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 일요일.
아르바이트로 상당히 무리를 했었던 모양인지, 어제 입에 분화구같은 구내염이 하나 떡 하니 생겨나 있더군요.
포지션도 아주 오묘하게 잡아놔서 밥도 찬밥밖에 못먹겠고, 반찬이야 기대할 수도 없더랍니다.
망할...
거짓말 빼놓고 오늘 점심까지 아무것도 못먹은 레이가르크, 아사의 위기를 느꼈습니다.
결국 지친 몸을 이끌고 약국행.
"구내여m 약조m 주세요
口内え...n...ん薬お願いしやす
… 아아, 효과 제일 잘 m..m..머ㄱ는 노m으로요!
…ああ、効果b..b.. b!!!抜群!!!!!!!!!!!!なやつで!"
약을 집으러 가는 약사의 넓은 등짝을 보고 문득 한마디를 더 붙여버리고 만 레이가르크.
이게 레이가르크 21년 인생... 이 아니라 만으로 19년 인생인가?
여하튼 인생 최악의 비극을 끌어오게 되었으니...
아니, 여기까지만 해도 난 충분히 돌아올 수 있었어!!
약사가 주저하며 한마디 묻더구려.
"아프지만 효과는 상당한 약이 있는데."
보통, 일본에선 아주 아프더라도 "ちょっと痛いかも知れないけど(조금 아플지도 모르겠지만)" 처럼 그야말로 완전히 순화시킨 표현을 쓰는게 일반적인데, 그 약사, 마일리지 하나 없이 "痛いけど(아프지만)"로 말을 일축하더군.
그러나, 장시간의 영양 보급의 부재로 사고 시스템의 80%가 기능정지 해 있던 레이가르크는 그 위화감에 눈치 채지도 못하고 주저없이 그저 '효과 상당'이라는 소리에 덥썩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습니다.
의사가 가져온 약.
정육면체의 작은 케이스.
무슨 안약으로 착각할만큼 작은 케이스.
새하얀 바탕에 별다른 그림도 없이 가타카나로만 잔뜩 도배가 된 그 케이스.
오로지 약 이름만이 영어.
그 이름하여 ALBOTHYL.
1300엔이라고 하는, 사이즈에 비교하면 터무니 없이 비싼 그 약을 사온게 오늘 오후 3시경.
돌아와서 약 설명서를 읽어보았습죠.
요점을 요약해보자면 이것.
1.면봉에 찍어 환부에 살포.
끝.
너무나도 심플한 사용법에 허탈해지기 마련이겠지만, 여기 와서 레이가르크는 처음으로 오한을 느꼈습니다.
그 허술한 일본어역 설명서의 맨 마지막에 굵은 글씨로 강조되어 한마디 추가되어 있더군요.
※살포시의 고통이 상당함으로 물과 5:1로 희석하여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아무리 제정신이 아니라고 해도 그걸 보니 얼마나 대단한 약일까, 주춤.
하지만, 물리적인 고통에는 제법 익숙해져 있다고 자부하던터라 코웃음 한번 치고 면봉을 그 작은 용기에 쑤셔넣었습니다.
약효좀 제대로 받으라고 그야말로 면봉의 솜이 Albothyl을 듬북 빨아들일때까지 5초 카운트 세고 나서......
.... .... .... .... .... .... ....
맺힌 방울 떨어질라 냅다 환부에 투척.
0.1초
닿았다는 느낌이 오다
0.2초
질척 하고 면봉 가득 스민 Albothyl 용액이
0.3초
구내염 분화구와 입안으로
0.4초
터지듯이 확산되다
0.5초
불쾌한 맛에 인상이 찌푸려지다
0.6초
아무런 느낌이 없다
0.7초
안아프다
0.8초
진짜 안아프다
0.9초
아 나, 사람 낚시한거여?
1.0초
일순이라도 겁먹었던 내 자신이 한ㅅ…
?!
그리고 소년은 신화가 되었다.
여긴 누구? 나는 어디?
어쩌다가 시야에 들어온 방안의 거울에 비춘 나는 맹렬히 브레이크 댄스를 추고 있었고 그 뒤에서는 앉은뱅이가 두 눈을 번쩍 뜨고 그 옆에서는 장님이 허들을 넘고 있었다.
그 광경에 감동먹은 레이가르크, 헬게이트를 박살내 황천강으로 뛰어들어 강물 냅다 들이마시고 사하라 만들어 건너고 나니 조상님께서 두 팔을 벌려 나를 반겨주시고 그 주위로 돌아가선 할아버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증조할머니 증조할아버지 삼촌 큰아버지 etc가 인자하게 웃으며 박수를 쳐 주시니.
"おめでとう!"
”おめでとう!"
"おめでとう!"
"おめでとう!"
"おめでとう!"
"おめでとう!"
"めでたいな!"
"おめでとうさん!"
"うるあfじkうぃj!"
"おめでとう!"
"おめでもう!"
"おめでとう!"
"おめでとう!"
"おめでとう!" "おめでとう!"
"ありがとう!"
父に、ありがとう
母に、さようなら
そして、全ての子供達に
おめでとう
그리고 마침내 구내염 보완 계획은 완성되었다.
Albothyl.
이 악마의 똥물은 한국에서도 알보칠이라는 이름으로 있는 모양이더군요.
진작에 알고 있었으면 이런 생염산이나마엉망어린이같은 화학병기를 내 입속에 쑤셔넣는 만행은 하지 않았어!!!!!!!!
으아아아아아악!!!!!!
이 고통, 정말 말로 표현 못합니다.
구내염 분화구에 무스펠하임의 헬파이어로 지지고 니블헤임의 블리자드로 깡깡이시킨 롱기누스가 수십자루 박혀들어가 비틀어대는 그 감각.
내 두번다시 이따구 약을 쓸까보더냐!!!!!
약 1분간의 헬벤터버서커비보이 모드로 저승탐험하고 돌아온 레이가르크.
엉망진창으로 뒤엎어진 집 안을 보고 한동안 할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분노에 휩쌓여 안악병 사이즈의 저승의 똥물을 창밖으로 냅다 투척.
결국 지금까지 헬게이트의 여파로 간지폭풍 상태가 된 집안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 ... ... 씁....
나 대체 얼마나 발광한거여...
1분의 열정댄스로 7시간 방정리라는건 어느 차원의 등가교환 법칙?
P.S. 하지만 효과는 발군...
혀만 닿아도 욱신거리던게 이젠 아무렇지도 않군요.
... ... 이거 솔직히 낫게 하는거라기보다는 약물로 지져서 통각 마비시켜버릴 뿐인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첫댓글 알보칠의 효과로 15000의 힘이 순간적으로 올랐으나 30000의 지능이 하락되어습니다
제한시간 1분
지능이 하락? ㄴㄴㄴ 지능 스텟이 박탈되었습니다!
아...알보칠................................................................................................................. 그걸 쌩으로 했단말인가!! 오오 신이시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미치겠더구려 -ㅅ-;;
아,아픈가봐아.....;ㅅ;
이랴찡도 한번 해보는ㄱ(퍽퍽. 제자가 지우개를 날렸다)
알보칠이였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할놈의 사탄의 똥물.
알보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어를 읽으면서 "설마.." 라고 생각했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승님 저도 그거 모르고 쌩으로 썼다가 B-Boy의 후계자가 되었었던 기억이... ㅋㅋㅋㅋㅋㅋ
제자와 스승이 나란히 헬벤터비보이 되게 생겼군 ㅋㅋ
역시 사전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