소될까
4개 자사고가 기준 점수가 미달됐다고 하지만 바로 자사고 지위를 잃는 것은 아니다. 법적으로 남은 절차가 9월까지 진행되며, 교육부가 최종적으로 자사고 폐지에 동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4개교 자사고 지정 취소될까
4개 자사고가 기준 점수가 미달됐다고 하지만 바로 자사고 지위를 잃는 것은 아니다. 법적으로 남은 절차가 9월까지 진행되며, 교육부가 최종적으로 자사고 폐지에 동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정 취소 위기에 놓인 자사고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변동선 장훈고 교장은 "교육 환경이 비교적 열악한 지역에서 아이들을 잘 공부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교육청에서 학생·학부모들에게 동요를 안겨준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강영성 세화여고 교감은 "학교 구성원들과 의논해 (청문 참석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오세목 서울 자사고교장연합회 회장(중동고 교장)은 "조희연 교육감의 '자사고 죽이기' 정책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학교들이 승복하기 쉽지 않다"며 "점수가 미달된 4개 학교의 평가 내용을 잘 따져본 뒤 연합회 차원에서 공동 대응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자사고 폐지에만 몰두하는 조희연 교육감
다음 달 취임 1주년을 맞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해 취임 전부터 자사고 폐지를 주장해왔다. "자사고가 우수한 학생을 싹쓸이해 일반고가 황폐해졌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지난해에는 전임 교육감이 이미 끝낸 자사고 평가 결과를 뒤집고 재(再)평가를 실시해 14개 평가 대상 자사고 중 6개교에 대해 지정 취소를 추진했었다. 하지만 교육부가 서울시교육청의 평가 절차가 위법하다며 지정 취소 결정을 직권으로 취소해 6개 자사고는 현재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올해는 평가 절차를 교육부 지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했기 때문에 작년과 같은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은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자사고 폐지 정책을 계속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조 교육감은 재판 때문에 잔여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한 마당에 작년에 이어 자사고 지정 취소 문제로 또 교육 현장에 갈등과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고 밝혔다.
☞자사고(자율형사립고)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고교 유형. 2010년 '고교 다양화 정책' 일환으로 도입됐다.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등록금을 일반고의 3배까지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