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을 지나며 지난 여름 폭염에 지친 나뭇잎들이 녹색을 털어내고 본격적인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말을 전후로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는 이즈음, 진한 커피 향기 내음을 맡으며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가을 정취를 만끽할 대전지역의 단풍길을 소개해 본다.
동구 상소동 산림욕장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상추객(賞秋客)들의 발걸음을 유혹하는 매혹의 길이다. 깊어가는 가을 산림욕장 주차장과 사방댐을 잇는 메타세쿼이아 길을 걷는다면 운치 있는 풍경에 빠져 든다. 계절의 정취를 물신 뿜어내는 메타세쿼이아 길이 있어서 더욱 정겨운 산림욕장은 바라보기만 해도 좋지만 팔짱을 낀 연인들의 밀어(密語)가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다가온다.
동구 산내 금산가는 길(구 금산길)은 도로 양편의 플라타너스가 이어지며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만들어 낸다. 쭉 뻗은 도로를 즐기다 보면 어느덧 만인산 휴양림에 도착, 아름답게 물든 단풍을 만날 수 있다. 휴양림 내 조성된 오솔길은 맨발로 걷기 좋은 황토가 깔려있다. 총 2km 구간의 이 숲길로 들어서면 태조대왕 태실을 만나게 된다. 역사문화유산과 계절의 정취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동구 가양동의 우암사적 공원도 가족 나들이 장소로 좋다. 연못가에 세워져 있는 남간정사와 함께 은행나무, 왕벚나무의 단풍을 볼 수 있어 알토란 같은 도심 속 여행지다.
추동에서 시작되는 대청 호반길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로, 아름답게 물든 벚나무의 단풍과 찬샘정 등 명소가 행락객들을 손짓한다.
보문산 전망대에서 사정공원과 백골저수지까지의 4.5㎞ 보문산 길은 낙엽을 밟으며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전의 대표 산책로다. 대사동, 문화동, 유천동, 산성동 등 어느 곳에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남녀노소 쉽게 찾고 거닐 수 있는 산책코스로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서구청 사이 낙엽길은 도심 속 단풍 나들이로 제격이다. 낙엽거리 안내판을 따라가면 500m의 나무터널이 가족과 연인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만년동 한밭수목원 서원 낙엽길도 빠질 수 없는 가을 명소다. 2㎞에 이르는 잔디광장-명상의 숲 구간의 산책로는 왕벚나무와 느티나무의 단풍이 어우러지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인근 이응노미술관, 예술의 전당 등 문화공연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가수원 네거리에서 장태산 휴양림으로 가는 13㎞ 구간은 방동저수지, 코스모스, 황금 들판이 행락객들을 반갑게 맞는다. 장태산휴양림 내 800m에 달하는 메타세쿼이아길은 선계(仙界)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그윽함이 느껴진다. 시민들의 몸과 마음을 치료해주는 힐링 코스로 제격이다. 전망대로 올라서면 한눈에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형제바위나 안평산 분기점까지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유성 도룡동-화암네거리의 4㎞ 구간에 조성된 보도는 플라타너스의 낙엽을 밟을 수 있고, 카이스트(KAIST)-신성동의 과학로(6.6㎞)는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많다.
충남대학교 캠퍼스도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명소다. 주말 한적한 캠퍼스를 걸으면 학창시절의 낭만이 또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충남대학교 정문을 따라 유성구청까지 이어진 가로수길은 걷기 좋아 연인들과 가족, 친구들이 편안히 걸을 수 있다. 충남대학교와 카이스트 캠퍼스가 함께 있어 맛집과 각양각색의 카페들이 즐비한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국립대전현충원의 단풍길은 아이들에게 나라 사랑 정신을 고취하며, 엄숙함과 고즈넉함을 선사한다. 현충원은 이번 주말 가을맞이 현충문화 한마당을 개최해 지역민들을 초대한다.
대덕구 계족산 임도-황톳길은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 중 하나다. 14㎞에 달하는 황톳길을 따라 산책하듯 걸으며, 때로는 붉게, 때로는 노랗게 물든 가을 산을 만날 수 있다.
오정동에 자리 잡은 한남대학교 캠퍼스 역시 가을 정취가 완연하다. 탈메이지기념관 옆길-종합운동장 뒷길 구간으로 한남대 북문 진입로를 지나 탈메이지기념관 옆으로 난 작은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고즈넉한 산길이 나오고, 문과대 일대 단풍나무도 아름답게 물들어 산책로로 훌륭하다.
중리동을 거쳐 송촌동 동춘당 공원에 도착하면 빨갛게 물든 단풍길이 인상적이다. 단풍이 아름다운 데다 동춘당, 고택, 옥류각 등 전통문화와 낭만을 느낄 수 있어 즐거움이 배가 된다.
원본 : 대전일보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03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