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토록 기다리던 이정현의 복귀전.. 경기 시작하자마자 넘어지더니 다리를 절면서 나갔고, 코트가 아닌 라커룸으로 가서 돌아오지 못해서 쎄했는데.. 결국 8주짜리 부상입니다
순간 머리를 스친 과거의 한 장면.. 오리온 시절 헤인즈가 부상에서 돌아온 그 날(크리스마스 당일) 다시 부상을 입은 사건이죠. 이른 바 크리스마스의 악몽..
당시 헤인즈 대체용병으로 온 제스퍼 존슨이 공백을 잘 메웠는데, 존슨이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존슨을 호출하는 거짓말 같은 현실이 벌어졌었죠
다만, 당시엔 존슨이 오리온에 잘 맞는 유형의 선수여서 공백을 잘 메웠고, 시즌 초 헤매던 조 잭슨도 존슨과 함께 뛰면서 각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헤인즈가 돌아온 뒤 완전체가 된 오리온은 플레이오프에서 승승장구하며 정규리그 1위 KCC를 꺾고 업셋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이정현이 복귀전에 부상을 당하면서 이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아주 많이 다르죠
당시 오리온엔 김동욱 문태종 이승현 허일영 최진수 장재석 등 가용 자원이 풍부했고, 헤인즈와 유형은 다르지만 존슨도 추일승 감독이 자신의 농구를 펼치기에 적합한 팀 맞춤형 용병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소노의 이정현은.. 절대 대체 불가죠. 작년에도 이정현이 빠지고 속절없이 8연패를 당했고 올 시즌도 부상으로 빠졌을 때 이재도만이 고군분투했을 뿐 팀의 연패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정현은 8주 부상이라 3월에나 돌아올 수 있는데, 6라운드 되서야 돌아오는거죠.. 냉정하게 얘기해서 올 시즌 소노는 사실상 끝났다고 봅니다(허웅 정창영 송교창 최준용 등 기둥뿌리까지 뽑힌 KCC에게 가비지로 패배하는 팀). 켐바오가 들어오고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다고 해도 국내 선수 뒷받침이 거의 전무하기에 반등하긴 역부족이죠. 그렇다면 소노는 이번 시즌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이정현의 시즌 아웃 고려
이미 김승기 전 감독시절부터 김태술 감독까지 이정현에 대한 혹사는 너무 심합니다. 팀 사정상 이정현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긴 하지만 혹사 마일리지가 많이 누적되었다고 봅니다. 이건 결국 선수 생명 갉아먹어서 감독이 자리 보존하는 것 이상 이하도 아니죠
이정현이 3월에 복귀 가능하다고 해도, 재활을 서둘러서 당겨 쓰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아울러 제 날짜에 복귀하더라도 출장시간을 철저히 조절하고 관리 받으면서 조금씩만 뛰면 좋긴 한데.. 그럴 바엔 차라리 이번 시즌 이정현을 시즌아웃 시키고 그냥 휴식+몸만들기에 집중해서 내년 시즌 절치부심했으면 합니다
특히 이정현을 시즌아웃시키면 올시즌 출전경기가 27경기 미만이라 FA가 1년 늦춰지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팀으로서도 한 숨 돌리고, 이정현 개인도 좀 더 쉴 수 있어서 좋죠
또한, 하위권이면 다음 시즌 신인 로터리 확률도 움켜쥐게 됩니다. 올시즌 망 드래프트라고 해도 이근준을 지명해서 잘 활용하듯, 내년 드래프트 풀이 좋지 않다고 해도 로터리권이면 팀 뎁스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자, 올해는 물건너갔고(현재) 그렇다면 다음 시즌(미래)부터가 진짜 문제인데요. 다음시즌에 다시 달려볼 것인가, 아니면 좀 더 멀리 바라볼 것인가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2. 이정현의 군입대 문제
앞서 언급했듯이, 이정현의 혹사 마일리지는 어마어마합니다. 특히 김태술 감독이 부임했다고 해서 이정현의 혹사가 멈춘 것도 아니죠. 현 체재에서는 또 다시 혹사가 불가피합니다.
