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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성 교수(숭실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
그러나 종교계 사회복지는 다양한 종파의 이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과정이다. 조흥식(1998:12)은 종교사회복지를 “사회문제의 해결과 예방, 인간의 사회적 기능수행의 활성화, 생활의 질적 향상 등을 위해 종교가 행하는 복지서비스”라고 규정하였다. 여기에는 개인이나 가족에 대한 서비스 뿐 만 아니라 사회제도의 강화나 수정 및 변화에 대한 노력까지를 포괄한다. 하지만 이는 사회복지학의 관점에서 종교사회복지를 정의하는 것이고 종교계 입장에서는 종교적 이념의 실천을 보다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종파나 교파의 특성에 따라 사회복지를 특정 종교의 확산을 위한 수단 정도로 이해하려는 경향도 있고, 종교적 생활의 하나로서 단순한 자선 정도의 차원에서 사회복지를 개념화하려는 경우도 있다. 공공복지와 민간복지는 각각 장단점이 있고 그 범위에도 차이가 있다. 공공복지는 민간복지에 비해 사회효과성이 뛰어나고, 사회연대성의 가치를 구현함으로써 평등의 가치를 보다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 (Gilbert, Specht, & Terrell, 1993: 59-62). 반면에 민간복지는 공공복지에 비해 비용효과성이 높고, 덜 관료적이며 융통성이 있고, 시민의 능동적인 참여와 수혜자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Mayo, 1994: 27). 즉, 민간복지에서는 특수성과 선별성이 강조되는 반면 공공복지에서는 사회성과 보편성이 강조된다.
1. 기독교와 사회복지의 연관성
사회복지의 생성 동기에는 인간사회 내에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상부상조의 정신이 기저를 이루고 있다. 어느 인간사회에서나 소외된 개인이나 집단을 도우려는 상부상조의 정신은 모든 사회복지활동의 보편적인 동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동기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종교적 계명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의 모든 종교는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뿐만 아니라 다른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도 자선을 베풀도록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교회사회사업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사랑 실천의 의지와 성경의 가르침 요인이 동기가 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복지에서의 종교적인 동기는 개인적 자선행위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조직화되어 기관이나 시설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제도화되어 사회제도로 발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근대사회에 와서 사회문제가 복잡해지고 왕권이 강화되면서 사회복지에 있어 국가의 역할이 강화되고 종교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종교의 사회복지적 역할은 인간이 종교를 신봉하는 한 지속되고 확대시켜나가야 할 사회적 과제이다. 실제로 교회사회사업의 정의에서도 “교회가 사회복지의 주체(기관)가 되어 사회복지자원 동원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을 지며, 공식적 종교복지법인 시설을 중심으로 교인과 지역주민의 복지욕구 충족과 복지증진을 위해 사회문제 해결을 사회복지의 객체(대상)로 삼아 실시되는 일련의 활동”(박종삼, 2002)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를 경험하면서 지역간, 계층간의 소득격차와 상대적 빈곤을 심화시켜 새로운 차원의 사회문제들이 양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가능한 책임을 최소화하고 그 대신 가족과 기업, 지역사회, 종교 등 민간부문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회복지체계의 틀을 마련하여 왔다. 이러한 정부의 사회복지제도는 폭증하는 국민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민간부문의 복지체계도 산업화 과정에서 대부분 붕괴되었다. 특히 외국 선교단체들의 도움으로 서구식 사회복지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던 교계의 사회복지활동도 70년대 이후에는 외원기관의 철수와 함께 한동안 부진한 면모를 보였다. 당시까지 종교의 사회복지사업들은 주로 개신교와 천주교가 중심이 된 기독교의 활동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호국적 성격을 강하게 지녀온 한국의 종교계는 IMF체제 이후 국난 극복을 위한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에 따른 가족과 기업의 복지공급 능력을 대폭적으로 약화시켰고, 민간부문에서 종교의 역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에서도 미흡한 공적 사회복지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부문으로서의 종교의 사회복지적 역할과 비중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보여 왔다. 그 결과 종교계에서는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들을 위한 사회복지 활동에 상당한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하는 전기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불교계의 사회복지 활동 참여가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기독교의 사회복지 활동도 늘어나기는 했지만 다른 종교와 지역사회 NGO들의 사회복지사업에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아지게 되었다.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종교의 주요한 사회적 기능은 사회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통합의 기능이란 종교가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와 규범을 정당화하면서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공통된 집단의식을 마련해주고, 이에 따라 사회질서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복잡한 사회관계 속에서 양극화된 갈등구조를 통합시키기 위해서는 소외계층에 대한 구체적인 복지활동 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종교들은 개인적, 집단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물질적, 정신적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인도주의적 방법으로 사회통합을 추구하고자 꾀한다.
