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KBS와 맺었던 4년간 TV 중계 계약이 지난 해를 끝으로 종료됨에 따라 올해 새롭게 TV 중계 계약을 맺어야 한다.
KBO는 지난 4년간 첫해 70억원을 시작으로 77억원~84억2000만원~93억원 등 323억원을 중계료로 받았다. 뉴욕 양키스 한 팀이 지난 한 해 자기 팀 중계료로 6400만달러(640억원)을 번 것과 비교하면 적은 액수지만 국내 스포츠 중 단일 리그 중계료로는 최고액이었다.
프로야구 TV 중계 계약에서 올해 달라지는 것은 무엇보다 MBC의 등장으로 예상된다. MBC는 지난 4년간 메이저리그를 독점 중계하는 바람에 미움을 받아 국내 야구 중계는 따돌림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KBO가 전체 공중파 방송의 참여 길을 터놓기로 했고 MBC도 내부적으로 국내 야구 중계에 나설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메이저리그 중계를 지난 4년간 독점 방영했으나 계약이 끝나 새로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그동안 3200만달러(320억원)이란 거액을 들이고도 박찬호의 부진 등으로 시청률이 떨어지고 광고 판매가 부진해 적자를 기록, 계약 경신에 난감한 처지여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국내 야구 중계를 재개하려는 것이다.
KBO로서는 전체 지상파 방송이 모두 참여하게 돼 좋은 여건이 됐는데 새로운 계약을 오는 3월 시범경기 이전까지 끝낼 계획이다.
하지만 각 방송사와 협상에서 중계료를 더 많이 받아 내야하고 중계 횟수를 늘려야 하는 과제 등은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다.
먼저 중계료 액수는 방송사들이 경기 불황으로 지난 해 수익이 줄어든 것을 내세워 감축 내지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계 횟수를 늘리는 문제 역시 방송사들이 시청률을 빌미로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서울, 인천, 수원 등 수도권에 주로 중계 방송한 iTV가 얼마전 방송 재허가 추진이 거부돼 방송을 할 수 없게 된 사정도 악재다. 오는 3월께 iTV가 살아난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가장 중계 횟수가 많았던 iTV(2004년 102경기)의 중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LG, SK, 두산, 현대 등이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은 뻔한 상황이다.
지난 해 시월 한국시리즈에서 보여 준 팬들과 시청자들의 야구 사랑은 10년전 최고 인기를 누리던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야구는 그만큼 많은 이들을 매료시킬 요소를 갖춘 스포츠이고 TV로 더 빛을 낼 수 있는 종목이다. 또 올해는 다른 종목의 비중 큰 국제대회가 적어 야구로서는 팬 확보의 좋은 기회다.
KBO는 방송사와 협상 과정에서 중계료 액수와 중계 횟수를 놓고 저울질한다면 액수보다는 횟수를 많이 해주는 방식을 택해 저변확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