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라디오에서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를 듣다가 저에게도 비스므리한 사연이 있어
몇자 적어봅니다.
여러군데 꽃집의 꽃배달만 주문받아서 배달을 하시는 분의 편지인데 어느 꽃집에서
거래처의 회사 여직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상가집으로 근조화환을 보내달라는
주문을 받아 진주에서 합천까지 가고 있는데 합천에 도착했는데 꽃집에서 전화가 왔단다.
총무과 직원이 위독하시다는 말을 돌아가신걸로 듣고 꽃을 주문한거라면서 할아버지가
아직 안돌아갔다고... 그런데 숨이 곧 끊어질려고 한다고 길에서 좀 기다리라고...
먼길 다시 되돌아가면 배달료도 못 받을 것 같고 곧 돌아가실 분이니 돌아가실때만 기다렸는데
꽃집에서는 30분마다 아직 안돌아가셨다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전화가 오고...
3시간을 길에서 기다리다 힘들어서 다방에 가서 앉아있다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와서
반가워(?) 총알같이 상가집으로 달려가니 아무도 찾아오지 상황이란다.
돌아가신지 10여분밖에 안되었는데 근조화환을 세우고 오는 모양새가 이상해서 차안에서
두세시간 기다리다가 일처리를 하고 왔는데 생면부지의 할아버지를 길에서 돌아가시기만을
바랬던 마음이 죄송해서 돌아오는 길에 좋은 곳에 가시라고 빌면서 돌아왔다는....
10여년 전 우리집 이야기...
우리아파트 104호 할아버지 할머니가 장의사를 하셨었다.
그당시 나는 6살 3살아이들을 키우면서 중풍으로 거동이 힘드셨던 홀시아버님을 모셨었는데
무슨일 생기면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이 되서 104호 할머니한테 이런저런 일들을 여쭈어봤더니
병원 장례식장으로 모시면 자식으로서 평생 불효하는거이고 바가지도 쓰니 병원에서 돌아가셔도
집으로 모셔와서 자기네한테 연락만 하면 음식부터 모든 절차를 다 알아서 해준다하셨다.
같은 동에 살아서 좋은게 그런거 아니겠냐...
등등으로 시작해서 그때부터 두분이 날 괴롭히기 시작하셨다.
길에서 볼 때마다 쫒아다니며 아버님 어떠시냐고 묻는데 하도 여러번 묻다보니 짜증이 나서
피해다녔는데 옆집 할머니가 104호가 701호 시아버지 돌아가시기만을 바라며 떠들고 다닌다며
그렇게 남 죽을거 바랄거면 저나 죽지 그런다고 못됬다고 그집 흉을 보셨다.
몇 달후 아버님이 갑자기 대뇌경색으로 돌아가셨는데 시동생부부가 병원에서 장례를 치루자는걸
104호랑 약속했다면서 집으로 모시고 와서 새벽에 104호로 연락하니 자다가 두분이 올라와서
일을 처리해주는데 호상이라며 물 만난 고기마냥 신이 나셨다.
두분의 진두지휘로 잘치루었는데 엄청난 바가지로 장례비용이 병원장례식장보다 훨씬 비싸게
들었지만 경험도 없는데 무사히 치루었기에 그걸로 끝냈다.
404호에 엄마와 나는 친하게 지냈는데 그집은 다른 동에 시부모님이 사시고 시부모님이
시할머님을 모시고 사셨다.
시할머니가 90이 넘으셔서 곧 돌아가신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 엄마가 104호 장의사집에다 이거저거 물어봐달라기에 알아봐주었더니 그때부터 104호
두분이 나와 404호 엄마를 쫒아다니기 시작했다.
중환자실에 계시다는 소문을 듣고는 404호에 이야기를 잘해달라며 구찮을 정도로 우리집에
까지 올라오셨다. 어느날은 할아버지가 올라오셨길래 요즘 어떠시냐고 인사치레로 여쭤보았더니
요즘은 대목(초겨울)인데 죽는 인간들도 없어 죽겠단다.
어이가 없었지만 싸울 수도 없고 어르신들이라 그냥 좋게 생각하고 넘겼다.
드디어(?) 404호 시할머님이 돌아가셨다.
시할머님이고 자손도 많아 404호도 어찌 해볼 자격이 없어 병원에서 장례를 치루셨다.