지금까지 기독교와 사회복지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회복지계와 교계에서 나름대로 논의가 있어 왔다. 그러나 사회복지계에서는 현대사회에서 교회의 사회복지적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인식해왔고, 교계에서도 사회복지가 기독교의 본질적 기능은 아니기 때문에 선교의 차원에서 부분적으로 논의되었다. 또한 현재 기독교사회복지 현장에서 보이는 내용이 일반사회복지의 그것과 대동소이 한 것은 한국의 기독교가 자신의 고유한 영성을 확실하게 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며, 이는 기독교의 영성이 활발하지 못하거나 침체되어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유장춘, 2004) 이에 본고에서는 기독교의 본래적 영성을 유지하면서 사회복지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교회가 고민해야 할 실천과제에 관해 논하고자 한다.
2. 기독교사회복지의 사회복지적 성격과 실태
사회복지적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기준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복지서비스의 주체에 따라 구분한다.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인 경우에는 공공복지(public welfare), 개인 또는 민간단체가 주체가 되는 경우에는 민간복지(private welfare)로 구분할 수 있다. 공공복지는 국민연금, 의료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의 사회보험(social insurance)과 생활보호사업 등의 공적부조(public assistance)로 구성된다. 민간복지는 기업, 민간 사회복지기관, 종교단체, 시민단체, 개인 등에 의해 제공되는 사회복지서비스를 의미한다. 따라서 한 사회의 사회복지 총량은 공공복지와 민간복지의 합(合)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이 둘은 상호보완, 협력관계에서 사회 전체의 복지 증진에 기여하게 된다. 그리고 종래의 사회복지는 공적이거나 민간으로 분류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쌍방이 관계되는 복지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토지 · 건물 · 설비를 제공하고 실제의 관리운영은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민간 사회복지법인 등에게 위탁하는 관민협력체제의 복지형태가 증가하고 있다.
공공복지가 발달한 나라에서도 많은 사회복지 활동이 가족이나 공동체의 비공식적인 원조망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며, 기업이나 민간기관 등의 민간복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민간부문의 사회복지는 서구 선진복지국가에서 공공복지가 발전하면서 상대적으로 축소되기도 하였지만, 복지서비스의 공급체계가 다원화되면서 그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특히 대인서비스의 중심을 이루는 사회복지서비스 분야에서의 민간 사회복지의 효과성은 매우 높이 평가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복지활동에 대한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행정 편의주의적인 복지행정으로 비용효과성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종교는 직접적으로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복지사업을 실시하기도 하지만, 사회운동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분위기를 창출하거나 대정부적으로 사회복지예산 증액이나 사회복지프로그램 확대를 요구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사회복지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서구사회에서 기독교사회복지는 민간복지로서 공공복지와 깊은 상호관계를 맺으며 보완적 혹은 보충적 역할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주된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특히 오늘날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한 전문적인 분야로 인식되고 있는 전문사회복지실천은 교회의 사회봉사 활동에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기독교의 교리와 가치에 입각한 교회의 사회봉사 활동이 현대 민간부문 사회복지활동의 기원이 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Niebuhr는 “교회는 사회사업을 낳고 키운 어머니”라고 까지 주장하였다. 그러나 어머니로서의 책임을 포기하였기 때문에 사회복지가 세속화되었다고 보고 있다.(박종삼, 2002)
구약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의 생활규범은 현대 사회복지의 기본이념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그들은 ‘위로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아래로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모세의 율법에 기초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의 대상을 고아, 과부, 객으로 삼았으며, 생활규범으로 약자보호, 담보물, 품삯, 추수, 안식년, 구제를 위한 십일조, 희년제도, 도피성에 대한 규범 등이 있다. 이러한 규범 속에는 종교적인 인과응보 사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모세의 율법에서는 하나님과 이웃의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행동 즉, 하나님과 이웃과 더불어 정의롭게 살아가는 삶이 강조되어 있다. 그러한 이유로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가난한 사람을 돌보아 주는 것이 하나님의 뜻에 부합되는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었다.(김기원, 2000) 구역시대의 이러한 사회복지이념은 이집트에서 경험했던 고통과 억눌림을 경험삼아 이스라엘 민족에는 억압당하거나 사회적으로 약한 자들이 없게 하려고 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최무열, 2003)
체계적인 교회 사회봉사 활동의 기원은 초대교회의 집사(deacon)직분을 둔 배경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사도들이 말씀 전파하는 일에 바빠서 봉사하는 일까지 제대로 돌볼 수 없게 되자 과부들에게 식량을 배급하는 봉사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일곱 집사를 임명하였다. 그 이후 교회의 사회봉사 활동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었다. 고대나 중세 교회의 이웃에 대한 사회봉사 활동은 당시 사회의 폐쇄성을 고려할 때 혁신적인 것이었으며 불우한 사람을 도움으로써 사회관계를 확장시키는데 공헌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중세교회의 무분별한 구제활동은 수혜자의 의존심을 조장하였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김동국, 1986: 26-36).
