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본원 응급실에 온 것은 9월 13일입니다. 환자는 기사에도 나온 듯이 8년 전에 panc. ca로 PPPD를 시행한 사람입니다.
환자가 처음 응급실에 왔을 때는 RUQ pain & fever로 누가 보더라도 PPPD로 인한 ascending cholangitis로 생각되었습니다. LFT 상 OT/PT, bil이 뛰었고 blood cx상 +로 나왔습니다.
8년 전 CT 상에도 aortic aneurysm이 있다는 것을 chart review상 확인하여 AAA rupture의 가능성을 R/O하기 위하여 CT angio를 찍었습니다. 결과는 8년 전과 변함없이 4cm이었습니다. rupture의 evidence는 전혀 없었습니다.
환자는 2년 전 ICA infarct hx가 있었으며 PPPD의 cx으로 DM이 있었습니다.
AAA rupture가 된 것은 응급실 내원 5일 후였습니다. 아마도 sepsis에 의한 secondary event로 생각이 됩니다.
Rupture 직후 제가 환자를 보았고 바로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수술은 Aortobifemoral endoaneurysmal bypass graft를 하였습니다. Septic aneurysm은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mortality rate가 70-80%입니다. Graft infection도 흔합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되었고 우리는 죽을 줄로만 알았던 환자가 살았다는 것 때문에 너무 기뻐했습니다.
수술 후 우연히 환자와 보호자를 병원에서 만났습니다. 굉장히 고마워 하시더라구요. 선생님 덕분에 살았다구요.
그러다 오늘 갑자기 이 기사가 나왔습니다. 기가 막히기도 하고 환자에게 배신을 당한 것 같기도 해서 일단 인터뷰를 한 환자 부인을 찾아갔습니다. 무슨 말을 들어야 하나...어떻게 위로를 해야 하나...
그런데 사실은요. 환자 보호자는 자신이 한 얘기가 기사화 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던 것입니다. 물론 먼저 인터뷰를 요청한 적도 없구요. 연합 뉴스의 김현정 기자(기자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지만...)가 다짜고짜 찾아와서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는 거래요. 응급실에는 몇 일날 왔느냐 수술은 몇 일날 했느냐 그래서 13일 응급실에 오고 18일 수술 했다고 얘기했다는 겁니다. 묻는 말에만 대답했대요. 그러면서 8년 전에 수술한 사람 이름 대라 응급실에서 본 의사 이름대라 했데요. 그래서 안 가르쳐 주고 나가라고 했답니다.
계속 병실로 전화가 오고 난리였대요. 제가 이 기사를 들고 보호자를 찾아 갔을 때는 정말 너무도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제가 이 기사를 보여주자 너무너무 흥분을 하면서 기자에게 전화를 하더군요. 이런 기사가 왜 나왔냐 기사 지어쓰지 좀 말아라...
기사는 송수경으로 떠 있습니다. 제가 송수경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러더니 하는 말 '제가 인터뷰 한게 아니고 후배한테 들은 건데요' 기가 막히고 피가 꺼꾸로 솟고...
그러더니 하는 말. 저도 직접 들은 얘기 아니고 당신도 인터뷰 할 때 본 게 아니니까 서로 항의할게 없다는 거예요. 환자는 의사가 기사 들이대면서 이게 사실이냐 물으면 그런 적 없다고 펄쩍 뛸 수 밖에 없다는게 주장이구요.
인터뷰를 할 때 이게 기사화될 줄 모르는 상태에서 소설처럼 지어나가는게 가능한가요? 정상적 상황을 의료 사고라고 내보내는 기사를 담당 의사랑은 한 마디 얘기도 없이 나갈 수 있는건가요? 너무 궁금합니다. 누가 좀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