그렇다고 다음 시즌 소노가 바로 대권에 도전할만한 전력은 아닙니다. FA 시장에서 선수들을 보강하고 용병을 다시 뽑는다고 해도 플레이오프권 전력이지 냉정하게 우승을 노리기엔 역부족이죠. 그럴바엔 이정현을 군에 보내는 건 어떨까합니다
어차피 군대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차라리 쉬어가는 김에 군입대해서 좀 더 쉬어가면서 이정현 없을 동안 소노가 선수 영입하고 로터리 계속 확보해서 전력을 다져놓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특히 이정현-이재도 공존이 지금도 잘 안되고 있고, 다음시즌이라고 해도 뾰족한 수는 없어 보입니다. 그럴 바엔 이재도 계약이 남아있는 동안 이정현을 군에 보내는거죠
그렇게 군 공백기를 이재도로 메우고, 이정현 전역 후 다시 한 번 이정현-이재도 조합을 가동하던가, 아니면 그 때가서도 노답이면 차라리 이재도를 매물로 부족한 포지션 트레이드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이정현 전역 후 이재도 계약기간이 1.5년 남으니)
3. 켐바오 활용은?
그토록 애타게 기다려 온 켐바오가 조만간 국내 데뷔전을 치릅니다. 하필 팀이 최악의 상황에 와서 참 안타깝고, 이정현-켐바오 조합을 못봐서 아쉽습니다
일단 켐바오는 이번 시즌 KBL 체험 및 적응기로 삼고, 다음 시즌부터 본격 가동하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3번과 4번으로 다 기용해보고 본인에게 좀 더 맞는 핏으로 쓰면 좋을 듯 합니다(김승기 전 감독이 4번으로 생각하고 데려왔지만 3번으로 써도 좋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론 이근준이 2번 켐바오가 3번을 보고 4번 자리는 FA 시장을 통해 보강해봤으면 합니다. FA 영입이 여의치 않으면 켐바오는 당초 계획대로 4번으로 가고요)
일단 켐바오가 오면 숨통은 조금 트입니다. 이재도 이근준 켐바오 용병 중심으로 가고, 지난 오프시즌에 영입한 정희재 최승욱 임동섭은 백업으로 가는거죠(사실 이 선수들의 원래 위치이긴 합니다. 타팀에서 백업으로 뛰면서 필요한 역할을 딱 해주는 역할이었는데 소노에서 주전급으로 오래 뛰다 보니 본인도 지치고 4쿼터만 되면 팀도 맥을 못췄죠)
또한, 한편으로는 필리핀 아쿼 자원들을 계속 살펴보고 리스트업을 해봤으면 합니다. 켐바오와 소노의 궁합이 의외로 안 맞을수도 있으니까요
4. 전력 보강은? (신인 드래프트 및 FA 영입)
앞서 언급한대로 당장은 성적을 내긴 어려운 구조고 로스터라, 대대적인 로스터 개편 작업에 들어가야 합니다. 물론 그 기간동안 성적은 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작년과 올해처럼 경기장 밖 구설수로 구단 이미지가 실추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소노 회장님께서 농구단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니 1~2시즌만 좀 더 기다려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성적부진으로 현 코칭스태프가 싹 다 사퇴하면 더 좋고요)
당장은 어렵더라도 하나하나 만들어가야죠. 전력 강화에 가장 좋은 건 좋은 신인 영입과 FA 영입입니다. 2020년대초 SK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한 정관장도 사실 외부 FA 영입보다는 자체 로터리 신인픽으로 강팀이 되었습니다. KT 역시 꾸준히 로터리를 싹쓸이해서 탄탄한 전력을 갖췄죠
소노 역시 이정현 군 공백 등으로 성적이 나지 않으면 당장은 괴롭겠지만, 로터리라는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견뎌볼만은 할 것 같습니다. 흉년 드래프트라고 해도 로터리 선수들은 다르긴 다르죠. 혹시 얼리로 나오는 선수들이 많거나 해외 유턴파라도 생기면 그야말로 대박이고요