종교개혁시대에는 영적인 것과 세속적인 것을 구분하는 이원적 신앙관이 강하여 신앙생활에 있어 영적인 측면을 강조하였다. 특히 루터는 구원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사회봉사를 경계하면서 교회와 교인의 무리한 사회선교활동은 배제하였다. 그리고 원칙적으로 국가가 가난한 사람의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주장하였다. 이는 사회문제의 책임을 지나치게 국가에만 떠맡기는 결과를 낳아 교회의 사회복지활동 활성화를 위해서는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었다(이삼열 역, 1992: 96-99).
17,8세기의 유럽의 경건주의와 18,9세기의 미국의 복음주의는 교회로 하여금 사회적 역할을 더욱 멀리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조류는 세상적 가치와 현실을 과소평가 하면서 현실거부 혹은 현실 도피적인 사회적 태도를 조장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 무렵의 교회의 사회복지사업은 기껏해야 개인의 구제와 자선에 초점을 맞추는 구호적 차원에 머물러 있었고, 그것도 개인구원 및 복음화의 과제에 비해서는 부차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복음화의 수단 정도로만 이해되었다 (이원규, 1994).
이에 대해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걸쳐 생겨난 유럽의 기독교 사회주의 (Christian Socialism)와 미국의 사회복음운동 (Social Gospel Movement)은 당시 반사회적 개인복음에 집착하고 있었던 교회들에 대한 대응으로 생겨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야기되었던 많은 경제·사회문제들에 대한 교회의 책임의식의 회복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개인의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전체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운동을 전개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구호적 차원의 소극적 태도에 머물러 있던 교회의 사회복지사업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기독교의 사회적 관심은 특정 교단이나 교파에 속한 사항이 아니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교회가 마땅히 견지해야할 태도이다. 특정한 시대적 여건이나 교파 혹은 교단의 특성상 사회복지사업의 실천을 등한시 한 경우는 있을 수 있으나 기독교 정신에서 사회복지의 이념을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이러한 정신들이 서구 사회복지를 발전시킨 원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대 사회복지의 선도적 역할을 한 자선조직협회(Charity Organization Society)나 인보관운동(Settlement House Movement)의 생성과정에서 기독교정신이 영향을 미쳤고, 보수와 진보의 각기 다른 성향을 지녔지만 기독교인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한국 개신교회는 19세기 후반부터 외국 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을 통해 사회복지사업을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선교사들은 초기부터 소외계층에 대한 선교정책을 확고히 수립하여 사회복지사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였다. 초기 선교사들의 사회봉사 활동은 의료사업과 교육사업에 역점을 두었다. 한국인에 대한 접근방법으로 당시 한국사회의 심각한 욕구가 보건과 교육이라고 판단하여 의료사업과 교육사업을 택한 것이다. 심령의 구원을 위해 선교의 한 방편으로 육신의 치료에 힘썼고, 무지를 계몽하여 새로운 세계를 밝혀 줌으로써 선교의 결실을 맺고자 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선교 초기에 있어 한국정부의 선교금지 정책을 순화시키기 위해서도 효과적이었다(이만열, 1981: 12).
