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화달 몰아주기 행사를 마치고, 보쌈집에서, 김동국 교수님과 강땡초(이젠 아예 입에 익었네!)가
모종의 의미심장한 이바구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곤 쉽게 의기 투합 했습니다.
토달, 막달리자 열두시간 달리기 도중, 저쪽머리의 가로등 아래서 두 사람이 자리 펴고 한동안 구시렁...
가야 할 장소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의의, 준비사항 등을 다시 Check 했었지요. 책 펴고 지도 보고.
나중에 그 내용을 알게 된 김병호 고문님께서, 사람이 있든 없든, 혹여 동참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니(본인도 가고싶어 하시지만 시간상...) Cafe에 올려서 공지는 하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 정선/영월을 잇는 동강 주위를 따라, 거기에 있는 오지마을을 찾아서
- Tracking! 걸어서! 2 박 3 일 (8/2 월 - 8/4 수)
- 민박 혹은 좁은 Tent. 상황에 따른 Flexibility! 밥이든 라면이든, 가벼운 밑반찬에, 없는 살림에.
- 한여름, 땀, 雨? 조악한 식사와 가벼운 반주, 물어 물어 가더라도 마음 부담 없이, 시간 부담 없이.
- 뭐, 한 40 여 km나 될까? 이 기회에 색다른 경험 한 번 하는거지, 베낭은 무겁더래도.
- 또, 8/4 목요일, 태백 근처, 화타 명의가 있다는 무슨 산.... 에, 어디더라?
- 마지막, 8/5 금요일, 삼척 근처, 내가 자료를 왜 안가져왔지? 그래도 이 정도면 의의전달은 충분!
- 3 혹은 4 인 (현재 김/강 2 인).
- 미친짓 아님. 괜히 고고한척 하는 현학적 인간들의 치기어린 일회성 모험쪼 더더욱 아님.
- 그래도, 아래의 교수님 말씀대로, 고행은 당연하지만 그를 통한 自性찾기가 조금이라도 된다면, 그건
나름의 福이겠지요. 저야 물론, 그 정도까지 바랠 수 있는 최소한의 밑바탕도 없는 화상입니다만....
사흘 정도면 시간이 나실 분도 계실까 싶어, 교수님의 의견을 좇아, 이번 여행을 위와 같이 2 부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아래 두 편의 Mail은 참고 삼아 덧붙입니다. 시간의 역순이죠.
여기는 금정산 [RE]울산에서 강혜승이 입니다.
보낸날짜 2004년 07월 22일 목요일, 낮 3시 39분 32초
보낸이 "보름달" <dongkookfever@hanmail.net>
소속기관 부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혜승 씨! 워낙 더운 날씨라, 편안한 맘으로 오후의 일과는 메일 답장 쓰는 것으로 시작할까? 하오.
먼저, '화달'의 모임은 오랜만에 아주 유쾌한 날이었다오. 그래서 2차 술값이 그리 많지 않기에
내가 계산한거지요. 그럼, 뭐가 나로 하여금 들뜨게 했을까?
먼저는, 선암사까지의 코스도 시내란 점을 감안한다면 썩 훌륭하다고 여겨 왔더랬지요.
그래서 그날 선암사 약수터에서 김대숙, 말숙 그리고 윤연경 선생 등과 편안한 맘으로 쉬고 있는데,
김상효, 광호 씨 등이 개금까지 갖다오자고 하기에, 속으로 별다른 코스이기야 할까? 하는 마음였기에
결국 마지못해 간 셈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금껏 다녀본 모든 코스 중 가장 좋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먼저, 울창한 숲으로 인해 햇살이 전혀 스며들지 않았고 또 임도이지만 양쪽 석축이
잘 정돈되어 있기에 주로가 안정감이 있었으며 끝으로 약간의 경사로이면서 착지가 버걱거리지 않는
장점들을 지니고 있습디다. 그래서 혼자서라도 자주 올거라고 다짐했던 코스이지요.
그리고, 오래 전부터 강원도 태백, 정선 및 영월 등의 옛길을 트랙킹해 보자는 바램을 가졌더랬는데,
관련 계획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었던 이유는 초행길을 물어 물어가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었지요!
그랬는데, 정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더랬는데, 혜승 씨의 프로포잘로 어찌나 맘 설렜던지...
거듭 고맙소이다.
먼저 준비물은 텐트를 어떡하느냐? 인데,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이병호 선생님과도 말을 맞추어
봅시다>(토달에서...) 혜승 씨가 가지고 있는 6인용이 무거울 것 같으면, 차제에 4인용을 하나 삽시다.
(생돈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또 중요한 사실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동행인들 모두가 얻으려고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왜냐하면, 여행의 목표에 따라 식사의 질과 이동 방법의 편안함
또 숙소의 쾌적함 등이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우선 나의 의견으로는, '고행을 통한 自性 찾기' 쯤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묵묵히 걸어가는 고행을 통해, 54세, 남자, 대학교수 등과 같은 겉껍질이 아닌
참된 자아를 찾을 수만 있다면 ... 하는 바램이 오지마을과 옛길에 관한 관심을 부추긴 셈입니다.
그래서 귀향하는 마지막 날 마지막 식사를 제외하고는 조악한 먹거리와 불편한 잠자리 등을 체험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언제 한번 말을 맞추어 봅시다. 그리고 코스 등을 선택하는데에 필요한
자료는 오늘 내가 준비할 예정이고 그것을 토달 때 가지고 가겠습니다.
Cafe에서 보니, 지리산 종주도 취소하셨더군요.
제 개인적으로는, 이번 여행길에 기대가 많습니다. 부담될 것도 사실 없습니다.
제게 있어서는 틀림 없이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고,
교수님과의 동행이 기쁘면 기뻤지, 의사소통 상의 사소한 문제점은 고려할 바가
못된다고.... 감히, 말씀 드려야 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이 있으면 기꺼이 참여하겠습니다.
그리고요...
제가 부산으로 내려가는 길, 중간에 보면 서창이라는 읍이 항상 있던뎁쇼,
거기서 간단히, 같이 한 잔 하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요! ?
첫댓글 화타선생이 사신다는 방태산에서 가끔 산삼도 캔다카던데... 교수님과 장생포땡초야시님의 여행이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동행할 필요충분조건을 갖추지못한 아쉬움을 전하면서 부디 여유로운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