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개드립
안녕 개붕이들아.
작년에 신밧드의 모험 괴담 올리면서
다른 롯데월드 괴담들 원래 재업 다 하려고 했는데, 혜성특급, 고스트하우스는 어차피 너무 많이 퍼졌더라.
그래서 그건 생략하고 이번엔 후룸라이드 괴담이야.
후룸라이드는 다들 알지?
배타고 물튀고 빨리내려가고 그거 ㅋㅋ
정확히는 두번 빨리 내려가는데, 두번째가 더 가파르고 빠르다.
그리고 아는 애들은 알겠지만 후룸라이드는 안전벨트가 따로 없다. 뒤지기 싫으면 양옆 손잡이를 꽉잡던가
깡이 좋다면 잡지 않고 고수의 여유로운 표정으로 찍히는 사진을 노려볼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그렇게 깡좋은 놈들을 그냥 내버려 두다가 사고라도 나면 그날로 엄청난 타격이 있으니 최대한 손님들을 조심시키려고 하지.
떨어지려면 일단 높이 올라가야겠지? 캐스트들은 리프트라고 불렀는데,
첫번째 리프트 말고 두번째 리프트, 거기에 올라가서 안내 멘트를 하게했다. 곧 떨어지니 꽉 잡으라고.
이번 이야기는그 리프트 2 포지션에서 일어난 일이다.
리프트 2 포지션은 캐스트들이 기피하는 포지션인데, 일단 거 위까지 좁은 계단을 통해서 올라가야 하는데 엄청 힘들고,
올라가면 물소리만 들리고, 사람이라고는 본인과 가끔씩 올라오는 배탄 손님들이니 심심하고 고립감이 느껴진다.
앞서 말한대로 주요 업무는 떨어지니까 조심하라고 안내해 주는 일인데, 심심하니까 가끔 올라온 손님들하고 장난도 치기도하고
어쨌든 위에 있다보니 여기저기 구경하기도 한다. 구경거리중에 롯데월드 내벽에 커다란 유리창들이 줄줄이 있는 벽이 있는데, 호텔이랑 백화점 유리창이다.
불투명한 유리라서 리프트로 올라오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을 미리 볼수 있는데, 좀 일하다보면 유리창을 열심히 보게 된다.
거기서 장난치고 있거나, 일어나 있는 손님들이 보이면 올라왔을 때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내가 장난쳐도 받아주는 타입의 손님인가 아닌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도 되기 때문.
그 날도 여느날 처럼 유리창을 보고 있었는데, 손님하고 눈이 마주쳤다. 날 보고 웃는데 솔직히 ㅈㄴ 예뻣음.
여자 손님 3명이 탄 배였는데, 장난각은 물론이고 끼도 부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 전에 주요 업무는 해야지.
후름라이드는 4명이 탈 수 있는데, 두명, 두명 나눠서 타야한다. 세 명이 오면 두명은 같이 앉고 한 명은 따로 앉아야 한다.
그래서 아주 가끔 3명인 일행이 타면 처음에는 앉혀준 데로 타다가 좀 여유로울 때 앞자리로 옮겨서 3명이 한자리에 탈 때 가 있다.
자리가 엄청 좁아서 한명이 거의 등에 업혀있는 상태가 되고 위험하기 때문에 원위치 시켜야 한다.
떨어지기 전까지 좀 시간이 있기도 하고 정 안될거 같으면 비상 정지 버튼도 있다.
그 배 손님들이 그랬다. 세 명이서 한자리에 앉아 있는걸 유리창으로 미리 봤다.
눈 마주친 손님이 맨뒤에 앉아 있었기에 자리 옮겨주면서 은근 스킨십도 하고 끼부릴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배가 올라왔는데,
두 명밖에 안타고 있었다.
뭐지? 순간 너무 당황해서 아무 생각도 안나고 멍 때리다가
손님들한테 조심하란 멘트도 못하고 세 명 아니에요? 물어봤는데, 영문을 모르는 표정이었다.
와 시발 뭐지?
떨어지기 직전에서야 내 일을 깨닫고 조심하라고 말하면서 무심코, 지금 생각하면 뭐에 홀린 것처럼 유리창을 다시 봤다.
세 명이었다. 여전히 나를 보고 있었고,
여전히 웃고 있었다. 입가에 손가락 하나를 대고. 마치 말하지 말라는 듯이 '쉿'
그리고 손님들은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난 그 높은 곳에서 어디 도망갈 곳도 못 찾고 혼자 서서 다음 배가 올라올 때까지 계속 소름이 끼친 상태로 서 있었다.
계속 들리는 물소리도 소름이 돋고, 예쁘다고 생각한 그 얼굴도 너무 소름 돋는다.
원래도 리프트 2 개 싫었는데, 이젠 진짜 절대 가고 싶지 않다. 물론 그 후로도 까라면 깠지만 갈 때마다 생각나서 심심하지는 않았다.
첫댓글 흠 진짠가...나 후룸캐스트였는데
찐으로 창문으로 미리 올라오는 손님들 보였음
근데 아무리 중간에 자리를 옮겼어도
그 사이에 다시 옮기라 그러면 안됨...ㅈㄴ위험..
ㄱㅆ 저거 한남이 쓴건데 구라 같어...걍 재미로만 봐줘 우히(〃⌒▽⌒〃)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