그 뒤로는 104호 두분은 길에서 봐도 싸늘한 눈빛으로 외면하셨는데 나참, 싸울 수도 없고...
두분이 그집에서 이사가실 때까지 나와 404호와 내내 불편한 관계가 되었었다.
엊그제 상조회 리플렛을 만들면서 오랜만에 그 분들이 생각이 났다.
그 분들도 돌아가셨을까? 돌아가실 때 장례준비는 스스로 하시고 가셨을까?
직업에 따라 사람의 죽음 보고도 받아들임이 서로 다를 수 있겠지만
남의 귀한 목숨가지고 욕심내고 장사하는 거... 이건 아니지여.
첫댓글 서해안 고속도로가 너무 잘 만들어져 사고가 잘 안 터진다고 말했던 어느 멀쩡한 분도 있삼. 전방초소에서 총기사고 한번 나면 죽은 사람은 서럽지만 이하 나머지 군인들에게는 대우가 좋아지더라구여. 세상사 야릇~~
아는 사람이 고속도로의 사고 견인차를 했었는데 내막이 치열하더만유. 남의 불행가지고 장사하는 직업, 끝이 별로 좋치가 않더군요.
의사,변호사등도 남의 불행 가지고 장사하는 직업중에 해당되지여, 끝이 안 좋다면 그건 그사람 개인생활이나 인격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해여. 일반인들은 견인차랑은 안 좋은 추억이 있겠지만 그들이 나쁘다거나 끝이 안 좋을꺼라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남의 불행'은 포괄적 개념이고 직선적으로 표현한다면 '송장가지고 돈욕심내며 흥정하며 장사하는 사람'
제친구가 대만에 살때 회사에서 얻어주는 비싼아파트에서 살았었는데 80넘으신 상류층노인들의 효도관광 전세비행기가 떨어져 전원 다 사망하셨대요. 중국인도 마찬가지인지 신문에 누구는 재산이 얼마를 물려받고 그런 쓰레기기사만 나더래요. 윗층에 살았던 분의 부모님이 다 돌아가셨는데 유산이 많아서 동네에서 부러워하더라는...
황카페중에 황바이온이 제일 활발하네요. 재미있구... 주저리주저리 도배할 때 제가 한가한 증거라우. 할일없이 카페에서 노닥거린다 하겄지만 공부는 안하지만 숙제 90% 정도는 하고 논다는...
황바이온이 활발한지 워떻게 아셨남유 사실은 고정적으로 매일 들어오시는 분들도 무쟈게 많답니다.. 글이나 댓글은 잘 안 다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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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배하는 아저씨는 죄가 없는 것 같지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어차피 애들땜에 꼼짝못하던 시간이었고 5년정도밖에 못모셨어요. 하나는 업고 하나는 걸리고 아버님 약타러 병원다니고 시장다니면서 5년동안 삼시세끼 해드렸던 것외엔 정신적으로 힘든건 없었어요. 머리가 아프시다고 하루종일 누워계셔서 병원에 가자고 옷을 입혀드리니 일욜이라 의사도 안나왔을텐데라는 말까지 나누셨고 남편은 시동걸려 나간사이 의자에 앉혀드리니 미끄러지시면서 스르로 눈을 감으시더군요. 임종을 저만 봤어요. 그렇게 허망하게 가셔서 힘들었다는 말은 죄송해서 못해요. 아버님이 그립네요.
제가 무섬을 상당히 많이 타는데 동공이 딱 멈추는걸 봤는데도 하나도 무섭지가 않아요. 임종을 보는게 좋은건가요? 그 덕분으로 후닥후닥 음식을 생각보다 잘한다네요. 지금도 몇가지 밑반찬 만드는 중에 짬짬히...ㅎㅎㅎ
별거 아니예요. 하던 사람은 피할 수 없는 내몫이려니 하고 하게되면 할 수있고 안하다가 하게되면 긴장하고 신경쓰이고 힘들고 그렇치요.
암튼 죽는건 나중 문제고 난 만성발기부전에 걸리고 싶지 않다. 휴 살았다.
지는 두번았어유
거동이 힘드셨던 홀시아버님을 모시고 지내셨다니 힘드신 시간이 많았겠네여..부모님 잘 모시고 조상들 제사 잘 지내시는 분들 조상님들께서 그 복 다 주십니다...2
공중파 보험 상조 광고도 짜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