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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살이 안성맞춤 원문보기 글쓴이: 웃는돌
여행은 새로운 만남을 위한 떠남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여행은 그래서 좋다 접하지 않은 것을 만나는 일도 좋고 접한 인연을 따라 가는 길도 좋다. 접하지 않는 곳에서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서 좋고 접한 인연을 따라 여행하면 친구를 만나서 정을 나눌 수 있어 좋다. 여행은 혼자라도 좋고 여행은 둘이서도 좋다. 그저 삶의 군더더기 많은 일상에서 잠시라도 비켜 나 보는 일이 즐거워서 언제나 떠날 채비를 한다. 그래서 내 삶은 언제나 여행하는 마음으로 산다. 오늘도 꿈 꾸며 산다.
누군가에게 가볼한 섬 있으면 추천해 보라고 했더니 주저함 없이 무의도를 가보지 않았거든 가보라고 한다. 그래서 왜냐는 물음표 달지 않고 나는 배낭에 사진기 챙겨 짊어지고 지난 주 인천 무의도를 다녀왔다.
무의도는 인천국제공항을 목전에 두고 살짝 오른쪽으로 빗겨가면 된다. 이정표 잘 되어 있으니 걱정 없이도 찾아가기 쉽다. 대략 10여분 정도를 달리니 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시원하게 뻥 뚫린 고속도로ㅡ를 달리니 마음도 함께 덩실덩실 신이난다.
무의도는 실미도와 이웃 사촌지간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하루에 두 번은 만난다. 요즘 주말부부 혹은 기러기 부부가 있는 것에 비하면 부부지간보다 가깝다고 할 것이다. 물 때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지만 밤 중에 한 번 그리고 낮에 한 번은 서로 만남을 갖는다. 모세의 기적과 같은 일은 아니더라도 섬과 섬을 연결하는 길이 열리니 신비롭기만 했다.
선착장에는 그리 손님이 많지 않았다. 이미 한 철이 지난 뒤라서 그런지 날씨가 좋지 않은 탓인지 평일이라서 그런지 한산하기만 하다. 배삯은 자동차 20,000원을 지불하니 공짜다. 어딜까 하는 궁금함을 갖기도 전에 하차 명령이 떨어진다. 여기가 무의도란다. 다소 실망스럽다. 에게 이게 뭐야..... 치이, 5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항구 어디를 가나 살찐 갈메기들이 북적인다.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메기는 여행객에 다가와 먹이를 달라며 애교를 부린다. 누군가 새우깡을 짖궂게 던져도 보란듯 잘도 받아 먹는다. 훈련이 잘 된 투견과 같이 잘도 받아 먹는다. 누군가 땅콩을 던져 주었다. 그랬더니 다시 토해내고 인상을 쓰고 뭐라 한다. 새우깡만 나는 먹어요...
실미 유원지를 들어가려면 입장권을 끊어야 한다. 사실 아무런 시설물도 보이지 않았지만 왜 표를 끊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유원지를 들어가보니 청소도 해야 하고 화장실을 운영도 해야 하고 그럴 이유로 받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미유원지를 가기 위해서는 무의도에서 실미유원지를 입장해야 한다. 유원지 입구에서 운동장을 끼고 조금 지나면 곧 해수욕장을 만나게 된다. 해수욕장의 모레는 곱지 않지만 고단한 피로를 푸는데는 적당하게 좋았다. 발 바닦에서 느껴지는 촉감이 시원하다. 양발을 벗고 그렇게 한 참을 다녔다.
저만치 징검다리가 보이고 아줌마에게 실미도 어디냐고 물으니 손을 뻗어 바로 저기라고 일러준다. 뭐야....저거야!!
선유도의 명사십리 해수욕장만은 못하지만 넓은 운동장 같은 해변을 따라 걷는 것 만으로도 막힌 가슴과 엉킨 머리가 싹 풀리는 느낌이다. 아~~~~ 좋다.
