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불 앞에서
무릎 꿇지 않기 위해
수천 번 두드려진 기억이었다
아궁이의 혀는 나를 핥고
나는 그 열로 말없이 끓었다
눈물도, 분노도,
국물이 되는 법을 배웠다
부엌의 구석에 묻힌 시간들
나는 들었다
처마 끝 빗방울 소리,
기다리는 아이의 발소리
검게 그을린 내 배 속엔
사람들이 지나간다
그들의 사랑과 슬픔이
한 국자씩 퍼올려졌다
나는 태워도 탄 흔적만 남기고
버리지 않는다
무겁고 조용한 몸으로
한 세상을 데운다
이제 오래된 어둠이 되어
밤이면 마당 끝 별빛을 끌어안고
세상의 허기를 품으며
다시 불려질 날을 기다린다
첫댓글 전샘!
가마솥이란 오느날에도 그 쓰일모가 어디서나
대단하지요. 또한 그 둥굴 납짝한 넉넉함이란
오랜세월 사랑방과 안방이며 거실같은 구석구석
까지 모두를 데우고도 호호하하 호방하게 웃는
인품까지를 보는, 그런 큰 그릇임을 저는
압니다만, 좋은 글 보고갑니다
저는 가마솥 이 시를 쓰면서 밤새
운 적이 있습니다
늘 고민하는 것은 시 속에
삶이 그려져야 한다는 거죠
시는 인생이고 도전이었습니다
유명한 시인이 저에게 이 세상에서
최후까지 남아 시를 적고 있을 사람은 나라고 했어요
올 8월에 제 3 시집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날씨가 여름을 향해
가고 있어요
상당히 무덥네요
건강 챙기시고 조만간에
연락드릴게요
식사 함께해요
전샘!
제 시집은 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그냥 일반 시집
으로 낼 수가 없답니다. 그리고 돈도 많이 들고
또 이번엔 더 무수한 새로움이 에세이와 함께
우주인증된 제 2의 (바다가 주는 선물)로 나와야
하기에 ㅡ 그래서 시간도 걸리고 있답니다.
대단하십니다
벌써 기대가 됩니다
우주의 천지를 내다보며
적은 길이라니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언젠가는 권길자 시인께서
큰일 내시리라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어마어마한 일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영문으로 번역된 1집
특히 권 시인님 서명이 적혀있는 시집 소중히 간직하고
참참히 읽고 있습니다
제 2집 기대됩니다
역시 대단하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