그러나 초기 한국의 선교사들은 내적 신앙의 체험을 강조하는 경건주의자 혹은 심령주의자들의 신앙부흥운동의 영향을 받아 파송된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 선교사들의 신앙 형태는 경건주의적, 부흥회적 유형의 신앙이었다. 즉, 교회와 사회의 접촉 단절을 전제하고 방주적 개념을 기조로 하는 피안적 신앙이었다. 이러한 신앙적 특성으로 인해 사회문제의 원인을 근원적이고 구조적으로 파악하여 접근하기보다는 선교의 일환으로 동정적인 구제사업 혹은 박애사업에 치중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들에 의한 신교육은 국민들에게 일제 식민지하에서의 민족의식과 민권의식을 갖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 결과 구한말과 일제시대에는 교회가 계몽운동과 애국운동에 적극 관여함으로써 사회운동 차원의 활동을 전개하였다. 특히 일제 식민통치기간 중에는 농촌 개발사업, 농민 계몽사업들이 선교의 일환으로 전개되었는데, 농사전문지, 농사학교, 농사강습회, 신용협동조합운동 등을 통하여 선교과제를 실천하였다.
해방 후 60년대까지 우리나라는 정부수립 및 한국전쟁으로 인한 혼란과 빈곤으로 인해 사회문제가 심각하였다. 특히 전쟁으로 인한 고아, 미망인 등의 요보호자가 급증하고 많은 사람들이 가난으로 고통을 받았으나 체계적인 복지제도는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이 기간동안 외국 선교단체를 중심으로 펼쳐진 고아원과 같은 시설보호, 물자구호 및 민간차원의 자선활동은 당시 한국 사회복지의 핵심을 차지하였다. 이때부터 전쟁 미망인과 고아들을 위한 전문 사회사업기관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한국개신교회의 이러한 일련의 사회복지사업들은 전도사업을 간접적으로 촉진하여 교회의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영호, 1979; 22-48).
한국보건사회연구원(1999)이 기독교 7개 교단 소속교회를 대상으로 사회복지활동에 대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교회의 23%가 사회복지관련 시설을 운영하고 있었다. 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은 아동복지시설(23.2%), 노인복지시설(11.0%), 청소년복지시설(7.6%), 장애인복지시설(2.4%), 여성복지시설(2.0%), 부랑인복지시설(1.7%), 사회복지관(1.7%)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노인복지시설의 운영하는 45개 시설을 교단별로 살펴보면 기장(27.8%), 구세군(17.6%), 침례교(16.1%), 감리교(14.5%), 예장통합(8.7%), 성결(8.0%), 예장합동(7.1%) 등의 순이다.
교회는 사회복지적 입장에서 보면 지역 내 훌륭한 민간복지 자원이며, 종교적 입장에서 지역사회는 교회의 사명을 완성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장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급속한 산업화와 그에 따른 불평등 구조의 악화 등 각종 사회문제가 팽배한데 비해 공공복지가 미흡한 사회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촉매자로서의 교회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하겠다. 따라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랑의 당위성과 책임을 가지고 있는 한국 교회는 정부 사회복지사업의 협력자, 보완자, 비판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3. 한국 사회복지실천 현장의 변화와 기독교사회복지
우리나라 현대 사회복지 실천현장의 발달과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김융일 외, 2003; 박종삼 외, 2002; 이강희 외, 2004; 참여복지기획단, 2004; 황성철 외, 2003)
(1) 1970년대 이전: 외국 원조위주의 사회복지현장
1960년대에는 군사혁명으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이 사회보장에 관한 법, 공공부조로서 생활보호법과 의료보호법, 사회보험으로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사회복지서비스로 아동복지법과 사회복지사업법 등을 제정함으로서 사회보험과 공공부조, 사회복지서비스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사회정책은 자활지도 위주로 이루어지고, 시설보호사업은 외국의 민간원조기관의 후원으로 유지되었다.
(2) 1970년대: 사회복지시설의 공식화와 입소시설 중심의 사회복지현장
1970년대에는 사회복지사업법, 의료보험법 등이 제정되고, 1960년대에 입법화된 각종 제도들이 시행되어 사회복지시설은 사회복지사업법의 제정으로 법령절차에 따라 그동안의 사설시설에서 재단법인으로 또는 사회복지법인으로 전환되어 공익 법인체로서 정부의 사업을 공공의 복지 목적에 따라 위임받아 정부의 지원금에 의해 운영하게 되었다. 그러나 경제개발 우선정책에 밀려 활발하게 발전하지 못하였다.