FA 역시 공격적으로 갔으면 합니다. 다행히 소노가 농구단 투자에 진심이라 FA 시장에서 큰 손 노릇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FA 시장에선 로스터 자체가 망이라 준척급 벤치자원 위주로 질보다는 양을 선택했다면, 향후 FA 시장에서는 즉전감 선수들을 노렸으면 합니다(김승기 전 감독이 가성비 운운하며 강상재 대신 정희재 최승욱 임동섭 김영훈을 택했는데요, 뎁스가 서서히 채워지고 앞으론 D리그도 참여해서 선수들 담금질을 하는 만큼, 앞으로는 정희재 최승욱 임동섭이 아니라 강상재를 영입하는 그런 행보를 보였으면 합니다)
물론 FA 영입하려면 샐캡 문제도 고민해야 하는데, 이재도를 제외하면 샐러리 인상될 선수들이 없으니 동결 및 삭감을 통해 샐러리를 좀 비워내고, 계약 종료되는 선수들은 잡지 않는 동시에(김영훈 함준후 조은후) 젊은 선수들 상무를 보내거나 정 안되면 현역이라도 보내서 로스터를 비웠으면 합니다
내년 FA 시장이 대박인데, (이정현 상무 입대를 가정하면) 이재도만 있으니 백업 가드 자원 영입하고요. 아울러 포워드나 국내 빅맨 자원 중 최소 한두 명은 영입했으면 합니다
오리온 시절 선수들이 야금야금 나가더니 그 많던 포워드들이 다 사라졌고, 데이원 때 구단 인수 과정에서 협상테이블조차 차리지 못하고 이승현을 놓쳤고, 이대성을 현금 트레이드해서 뭐 하나 건진것도 없죠(데이원아 그 돈 어디다 썼냐?)
여기에 김승기 전 감독이 자기 입맛대로 선수단 구성하느라(+성대 사랑) 남아 있는 선수들 중에 쓸만한 선수도 몇 안남았고 그나마 백업 가드 자원인 한호빈도 사실상 무상으로 모비스에 줘버린... 총체적 난국인 소노의 현재입니다. 임기응변도 한계가 있고, 결국 빈약한 로스터 속에서 팀 전력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이정현을 굴릴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이정현의 부상이라는 치명타를 입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선수 한두 명 트레이드하고, 준척급 FA로 영입했다고 해서 큰 틀이 바뀌진 않을 듯 합니다. 이번 시즌 망친 대신.. 앞날을 도모할 시간은 벌었다고 생각합니다(이번시즌 플옵권이면 당장 이번 시즌에 집중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죠)
완전히 황폐화된 로스터를 재건하고, 대신 이번 시즌엔 이근준 정성조 등 싹수 보이는 신인들 경험치 좀 많이 먹이면서 시즌 마무리했으면 합니다.
첫댓글 1. 일단 이정현이 3월 1일부터 복귀해서 경기를 소화하더라도 15경기는 뛸 수 있기 때문에 벌써 시즌아웃을 고려하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정현은 17경기를 출전해고 10경기만 뛰면 FA연수를 채우는데 이게 미뤄지는 건 구단이 좋은거지 이정현 개인에겐 좋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당연히 무리한 복귀는 안되지만 3월에 복귀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루트이고 감독이 출전시간 분배만 잘하면 문제없다고 봅니다.
2. 이미 상무지원자 다 끝나서 이정현은 무조건 다음시즌 소노에서 뛰는 거 확정입니다. 우승이 힘들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어떻게든 좋은 외국인선수 뽑아서 차기시즌 소노는 우승을 목표로 달려야 합니다. 이것도 당연히 김태술 감독이 잘해야죠.
3. 켐바오 저도 본적은 없지만 김승기 감독이 선수 보는 눈은 틀린 적이 거의 없죠. 분명 소노에 큰 힘이 될 것이고 차기시즌 이정현과 함께 소노가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죠.
