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민, 재활 24-20, 다음을 기약
12월 10일, 해민이의 재활의학과 정기 진료일이다. 지난 5월 28일 진료 이후 약 반년 만이다.
늘 그랬듯 진료를 구실로 어머니와 장거리를 함께 하는 날. 어머니 옆에서 보는 바깥 풍경은 또 다를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고 낯선 땅이지만 어머니와 함께라서 참 든든하겠다.
진료일이 다가오면서 해민이 일상을 돕는 때마다 함께 설렘을 나눈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자연스러운 아들과의 동행’이 될지도 여전히 고민한다.
그렇게 양가감정에 오락가락하는 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어머니가 아쉬운 소식을 전하셨다.
독감이라 동행이 어려울 것 같다는 말씀이었다.
늘 해민이의 건강과 이웃들의 건강을 염려하시는 어머니다.
그 마음을 헤아리며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이라도 기약할 수 있어 다행이다. ‘다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어머니는 동행하지 못하시지만 든든한 조력자 박현진 선생님과 함께 출발한다.
문득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싶고, 그 시간이 마냥 흘러간 것만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에 선생님과 이런 저런 속내를 나눈다. 가만 듣고 있는 해민이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랐다.
병원에 도착해서는 최대한 선생님의 손길을 빌리지 않고 해민이를 도우려 했다. 직원이 동행하더라도 어머니는 항상 해민이와 전방에서 진료 절차에 따라 아들 건강을 살피셨다. 오늘 그 몫을 감당해 보니 이 자리를 왜 대신하고 싶지 않은지 더욱 명확해졌다. ‘아들 일로 용쓸 일’은 직원의 몫이 아닐 것이다.
X-Ray 촬영(척추보조기 착용 시 서있을 때와 앉았을 때 측만 각도, 족부 촬영) 후에 발 각도를 살핀 뒤
생각보다 빠르게 결과를 들으러 갔다. 아쉬운 결과였다.
지난 진료와 비교했을 때 측만 각도는 서 있을 때 8도에서 11도로 약간 진행되었고,
앉았을 때는 17도에서 14도로 다소 완화되었다.
또, 사진상 골반 높이 차이가 심했다.
척추보조기는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하며 지금은 척추보조기보다는 다리보조기에 방점을 두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교수님 의견에 따라 고정형 다리보조기를 제작하기로 했다.
고정형 다리보조기는 해민이가 처음 다리보조기를 제작할 때 사용하던 보조기로, 적응하는 데 꽤나 애를 썼던 것으로 아는데 다시 사용해야 한다니.
그렇다고 지금 사용하는 관절형 다리보조기를 쓰지 않는 것은 아니고 병행한다.
성년을 앞두고 내년 생일 전 다리보조기를 제작하기로 했었는데,
미리 앞당겨 오늘 본을 뜨고 2주 후에 검수하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께 결과를 설명드리니 검수는 동행하시겠다고 했다.
며칠 뒤, 어머니가 아버지도 함께 가신다고 연락하셨다. 넘치게 반갑고 기뻤다.
이 기쁨도 해민이 몫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해민이가 많이 기뻐했으면 좋겠다. 아마 그럴 것 같다.
2024년 12월 18일 수요일, 서무결
성장하는 시기라 그런 것 같아요. 애쓰셨습니다. 다음 진료는 부모님께서 가신다니 고맙습니다. 신아름
잘 다녀왔지요? 호전되는 게 있는가 하면 악화되는 것도 있네요. 그래서 정기 검진을 받겠죠.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잘 도웁시다. 어머니·아버지께서 다음에 함께하신다니 고맙습니다. 어머니 감기 잘 낫기 빕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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