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테스트로 알아보는 정치와 연애
정치인의 호감도를 측정하는 방법과 친구와 이성을 사귀는 방법을 다루는 것중에 맥주 심리테스트라는 게 있다.
성격과 결과가 잘 맞는지, 결과와 잘 맞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마시고 재미로 심리테스트를 치맥이라도 하면서 가볍게 즐겨보자.
유권자는 ‘내가 맥주 한잔 하고 싶은 정치인’이 아니라 ‘나와 맥주 한잔 하고 싶어 할 것 같은 정치인’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할 것 같은 정치인’이 내 이해관계도 대변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치인 호감도를 측정하는 맥주 문제는 사실 “왜 일어날 가능성이 극도로 희박한 상황을 유권자들이 상정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유발하지만 이 질문의 의미가 거꾸로라면 유권자들은 훨씬 더 이성적 존재가 된다.
정치인이 당선 후 어떤 결정들을 내리게 될지를 유권자들이 예측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도 책임을 물을 방법은 제한적이다.
당선된 사람은 탄핵을 당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유권자 입장에서는 어떤 정치인이 가장 나의 이익을 잘 이해하고 증진시킬 가능성이 높은지를 추정해볼 수 밖에 없다.
”나 같은 사람“에 대한 특정 후보자의 태도는 그래서 아주 강력한 판단 근거가 된다. 후보자가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다양한 상황에서 내 이해관계를 대변해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반대로 나 같은 사람을 싫어하는 정치인, 즉 나랑 맥주 한 잔 하기를 꺼려할 것 같고 속으로 나를 쓰레기 취급하는 사람일 것 같으면 나를 배신할 것 같다는 것이다.
뒤집은 맥주 테스트도 있다.
2004년 미국 대선의 결과에 정치평론가들은 당혹을 감추지 못했다. 조지 W. 부시는 많은 이들에게 그야말로 재앙과도 같은 대통령이었다. 부자들에게 부를 몰아주었고, 선포한 전쟁은 수렁으로 빠져들었으며, 말솜씨도 형편없었다.
그런데 그 많은 미국인들이 다시 부시에게 표를 던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이 선거 결과를 이리저리 파헤치고 분석하면서, 한 가지 설득력 있는 설명이 등장했는데 그것이 맥주테스트다.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마음을 정하지 않은 유권자의 대부분이 맥주 한 잔을 함께 하고 싶은 상대로 존 케리가 아닌 부시를 꼽았다는 것이었다.
당시 USA투데이에 실린 칼럼은 이를 두고 “부시 대통령이 가진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꽤나 괜찮은 사람, 오늘 당장 내 집 앞에 나타나도 불편하지 않을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식으로 정치인의 호감도를 분석하는 방식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맥주 한 잔 테스트”의 의미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였다면 어떨까?
유권자들이 내가 맥주 한 잔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고른 것이 아니라 나와 맥주 한 잔 하고 싶어할 것 같은 사람을 고른 것이라면?
2009년 늦가을, 마사 코클리는 매사추세츠 주에서 고(故) 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자리를 이어받기 위해 선거 운동 중이었다. 공화당 쪽 후보인 스캇 브라운에 밀리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코클리가 유세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일자, 그는 날선 반응을 보였다.
“내가 이 추운 날씨에 펜웨이파크 앞에 나가서 악수라도 해야 된다는 겁니까?” 결국 몇 주 후 실시된 선거에서 코클리는 브라운에 패했고, 그 결과는 민주당의 의석수에 치명타를 입히고 말았다.
결론은, 문제가 있지만 당장 내 앞에 나타나도 불편하지 않을 사람으로 누구를 받아들이냐는 것이다.
뒤집은 맥주 테스트는 코클리의 말실수가 왜 치명적이었는지를 알려주는 설명 가운데 하나다. 코클리는 스스로 레드삭스 팬들과 만나는 것을 꺼려하는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2010년 고든 브라운이 한 노인 여성을 편협하다고 비난했을 때,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 지지자들을 두고 ”한심한 인간들(basket of deplorables)“이라고 말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보통 사람“을 내려다보는 엘리트주의자라는 자신들에 대한 의심을 확인시켜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비슷한 이유로 선두권을 지켰다. 유세 현장에 오래 머무르며 사소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참석자 모두를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처럼 대했다.
20대 대선 주자들의 호감도가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 14∼16일 실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선두권 4명의 호감도-비호감도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34%-58%,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60%,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66%,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8%-64%다.
선거 5개월여를 앞두고 비호감도가 호감도의 2배 안팎이라는 것은 이례적이다.
유권자가 스스로 특정 정치인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보다 그 정치인이 나를 얼마나 좋아할지에 더 관심이 있다고 판단할 근거는 충분하다.
정치인을 평가하고 판단함에 있어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내가 그 사람과 있을 때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까?
내 의견을 말하면 나를 비웃지 않을까?
우리 집에 초대해서 맥주 한 잔 하자고 하면 재미있게 놀다 갈 사람일까?
19대 대선을 3개월 앞둔 2017년 2월 문재인 후보가 47%-46%, 안희정 후보가 54%-37%였던 것과 대비된다. 낮은 호감도-높은 비호감도의 원인은 정치의 양극화다. 유권자들이 자기 진영 후보가 아니면 싫어하는 경향이 강해진 탓이다.
여론조사에서 호감과 비호감의 비율이 2 대 1이면 안정성이 높고, 1.5 대 1이면 괜찮은 수준이다. 그 이하면 선거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탁월한 비전을 내놓아도 호감도가 낮으면 신뢰도도 낮아 파급력이 떨어진다.
호감도를 확장력 지표라 부르는 이유다.
호감도를 높이려면 대중의 마음을 공략하고 대중의 감성으로 들어가야 한다.
네거티브는 역효과를 낸다. 경쟁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 모두를 비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비호감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 후보가 많은 다자 대결에서는 불리하다.
그런데 양자 대결 경향이 강해질수록 그런 불리한 효과는 약화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 역시 극심한 이전투구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연애나 친구 사이도 맥주 테스트를 해보자
1. 반만 따라준다.
2. 거품까지 생각해 가득 따라준다.
3. 거품 없이 잔에 2/3 정도 따라준다.
4. 거품이 넘칠 정도로 가득 따라준다.
5. 그때그때 대충 따라준다.
항목을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
혼자 먹을 때는 싼걸 먹다가 여럿이 먹을 때믄 맥주나 양주만 먹는 사람이 있다.
1. 반만 따라준다.
반만 따라주는 당신은 바람둥이 스타일! 사소한 행동에도 이성에게 호감을 사는 매력이 있어
당신에게 접근하는 이성이 많다.
2. 거품까지 생각해 가득 따라준다.
거품까지 생각해 가득 따라주는 당신은 성실남/성실녀 타입! 한번 마음을 주면 한 눈팔지 않고 모든 걸 이성에게 올인하는 스타일. 하지만 자칫하면 집착으로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3. 거품 없이 잔에 2/3 정도 따라준다.
거품 없이 잔에 2/3 정도 따라주는 당신은 사교적인 스타일로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성격이기 때문에 먼저 다가오는 사람이 많다. 먼저 다가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적당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4. 거품이 넘칠 정도로 가득 따라준다.
거품이 넘칠 정도로 가득 따라주는 당신은 늑대/여우 같은 스타일! 당신은 관심 없는 척하면서 관심을 끌어 이성을 유혹하는 스타일이다.
5. 그때그때 대충 따라준다.
그때그때 대충 따라주는 당신은 시크함 그 자체! 시크함으로 무장한 당신은 너무 차갑게 느껴져 이성에 대한 관심이 없어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