4. 소노가 FA시장에서 영입해야하는 포지션은 빅맨인데 냉정하게 소노에 맞는 선수는 안보입니다. 무보상 최대어 빅맨 이종현은 발이 느려 발빠른 가드의 맛집이고요. 김동량이나 김철욱도 가스공사에서 크게 보여준 게 없고 그나마 예전 오리온에서 뛴 최진수 정도가 그나마 영입 시도할 만한 선수일정도로 소노에 맞는 선수가 안보입니다. 역시 오리온 출신 빅맨 장재석은 보상FA라 영입이 힘들고요. 말씀대로 드래프트 로또 당첨되길 빌며 이규태나 프레디 둘 중 하나를 픽하는 게 차라리 나을 거 같습니다.
이정현의 공백은 아쉽지만 차기시즌 소노의 전망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선수, 유망한 선수들이 많아요. 감독의 진짜 능력은 사실 시즌이 아니라 비시즌이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이번 비시즌이 김태술 감독에게 중요할 겁니다. 국대에이스 이정현의 입대전 마지막 시즌인만큼 소노에게 큰 기대를 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정현이 파이널 무대를 밟는 걸 꼭 보고 싶군요 ㅎㅎ
아 참 상무 지원이 다 끝났죠. 착각했네요. 그렇다면 다음 시즌 달릴 수 밖에 없겠네요. 그리고 밀씀하신대로 김태술 감독의 오프시즌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데요, 어떤 밑그림을 그릴 지 명확하게 판단하고 그에 따라 선수 영입과 구성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시즌은 김승기 전 감독이 만들어놓은 로스터로 자신의 농구를 하려니 갑갑하겠지만, 오프시즌부터는 핑계나 변명은 더이상 통하지 않죠. 이번 시즌 감독 경험치를 바탕으로 미리미리 밑그림을 그렸으면 합니다
그리고 시즌아웃은 무조건 해야한다는 건 아니고요, FA 일수를 채우기 위해 혹은 팀성적을 위해 무리해서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복귀하더라도 관리 좀 많이 받아야 할 것 같은데 팀 사정상 마냥 그럴수만은 없고, 그렇게 또 열심히 뛰다가 부상이 재발할 수도 있으니 팀도 이정현 개인도 욕심내지 말고 안식년으로 생각했으면 해요. 이미 올시즌은 많이 기울었으니
이규태나 프레디는 그렇게 뭔가 팀을 끌어올릴 재목은 아니에요 이현중, 여준석, 양재민 중 하나가 와야 됩니다. 제일 좋은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이현중이 오는겁니다.
이정현없지만 용병두명다 교체하고 승부한번걸어봤으면좋겠네요
켐바오 이근준 1티어용병 이재도 괜찮네요
최승욱 정희재 김진유 박진철 돌려쓰고
켐바오가 얼만큼 해줄지 모르겠습니다.. 필리핀에서의 활약과 KBL은 또다른 문제라서요.. 특히 김승기 전 감독 입맛에 맞는 선수일텐데, 김태술 감독이 어떻게 활용할 지도 관건이고요
애초에 김태술 감독 오면서 시즌 끝으로 봤고, 부상없이 시즌 마무리 하는게 제일 중요한 걸로 보였는데ㅜ
안타깝나요... 국농에서 귀하디 귀한 스타 플레이어인데
그러게 말입니다 ㅠㅠ 부상 없이 뛰는 게 제일 중요한데, 부상이 고질병이 될까봐 걱정입니다
이번 fa 영입선수 중 연봉 대비 제일 활약시 저조한게 정희재인데 이 정희재가 보장계약이라는 얘기가 있더군요. 이게 사실이면 담시즌 대어 영입은 샐캡상 힘들지 않을까합니다. 상무 모집기간은 끝났지만 지난번처럼 추가모집이 있다면 이정현은 꼭 지원했으면 좋겠네요. 지금 김태술 하는거 보면 경험 쌓기전까지는 가망이 없어 보입니다
하아.. 악성계약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네요. 이러면 안고 가기에도 아쉽고 트레이드도 어려울텐데요.. 소노도 당분간 신인 로터리 로또 계속 맞는 수 밖에 없겠어요..
@Game 7 지금 시점에서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이현중이 담시즌에 오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