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한 2시 30분쯤 이었을 것이다. 에제 늦은 밤에 드디어 학술 보고서 작성을 완료하고 USB에 옮긴 후 학교를 가기 위한 가방을 챙기고 있을 때였다. 분명히 아침까지는 침대 위에 멀쩡히 올려져 있었던 보조배터리가 막상 챙기려고 하니까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졸린 눈을 억지로 깨워가며 이불을 들추고, 인형들과 배개의 밑도 살펴보았지만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책상의 서랍과 겉옷의 주머니, 책가방 등 하나하나를 뒤지게 되었는데 졸음 때문인지 보이지 않는 보조배터리로 인해 마음만 급해졌고, 심지어는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방을 뒤지는 손길이 거세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야말로 폭발하기 일보직전의 상태.
이떄 전에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엄마가 하셨었던 말이 떠올랐다. "물건을 찾을 때 급한 마음으로 찾으면 보일 물건도 안 보이기 마련이야.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방을 넓게 살펴보면 보일거야."라고 하셨던 엄마의 말을 떠올리며 올라오는 짜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잠시 방을 뒤지는 것을 멈췄다. 짜증이 점차 가라앉은 후 방을 넓게 보라는 엄마의 말을 곰곰히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로 책상 위에 올라가서 방을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방에 있는 졸음 방지용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옷들 사이로 보조배터리의 충선선이 보였다. 책상의 높이가 꽤 높았고, 옷들이 올려져 있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그냥 지나친 것이었다. 그 순간 보조배터리를 찾았다는 기쁨과 함께 생각을 조금 바꿈으로써 시각을 달리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러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 놀라웠다. 나는 이것을 유레카라고 느꼈고 블로그에 글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위와 같은 발상의 전환의 또 다른 예로는 '콜럼버스의 달걀'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콜럼버스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 테니 간단하게 요약을 해보도록 하자. 콜럼버스는 1492년 10월 12일에 신대륙을 발견했다. 물론 진정한 신대륙을 발견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당시에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 엄천난 일이었끼에 모두가 주목했다. 1400년대 후반에 에스파냐에서 열린 한 파티에서도 콜럼버스는 단연 화제의 인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콜럼버스를 칭찬하며 그를 치켜올랐다. 그 모습을 보던 한 남성이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콜럼버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서쪽으로 계속 가면 섬이 나온다. 그건 특별한 일이 아니죠. 당신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라며 남성이 콜럼버스에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콜럼버스는 화를 내지도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달걀을 한 개를 가져와 그 남성에게 "누구든 이 달걀을 탁자에 세워 보세요. 자, 당신이 이 달걀을 세워 보겠소?"라며 말했다. 콜럼버스에게 도전한 남성은 물론이고 여러명의 사람들이 도전했지만 둥근 달걀은 기우뚱거리며 넘어질 뿐 전혀 설 기미가 안 보였다. 이때 콜럼버스가 본인이 달걀을 세워 보이겠다고 나섰다. 콜럼버스는 달걀의 바닥을 탁자에 살짝 찍어서 바닥 부분의 껍질을 조금 꺠트려서 평평하게 만든 후에 달걀을 세워 보았다. 그 방법을 보고 모두가 놀라워하자 콜럼버스는 이렇게 말했다. "이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누구나 할 수 있죠. 그러나 처음 생각하고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남이 하면 쉬운 거죠."라고 말하며 자신을 모욕한 남성을 한 방에 날려보냈다. 이 이야기가 바로 발상의 전환의 예로 유명한 콜럼버스의 달걀 이야기다.
이렇듯 발상의 전환은 우리의 삶에서 종종 발생한다. 우리가 미처 꺠닫지 못하고 있었던 진리와 사실들이 아주 조그마한 변화를 받아들임으로써 발사의 전환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이것이 새로운 진리를 만들어낸다. 물론, 발상의 전환이 늘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생각들은 머리속에 있던 지식들을 아무런 자극없이 그저 내보내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발상의 전환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방법으로 생각을 해야지만 유레카를 발견할 수 있을까? 그 방법으로는 두 가지를 정도를 들 수 있다.
첫 번쨰는 대상을 넓게 보는 것이다. 자신의 앞에 보이는 것만을 보고 대상을 판단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향과 거리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발상의 전환을 위한 첫번째 발걸음이다.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바라보는 방향과 거리가 아닌 나만의 새로운 방향과 거리로써 대상을 관찰한다면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게 될 것이다. 당장에는 잘 안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보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한다면 언젠가는 유레카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두 번쨰는 자신의 생각을 시도한 것이다. 색다른 생각을 해냈다고 했을 떄 그 생각을 가지고만 있는 것은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않는다. 사진의 생각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 속에 존재하는 유레카는 그저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처럼 아무런 쓸모도 가치도 없다. 그 유레카를 진정으로 쓸모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 유레카를 증명하고 밝히려는 노력과 시도가 뒷바침되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그 유레카는 언젠가 본인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더 나아가서는 전 세계를 뒤집어놓을 만한 유레카로 발전하질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글이 내가 생각한 발상의 전환과 관련된 유레카와 발상의 전환을 위한 방법이었다. 발상의 전환은 늘 가까이에 있다. 발상의 전환을 이루냐 마느냐는 성적이나 지식의 차이가 아닌 유레카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과 열정의 차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