(3) 1980년대: 이용시설 증가, 국가의 보조금 지원, 공공부문의 전문인력
경제성장과 복지 욕구의 다양화에 따라 사회복지 관계법령의 제정 및 개정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복지법인의 설립을 비롯한 시설의 종류와 기능 등 많은 부분의 복지서비스 내용이 개선 또는 변화되었다. 1988년에 출범한 제6공화국 노태우 정권은 복지국가의 건설을 국정목표로 제시하였고 노인복지법과 장애인복지법 등을 개정하고 전국민의료보험제도와 국민연금제도를 실시하고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입법조치와 복지행정의 확대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4) 1990년대: 공공복지의 확대와 생산적복지
1990년대에는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과 영유아보육법을 제정하고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하였다. 또한 김영삼 정부에서는 고용보험법 제정 및 실시, 국민연금실시, 윤락행위 등 방지법 개정, 국민연금법 개정, 입양특례법 개정과 국민건강증진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 정신보건법, 여성발전기본법,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 등을 제정함으로써 복지행정의 확대가 이루어졌다. 1997년말 금융위기는 실업자의 양산과 가족해체의 증가로 인한 심각하고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 대상자를 발생하게 하였다. 따라서 ‘생산적 복지’를 강조한 김대중 정부는 고용보험과 실업 및 빈곤대책을 확대하였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하고 전국민연금을 확대하여 실시하였다. 1997년 금융위기는 정부와 시민단체들의 사회복지서비스에 관한 관심 증가와 전문적인 프로그램 개발의 큰 계기가 되었다.
(5) 2000년대: 참여복지, 지방분권화, 시장화, 다원화
참여정부를 표방하는 노무현 정부는 사회복지의 방향성을 ‘참여복지’로 잡고 수급권자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복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복지정책결정과정에 수급권자를 참여시킴과 동시에 시민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사회복지의 효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국민의 최저생계를 확실하게 보장하면서 한국사회의 고령화, 만성적 고실업, 높은 가족해체율 등에 대비한 효율적인 사회복지전달체계의 구축이 ‘참여정부’의 중요한 사회복지과제라고 할 수 있다.
현 참여정부는 출범 당시 참여복지를 사회복지정책의 기조로 제시하고 국민의 정부의 생산적 복지의 기조를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을 공약하였다. 이를 위해 기본적인 생활보장수준에서 전국민의 보편적 복지수준을 제고하고, 복지지출 규모를 GDP 대비 10%수준에서 13.5%까지 확대할 것을 약속하였다. 근로능력이 없는 저소득 국민은 국가가 기본생계를 보장하고, 근로능력이 있는 국민은 적극적 자립 및 자활대책을 통하여 빈곤탈출을 지원하며, 국민의 참여 확대를 통한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복지계획을 담아 최종적으로 비전2030을 발표하기도 했다.
고령화 시대 안정되고 활기찬 노후를 보장하기 위한 노인복지확대(노인 일자리 보장, 경로연금 확대, 노인요양시설 확대, 노인의 주거, 여가, 교육, 문화 기회의 확대 등), 여성 사회참여 활성화(보육에 대한 국가책임의 강화), 저출산에 따른 아동복지 강화(신인구정책과 건전한 아동 육성), 장애인의 평등권 보장 등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서 민간자원 의 적극적 활용을 위한 기부문화활성화를 위한 전략으로 기업 및 개인의 소득공제제도를 개선하고, 자원봉사적립제(마일리지시스템)도 도입한다는 계획하에 사회복지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현 정부는 종교계 자원을 사회복지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①정부는 종교계로 하여금 사회복지 역할에 인식을 제고하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함.
②종교계가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총량을 파악하도록 함.
③사회복지활동에 참여하기 원하는 종교계 성직자들에게 전문적인 사회복지지식을 제공하기 위해 사회복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함.
④종교기관들이 소재한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을 물적 및 인적으로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기반인 ‘협의체’를 구성함,
⑤정부는 종교계가 지역사회에 시설을 개방하도록 권고함,
⑥종교계가 위의 다양한 기능을 원활하게 담당할 수 있게 하기위한 총괄기구 --한국종교계사회복지대표자협의회-- 를 사단법인화(2004년 12월 29일 공식출범) 하여 역할 부여.
