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8일
본문 : 수14:12-15
제목 : 하나님의 이루심
오늘 본문의 여호수아와 갈렙 이야기는 우리에게 참으로 중요한 말씀입니다. 이 두 사람은 대단히 친밀한 사이였습니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의형제'라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아끼고 의지하며 함께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서로 생각이 잘 맞았고, 진취적인 도전정신도 누구보다 뛰어났습니다. 또한 이스라엘은 늘 땅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일을 감당하는 자녀 혹은 종으로 잘살 수 있게 하시기 위해 이스라엘을 사용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통해 그분의 존재를 스스로 드러내시며 그들에게 구원의 복을 주셨습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에 전쟁의 규모나 아군에게 맞는 전술 등 전쟁의 승리를 위한 정보들을 수집하기 위해 각 지파를 대표하는 12명을 불러 그들에게 임무를 주었습니다. 그들의 임무는 가나안 지역의 지형과 지질, 도시들의 생김새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수, 건물들의 특징과 위치 등을 상세히 조사하고, 돌아올 때 반드시 그 땅에서 나는 과일을 가져오는 것이었습니다. 과일을 가져오는 목적은 그것을 통해 그들의 전반적인 생활을 파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것은 매우 침착하고 정확한 지시였습니다. 예를 들면 건축물을 통해 그들의 주거의 모습과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모세의 사명을 받은 12명의 정탐꾼들은 자신들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이 중에는 여호수아와 갈렙도 있었습니다. 정탐하던 중 길가에서 대단히 크고 맛있게 생긴 포도를 발견한 그들은 가나안이 농사짓기 아주 좋은 비옥한 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좋은 땅을 이스라엘에게 주려고 하셨던 것입니다.
40일이 지난 후 이스라엘 진영으로 돌아온 12명의 정탐꾼들은 모세와 백성들 앞에서 자신들이 보고, 듣고, 조사한 것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 10명은 안타깝게도 부정적인 말만 토해냈습니다. 그들은 퇴보된 신앙의 모습으로 하나님과 모세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큰 포도를 가지고 온 여호수아와 갈렙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축복의 땅은 너무나 비옥해서 농사가 아주 잘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나머지 정탐꾼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가나안의 기름진 땅이 농사에는 좋을지 모르나 그 땅에는 키가 크고 힘이 엄청나게 센 아낙 자손들이 있어서 우리는 그들의 화를 북돋아 결국 모두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서로가 경쟁이라도 하듯 이 무모한 전쟁으로 인해 우리는 다 죽을 것이라고 절망의 소리를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설령 우리의 자식들이 운 좋게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더군다나 그들은 분명 아낙 자손들의 노예가 되어 평생 고통 가운데 살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될 것이라고 목 놓아 울었습니다. 참으로 기막히고 어이없는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한술 더 떠서 아낙 자손의 칼에 죽을 바에 차라리 이집트나 광야에서 우리가 힘들어서 죽고 싶다고 했을 때 죽어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며 하나님과 모세를 조롱하면서 원망과 불평의 죄를 마구 지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게 말이나 되는 상황입니까? 물에 빠진 사람을 목숨 걸고 살려 놓았더니 앞으로 행복하게 살 수 없을 것 같은데 왜 살렸냐고, 그때 차라리 죽었으면 좋지 않았겠냐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또 어떤 사람은 "우리는 그들을 절대 이길 수 없다. 그들은 크고, 힘이 세고, 잔인해서 우리들을 다 죽일 것이다. 그들에 비하면 우리는 메뚜기와 같은 존재다."라고 말하며 하나님의 사역을 조롱했습니다.
모두가 부정적이고 절망적이었던 그때, 여호수아가 믿음의 말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곳은 정말 좋은 기회의 땅이며 그 귀한 모든 일들은 하나님께서 우리 이스라엘에게 주시는 축복이니 우리는 믿음으로 그 축복을 꼭 받아야 합니다.”라고 소리쳤습니다. 믿음의 형제 갈렙 역시 여호수아의 말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여 두려워하지 맙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저들은 하나님이 없는 민족입니다. 우리의 참 힘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승리를 주실 것입니다. 저들은 우리의 적수가 안 됩니다."라고 외쳤습니다. 이 모습을 보시고 크게 기뻐하신 하나님께서는 믿음의 사람 여호수아와 갈렙을 기억하시고 크게 쓰시기로 하셨고 이를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는 주시지 않았던, 건강하게 장수하는 축복을 그들에게 주셨습니다.