다리를 건너 왼편으로 걸음을 옮기고 얼마를 걸으면 실미도 촬영지 팻말이 보인다.
선 허리를 잠깐 넘어서면 탁 트인 해변과 바다를 만난다. 넓게 펼쳐진 다소 밋밋한 해변을 걸어서 산 허리를 넘으면 실미도 영화 촬영지 해변은 근사한 돌 무덤들이 무성하다. 숲을이루는 사이 사이로 말뚝이 박혀 있다. 이곳이 실미도 영화 촬영지였다는 인식표만 댕그라니 박혀 있을 줄이야.. 실망이다. 영화의 한 장면을 기대한 나는 잠시 허탈했다. 왜 없어졌을까? 너무나 아쉽기만 하다.
연인인지, 부분지 모르지만 해변가를 산책하는 모습이 정겹다. 물론 불륜은 아니겠지...ㅠㅠ
물이 차 고립이 되면 안되지 싶은 걱정으로 얼른 몇 컷 사진을 담고 무의도로 다시 돌아왔다. 아예 한 여자는 모래 위에 누웠다. 그리고 그의 옆지기로 보이는 남자는 책을 읽고 있다.
이 두 사람은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재미 있는지 계속 깔깔댄다. 마냥 좋은 모양이다. 이런 저런 풍경에 시간을 빼앗기니 이리 좋을 수 없다. 내 소중한 시간을 빼앗고 마는 무의도와 실미도 여행은 이렇게 특별한 볼꺼리와 즐길 꺼리가 없어도 좋았다. 오히려 뭔가 분주하고 뭔가 설레고 약간은 흥분하게 할 무엇도 없다는 것이 더 큰 매력 같다.
다음으로 무의도 하나개 유원지를 찾아갔다. 입구에는 오수정 칼잡이 드라마 촬영지라는 표시가 보인다. 하나개유원지 왼쪽으로는 호룡곡산 산림욕장이다. 무의도는 주말이면 등산객으로 북새통이라고 한다. 대부분 이곳 호룡곡산 산림욕장을 찾는 사람들이라 한다.
하나개 해수욕장이다. 해변가에 성냥갑처럼 생긴 방가로가 도열해 있다. 지금은 텅 비어 있었다. 올 여름 휴가철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남기고 갔을까 싶다.
오수정 칼잡이 촬영을 한 집이란다. 개인적으로 티비 드라마를 보지 않는 이유로 해서 잘은 모른다.
붉게 노을이 진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색감도 진해지고 내 가슴도 바쁘다. 멋진 저녁 노을에 잠시 또 다른 시간 여행을 한다.
어느 누군가 한 사람이 지는 저녁 노을에 물감을 풀고 있다.
산낚지를 잡아 오는 아줌마의 길을 막고 흥정을 봤다. 한 마리에 5천원, 죽은 소도 살린다는 낚지, 얼마나 고소하고 맛나던지...
무의도 실미도 여행은 많은 꺼리가 없어도 조용한 감동을 주는 훌륭한 여행지 같다는 생각이다. 왕왕 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길목이 막혀 고생을 하게 되면 교통체증으로 오히려 기분을 날리는 일이 많다. 그러나 무의도 실미도 섬 여행은 그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시원하게 뻥 뚤린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따라서 언제든 손 쉽게 갈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값비싼 통행료는 지불해야 한다. 나오는 길에는 해수탕에 들러 피로를 푸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조용한 감동이 있는 무의도 실미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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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살벌한 영화의 장면들이 떠오릅니다.........내가 젤루 좋아하는 산낙지
쩝...
혼자 갔어요?...웬지 쓸쓸했을거 같은 느낌..ㅎㅎ...
여행지의 사진보다 글솜씨가 더욱 멋집니다
와....너무 아름다운 곳이네요....
여행작가로 데뷰하셔도 손색 없으십니다...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