현재 우리나라는 인구 및 가족구조에 있어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추세는 21세기 한국 사회복지사업의 방향에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가족구조적인 면에서는 부부중심의 핵가족이 보편화되어 가구규모가 줄어들고 단독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한 서구문화의 영향으로 전통적인 유교주의적 가족관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와 가족해체의 증가, 청소년 자녀의 비행문제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인구적인 측면에서 우리사회는 급속히 노령화 되어 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산업재해와 교통사고의 다발, 공해 등으로 인하여 선천적 및 후천적 장애인도 증가 추세에 있다. 한편 후기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증가함에 따른 여성들의 복지욕구도 증가하고 있어 이들을 위한 사회전체의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21세기 정보화 사회, 통일한국의 특성과 함께 복합적인 사회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고실업의 여파로 실직자와 그 가족을 중심으로 소외계층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변동과 인류사회의 변화에 따라 민간자원으로서의 한국교회는 사회복지사업에 있어 가족기능의 회복 및 가정의 가치 강화, 소외계층에 대한 체계적인 복지서비스 제공 등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1) 가족기능의 회복 및 가정의 가치강화: 인생에 있어 가정의 행복이 반드시 최후의 목적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가정의 파괴나 가족의 해체는 당사자들 뿐 만 아니라 사회전체에도 상당한 역기능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모두가 행복한 가정을 원하지만 이 세상에 이상적인 남편이나 이상적인 아내는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인간이 원래 불완전하게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 가족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한 노력이 가족성원, 교회, 사회전체에서 일어나야 한다. 특히 청소년 자녀문제 예방의 제일 우선과제는 건전한 가정환경을 육성해 주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건전하게 지켜지기 위한 교회의 역할은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가족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는 교회는 가족으로부터 불가피하게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복지적 차원의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과거의 확대가족 사회에서는 가족관계의 문제를 중재하고 화해해줄 수 있는 체계가 가족 안에 있었으나, 오늘날 부부 중심의 핵가족 사회에서는 가족문제를 상의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체계가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새롭게 가정을 시작하는 젊은 부부들은 남편과 아내의 역할 갈등, 성격이나 태도의 상호 이해부족 등으로 자주 마찰을 겪을 수 있다.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여건이 허락하는 교회에서는 교회 내에 가족상담 전문부서를 설치하여 수시로 가족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부부 세미나, 가족 세미나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교인 가정들이 화목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청소년 자녀들을 위해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 자녀교육을 위한 부모교육, 좋은 부모기 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의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
(2) 소외계층을 위한 체계적인 사회복지사업: 우리나라 사회복지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취약한 부문이 노인복지와 장애인복지이다. 우선 노인문제를 보면 급속한 출산율 저하와 인구성장율의 계속적인 하락으로 인해 인구구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노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 부양비의 증가와 노령인구의 증가로 인한 노인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노인인구의 상대적 증가는 양적인 문제보다도 산업화 등 사회변동이 몰고 온 질적인 문제가 더 크기 때문에 사회변동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문제는 다른 선진국에서 겪은 것 보다 훨씬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독거노인의 증가와 조손(祖孫)가정의 사회복지적 욕구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서 2008년 7월부터 실시 예정인 노인수발보장제도의 도입과 함께 다양한 요양시설을 갖추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거동불편한 치매 및 중풍 노인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장애인복지와 관련하여서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전환에서부터 사업이 계획되어야 한다. 장애의 원인은 선천적인 경우 빈곤이나 질병, 약물중독, 환경오염, 의약품 남용 및 오용 등 주로 병리적 사회구조에서 비롯되며, 후천적인 경우에도 산업재해나 교통사고 등에 의한 것이 많으므로 장애는 사회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는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으며,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인간의 존엄성이 유지되어야 함을 시사해 준다. 따라서 장애인의 복지는 사회연대책임의 기초위에서 국가와 사회가 권리로서 보장해 주어야 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교회도 장애인의 복지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교회 사회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일이다. 개교회 중심적인 자원봉사 혹은 사회복지사업은 서비스의 중복 혹은 누락을 초래하여 교회 사회복지사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따라서 노회의 기능을 강화하여 교회 사회복지사업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 즉, 노회가 관할하는 지역에 대해 교회가 해야할 사회복지사업을 계획하고 우선순위를 정하여 소속 교회들에게 담당하도록 할당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회의 소중한 인적, 물적 자원들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한국 기독교사회복지의 과제
기독교와 사회복지에 관한 논의는 한국 사회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주제이다. 기독교사회복지의 역할이 한국사회복지의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고, 앞으로도 기독교의 사회복지 자원은 한국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2002년 한국교회사회사업학회가 창립되고, 2005년에는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를 중심으로 기독교사회복지EXPO를 개최하여 상호 효과적인 연대를 추구하는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교회가 현대 사회복지의 출범에 산파 역할을 했지만 형식적인 구제와 일시적인 자선의 사업이 주를 이루고, 기독교사회복지의 체계화와 전문성을 개발하는 데는 소홀했음을 인정하고 양적 활성화 뿐 만아니라 질적 성숙을 위한 노력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기독교사회복지가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서비스 전달체계의 구축과정에 ①통합성, ②접근용이성, ③자율성, ④효율성 등의 민간사회복지 원칙이 고려되어야 한다. 통합성이란 지역별, 분야별, 기능별 영역간의 체계적인 연계를 통해 대상자에 대한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접근용이성은 지역사회 내에서 주민들이 공간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서비스 공급자에게 접근하는데 저해요소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율성은 다양한 복지욕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의 능력을 창의적이고 융통성 있게 발휘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효율성이란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민간부문으로서의 기독교사회복지도 이러한 원칙들이 준수되는 차원에서 구축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흥식(1998)은 종교사회복지의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①사랑을 토대로 하는 종교의 공동체적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
②사회 어느 조직 보다 강제성이 아닌 자발성을 기초로 해야 한다
③사회 어느 조직 보다 긴급하게 대처하는 선도성을 기초로 해야 한다
④국가의 공공정책 및 제도에 보완적이며 보충적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⑤정부의 사회복지활동에 대한 압력단체의 역할을 수행하는 비판성을 가져야한다
⑥복지공급자 우선 보다 복지대상자 우선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⑦종교 교파간 공조체계를 갖추어서 상호 협조하는 공조성의 원칙을 지켜야한다.