하지만 다른 정탐꾼들의 부정적인 마음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의 입에서 나온 바른 믿음의 언어 때문에 자존심이 상한 정탐꾼들은 더 강도 높은 불신앙의 말로 하나님과 모세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한 손으로 나무를 뽑는 장사들로 가득한 저 군사들을 어떻게 이기겠느냐'라고 소리치며 다른 사람들을 동요했습니다. 이와 같은 불신의 소리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의 발걸음을 멈추기에 충분했습니다. 나중에는 '백성들의 대표를 다시 세우자', '믿음의 소리를 하는 여호수아와 갈렙을 죽이고 애굽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까지 들렸습니다. 대단히 무서운 일입니다. 다수의 불신앙의 말은 불과 같이 많은 이들의 말과 마음에 옮겨붙었습니다. 혼란에 빠진 무지한 백성들은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소수의 믿음의 소리에 순종해야 할지 아니면 다수의 인간적인 지도자들의 말을 들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습니다. 이때 하나님의 종 모세와 아론이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아뢰기 위해 하나님께서 계시는 성막으로 향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렇듯 괴로울 때 하나님의 집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 마음에 늘 주님께서 계시지만 우리의 발걸음을 교회로 옮겨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며, 기도하고 예배하는 진실한 신자의 모습으로 하나님께 아뢰면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크게 기뻐하시며 신앙의 길을 잘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성막에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불신앙에 사로잡힌 정탐꾼들과 믿음 없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그분의 계획(정확하게는 그들에게 내리실 벌)을 선포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까지 나를 멸시할 것이냐. 내가 독수리가 새끼를 보호하듯 너희를 이집트에서 구해내고 그토록 많은 기적과 이적을 행하였는데 아직도 나를 믿지 못하고 내가 너희에게 준 땅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하느냐. 이제 소망 없는 너희들의 생명을 다 거두고 모세를 통해 새로 시작하겠다'라고 그분의 마음을 알리셨습니다. 그런데 그때 모세가 '하나님께서 그들을 애굽에서 건져내실 때 베푸신 기적을 세상이 다 아는데 이제 와서 그들을 죽이시면 하나님이 능력이 없어 이스라엘을 버리셨다고 세상이 조롱할까 두렵사오니 화를 거두어주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기도를 들으시고 마음을 바꾸셨습니다. 대신 믿음의 사람 여호수아와 갈렙 두 사람을 제외한 20세 이상의 모든 성인은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일 이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또 다시 하나님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는 일을 자행했습니다. 고라와 그의 추종자들이 재난과 같은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하나님과 그분께서 세우신 모세를 불신한 그들은 그분의 계획을 무너뜨리려 했습니다. '모세만 하나님의 종이냐'라는 문제로 다툼이 일어났고, 백성들로 하여금 모세와 고라 중 한 사람을 선택하게 하는 편가르기를 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땅을 갈라 고라 편에 섰던 모든 사람들을 산 채로 땅의 먹이가 되게 하셨습니다. 반역의 죄는 이렇게 무섭습니다. 그런데 이 광경을 보고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하지 않고 불신과 불평의 소리를 내며 죽은 자들에 대한 슬픔과 분노로 모세를 대하자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역병을 내리셨고, 이로 인해 그날 하루에 죽은 자가 14700명이나 되었습니다. 결국 불순종과 불신앙을 버리지 못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40년 동안 광야에서 힘들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모세가 죽은 후 나이가 많아진 여호수아와 갈렙이 하나님 앞에서 생애의 마지막에 불타는 사역을 감당하는 귀한 현장의 말씀이 바로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의 내용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마음을 알지 못하면 우리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당한 어려움들을 겪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바로 진정한 회개입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허물과 연약함을 다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본능적인 악이 믿음의 자리에서 우리를 밀어낼 때 핑계나 협상이 아닌 회개를 선택해야 합니다. 믿음과 순종, 그리고 회개, 이것을 잘한 사람이 바로 여호수아와 갈렙입니다.
총 24장으로 이루어진 여호수아서는 전쟁과 정복(1~12장), 땅 분배 및 도피성, 레위지파, 특이사항, 동쪽지파, 제단 쌓기(13~22장), 고별사(23장), 마지막 당부 및 여호수아와 엘르아살의 죽음(2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일들을 다 겪고 45년이 지난 후, 85세가 된 갈렙은 오늘 본문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은 의형제이자 이스라엘의 총사령관인 여호수아에게 자신의 비전을 이야기했습니다. "45년 전, 당신과 나는 40살이었습니다. 가나안의 정탐꾼이었을 때의 믿음을 보시고 복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합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은 제비를 뽑아 땅을 유업으로 받을지라도 나에게는 저 헤브론 산지를 주십시오." 갈렙은 아낙 자손이 있어서 모두가 피했던 헤브론 땅을 원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갈렙의 신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내 힘으로는 할 수 없어도 하나님의 일이라면 나는 피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큰 어려움이라도 능히 이기시는 하나님의 일에 내가 쓰임 받기를 원한다.' 이것이 바로 갈렙의 믿음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여호수아는 갈렙을 축복하고 그의 간청을 허락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모세의 후계자 여호수아의 축복의 기도로 갈렙은 승리했습니다. 젊은 시절 하나님의 마음을 받았고 85년 동안 한순간도 헤브론을 잊은 적 없는 갈렙은 결국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을 받들어 그 땅을 정복했습니다.
갈렙이 헤브론 땅을 그토록 원했던 이유는 그곳은 신앙의 땅이자 하나님의 땅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막벨라 굴에 아브라함과 사라(창23), 이삭과 리브가, 야곱과 레아가 묻혔습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말씀이자 기도문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에 나오는 믿음의 조상들이 묻힌 헤브론을 점령하고 복원하는 것이 곧 이스라엘의 회복이며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갈렙은 그의 삶의 이유와 목적을 항상 헤브론에 두었습니다. 그의 소원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것이었기에 그의 삶은 하나님의 소명이자 그분께서 주신 사명이었습니다. 갈렙의 사명과 소원이 오늘 우리의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