사회복지적 입장에서 종교가 사람들의 각종 사회적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회복지적 자원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종교를 가지고 있는 클라이언트나 사회복지사들은 종교 자원을 잘 활용함으로써 개인 혹은 지역사회의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성직자들에게 있어서도 사회복지적 지식과 지역사회내의 사회복지기관과의 연계는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실제적으로 외국의 경험에서도 교회가 지역사회의 사회복지기관과 연대하여 주민들을 위한 상담 및 교육사업을 실시한 결과 그렇지 않은 곳보다 훨씬 효과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거나 사회봉사사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도 교회 내 모임만큼 결속력이 있고 봉사심을 가진 집단을 지역사회 내에서 발견하기 쉽지 않다. 미국의 경우 기독교인들이 지역사회봉사에 더욱 적극적이고, 학교나 병원, 기타 사회단체 등 비영리기관에서도 지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회에 헌금과 시간의 투자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사회봉사에도 더 헌신적으로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odgkinson and Weitzman, 1986: Hodgkinson, Weitzman, and Kirsch, 1988).
2차대전 이후 미국의 개신교회가 지역사회복지사업에 성공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Pepper(1956; 17-26)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①교회가 사회사업을 하나의 분리된 영역으로 생각하지 않고 일상 사역의 한 영역으로 간주하였다. 그 구체적인 증거로 사회복지사, 심리사, 사회과학자들이 목회과정에 상당수 참여하였다
②교회의 사회사업은 인간의 물질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영적, 정서적 욕구를 충족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짐으로써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③교회와 사회복지기관이 상호 밀접한 관계를 맺고 협력관계를 긴밀히 유지하였다
④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지역교회 간의 협력과 정보교환이 활발하였다.
이러한 사회복지의 원칙과 외국 교회 사회복지사업의 효과성을 고려하여 한국의 기독교사회복지 활성화를 위해서 교회는 사회복지사업을 위한 재정·인력·공간제공을 확대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복지수준은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복지와 민간복지의 합으로 결정되는데, 우리나라는 국방비와 경제성장을 위한 정부예산의 과다지출로 인해 국가 경제력에 비해 매우 빈약한 복지비를 지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앙정부의 사회보장 및 복지부문 지출수준은 선진국의 1/3-1/4 수준에 불과한 규모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을 위한 민간자원의 동원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종교계의 사회복지활동에의 투자는 소외계층의 복지향상에 상당한 도움을 주어 교회의 위상을 회복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교회는 무한한 인적자원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설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미국 기독교인의 경우 70%이상이 적어도 1주일에 1시간이상 교회 밖에서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기독교인들의 자원봉사활동 참여율은 20%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도 신앙을 바탕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결단을 가진 각종 재능의 소유자가 종교계에는 상당히 많다고 할 수 있다. 사회봉사를 실천하려는 의지는 있으나 그 구체적인 실천방법이나 기술을 모르는 신자들을 위해 사회봉사 세미나나 자원봉사자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종교사회복지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이들 자원봉사를 관리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연결시켜줄 수 있는 체계도 갖추어야 한다.
이와 함께 주로 주말에만 이용되는 종교기관의 시설들을 주중에 지역사회 주민들의 복지와 문화서비스 프로그램을 위해 개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주5일근문제의 본격적인 도입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건전한 여가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하여 세속적인 향락문화에 대응할 수 있는 건전한 대안문화를 확산시키는 노력이 요구된다. 사람들로 하여금 올바른 시간과 휴식, 시간에 대한 올바른 종교인의 책임의식을 필요로 한다. 특히 휴일인 토요일을 활용하여 각 종교마다 나름대로의 교리적 가치를 반영한 문화 프로그램을 생산 보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주5일 근무제에 따른 근무시간 단축으로 남는 여가시간을 소외된 이웃을 위해 선용하고자 하는 신앙인들이 많은 만큼 교회가 적극적으로 이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교회만큼 지역곳곳에 산재해 있는 조직은 없을 것이다. 사회복지서비스는 가능한 대상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제공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종교 최일선 조직인 교회는 지역사회복지사업의 최적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는 교회가 사회복지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달체계가 조직화, 체계화될 필요가 있다. 교단별로 사회복지를 전담하는 상설 기구를 만들어 사회복지의 전반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방향성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전문기구는 각 교단산하 대학의 사회복지학과와 연합하여 과학적인 조사연구와 사례연구를 통한 기독교사회복지의 실천모델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나아가서 지역사회내의 종교단체 간 혹은 전문 사회복지기관과의 협동적 노력이 필요하다. 연합프로그램은 지역사회 내 종교간 구체적인 정보 및 자료의 교환을 가능케 함으로써 서비스의 중복이나 단절을 피할 수 있게 하여 사회복지사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사회복지서비스의 공급주체가 다양화되면서 각 민간 주체들 간의 역할갈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지역단위별로 사회복지서비스를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협의체의 구성이 시급하다. 즉, 사회복지기관과 교회,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민간 사회복지부문의 협의·조정기구인 사회복지협의체를 구성하여 여러 형태의 복지사업이 협동적 연계망 속에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사회복지기관 및 교회, 시민단체간의 조정과 협력의 증진을 꾀하고 사회복지의 효율화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이제 한국 개신교회도 산발적이고 개교회적인 접근으로는 사회복지의 성과와 사회복지서비스의 효과성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교회의 사회복지 자원을 조직화하고 서비스 전달체계의 주류에 합류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따라서 교회도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의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복지의 효과성 증진에 기여해야 한다.
5. 맺는 말
종교가 자신의 교리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장은 사회이다. 일종의 사회제도로서의 종교기관은 지역사회에서의 사회복지적 역할을 매우 중요한 종교의 사회적 기능으로 인식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실제로 초대교회 때부터 현대까지 내려오면서 교회의 사회복지사업들은 새로운 이웃과의 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어 복음 전파사업을 간접적으로 촉진함으로써 교회의 발전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각종 사회문제가 팽배한 사회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촉매자로서의 종교의 역할은 사회의 발전과 함께 종교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부분의 종교계는 체재에 대한 무조건적인 순응을 강조하면서 정치적 부패,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부조리와 모순에 대해 묵시적으로 동조하거나 방관한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개인의 축복을 원하는 신자들의 수를 늘리고 교세를 확장하는데는 성공하였으나 종교가 귀족화 되고 권위적이 되어 소외계층을 오히려 더 소외시키는 사회제도로 전락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탈역사적인 성향은 의식 있는 젊은층과 지식층들로 하여금 종교를 외면하게 만들었고, 이는 한국 종교의 장래에 적잖은 우려를 낳게 만들고 있다.
현 경제적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선진사회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복지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공공과 민간의 협조 관계(partnership)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사회복지사업이 수행되어야 한다. 현재의 대량실업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만 의존하기에는 실직자와 그 가족의 문제가 크고 복잡하다. 따라서 사회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해결과정에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 즉, 실직자와 그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민간의 자원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특히 한국 교회는 그동안 쌓아 놓은 역량을 바탕으로 능동적이고 역동적으로 사회복지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민간부문에서 사회복지사업이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접근성이 용이하도록 조직화되고, 민간자원의 동원이 용이하고 지역주민의 욕구에 맞는 전문적인 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민간 사회복지서비스 제공주체들이 공공체계에 합리적으로 연결되면서 민간부문 상호간에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활성화되어야 한다. 따라서 기독교사회복지도 이제 단순한 동정심에서 나오는 즉흥적인 도움의 차원을 넘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문제에 대한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분석에 입각한 사업계획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다양한 복지욕구에 전문적이고 자율적이며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