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5일
본문 : 창33:3~4
제목 : 눈물 속에 담긴 주님의 은혜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실 때 눈물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눈물은 참 많은 것을 담는 소중한 그릇과도 같습니다. 눈물은 흘리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그 성격도 달라집니다. 만약 눈물을 모르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 누구보다 불행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만큼 눈물은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최고의 수단이며, 사람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물은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도,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도, 때로는 원수와의 일을 해결하는 데에서도 힘을 발휘합니다. 서럽고 울분이 일어날 때도, 반대로 행복하고 감사해도 나오는 것이 눈물입니다.
성경에도 많은 이들의 눈물이 나옵니다. 예수님의 머리에 향유를 붓고 자신의 눈물로 주님의 발을 적신 후 머리카락으로 닦은 여인의 눈물(요12:1~8), 예수님을 부인하던 제자 베드로의 참회의 눈물, 예루살렘의 멸망을 미리 아시고 슬퍼하며 우셨던 예수님의 귀한 눈물 등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여러분은 언제 눈물을 흘려보셨습니까? 또 그 눈물은 어떤 의미였습니까? 오늘 본문에 나오는 눈물은 형제들의 뜨거운 화해와 용서의 눈물입니다. 즉 형제간에 깊이 파인 상처 때문에 긴 시간 동안 용서하지 못하고 율법의 잣대를 앞세워 자신에게 저지를 잘못을 대가를 죽음으로 갚아주겠다는 복수심으로 가득했던 형과, 이런 상황을 만난 후 가뜩이나 겁 많고 소심한 마음에 두려움이 가득 차서 형에게 가기 싫지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명을 형에게 맡길 수밖에 없어서 힘들고, 고독하고, 괴로웠던 동생의 눈물입니다. 동생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던 형 또한 동생 때문에 섭섭하고, 서럽고, 분노가 일 만큼 괴로웠지만 극적인 만남 후 동생의 진심 어린 사과로 인해 불같았던 분노가 눈 녹듯 다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서로 눈물을 흘리고, 껴안고 입을 맞추며, 엎드려 사과함으로써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끝난다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끝난다면 이것은 평범한 동화책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책은 동화책이나 상담 심리에 관한 책이 아니라 성경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특별 계시입니다. 딤후3:16-17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 우리는 말씀 안에 숨어 있는 은혜와 교리를 찾아내서 잘 파악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주님의 마음을 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참 은혜를 받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알아야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 야곱의 할아버지는 아브라함이고, 할머니는 사라이며, 아버지는 이삭이고, 어머니는 리브가입니다. 그는 쌍둥이 형인 에서와 같은 시간에 한 몸처럼 태어났습니다. 형 에서는 몸이 붉고 털이 많았으며 힘도 세고 특히 사냥을 잘해서 아버지가 무척 좋아했습니다. 한마디로 든든한 아들이자 후계자였습니다. 그러나 동생 야곱은 정반대였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시샘이 많아서 형의 뒤꿈치를 손으로 꼭 잡고 나왔습니다. 야곱이라는 이름의 뜻이 바로 '뒤꿈치를 잡고 나오다' 또는 '남의 것을 함께하다'입니다. 자라면서 야곱은 성격은 소심한데 욕심이 많았습니다. 형의 외향적이고 남자다운 모습과 성격을 부러워했습니다. 특히 장자인 형이 앞으로 가문에 미칠 영향력 등을 대단히 부러워하면서 자신도 그런 위치에 있고 싶어했습니다. 한마디로 샘이 많고 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어머니 리브가는 늘 막내아들을 자기 마음에 두었습니다. 그녀는 부엌에서 일할 때마다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막내를 곁에 두고 그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자신마저 돌보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무능력한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고 생각한 리브가의 정확한 판단력과 결단력으로 인해 야곱은 어머니를 도와 음식을 만드는 낙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분명 야곱을 향한 어머니의 진솔한 배려였습니다. 어머니는 막내아들이 자기 자리를 잡고 무언가에 열중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이게 함으로써 그가 그의 집안에 꼭 필요한 사람임을 모든 사람에게 각인시켰습니다.
하루는 야외활동을 열심히 하고 돌아와서 몹시 배가 고팠던 형 에서가 팥죽을 만들고 있던 동생 야곱에게 '배가 너무 고프니 먹을 것을 달라'고 말했습니다. 형의 말을 들은 야곱은 '팥죽을 줄 테니 그 값으로 장자의 명분을 달라'고 말했습니다. 너무 배가 고팠던 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흔쾌히 허락하고 팥죽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 이삭은 몸이 점점 노쇠해지더니 결국 눈까지 심하게 어두워졌습니다. 이제 에서에게 장자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축복기도를 해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이삭은 에서를 불러 축복받을 믿음의 온전한 행실을 위한 미션을 하나 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에서가 늘 해왔고 제일 잘했던 사냥으로 짐승을 잡아 아버지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 리브가는 자기가 사랑하는 막내아들 야곱에게 에서로 변장해서 눈이 어두워진 아버지를 속여 형이 받을 축복을 대신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리브가 : "야곱아, 아버지 눈이 어두우니 급히 준비한 음식을 가지고 가서 '저에게 복을 주세요. 저는 큰아들 에서입니다'라고 하거라."
야곱 : "형이 맞는지 아버지가 확인하실 텐데요."
리브가 : "너의 팔에 염소 가죽을 덮어라. 아버지는 그것을 만져보고 속아서 분명 너에게 복을 주실 것이다."
결국 야곱은 리브가의 계획을 실행에 옮겨 이삭을 속이고 축복을 다 받아내었습니다. 이삭은 '하나님께서 너에게 기름진 땅과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를 주시길 원하며 여러 민족이 너를 섬기고 백성들이 네게 굴복하며 네 형제들이 너를 주인으로 섬기기를 바라노라'라고 야곱을 축복했습니다. 이 엄청난 축복은 실로 야곱의 모든 생애에 걸쳐 그에게 임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에서가 사냥을 한 짐승으로 음식을 만들어 아버지의 축복기도를 받으러 왔습니다.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삭은 야곱의 행실을 에서에게 다 폭로하면서 진노했고, 그런 이삭에게 에서는 "야곱은 이전에도 나를 속여 내 맏아들의 권리를 빼앗았고 이번에는 나의 복까지 훔쳤습니다. 나에게도 축복해 주세요."라고 애원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한번 내려진 복은 돌이킬 수 없으니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절망적인 대답뿐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삭으로부터 '모든 복이 야곱에게 돌아갔으니 이제부터 너는 메마른 땅에서 칼을 믿고 살게 될 것이며, 끊임없이 몸부림치며 살아야 네 동생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소리를 들은 에서는 이성을 잃고 분노가 충천하여 야곱을 죽이겠다며 그를 찾았습니다.
에서의 말을 들은 리브가는 야곱에게 '큰 불상사가 일어나기 전에 삼촌 라반의 집으로 가라'고 말했습니다. 야곱은 이것이 어머니와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상상도 하지 못한 채 급하게 떠났습니다. 가는 길이 너무나 힘들고 무서웠지만, 야곱은 살면서 처음 접한 어려움들을 오히려 하나님을 의지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그 시간 동안 야곱의 믿음은 놀랍도록 귀하게 발휘되었지만, 동시에 아버지와 형을 속인 죄책감으로 인해 그는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그 괴로움을 하루하루 견디며 삼촌에게 가던 야곱은 늦은 밤, 광야에서 일생일대의 잊을 수 없는 영적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땅 위에 서 있는 사다리가 하늘에 닿았고, 그 사다리 위에서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했으며, 그 위에 서 계신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복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시는 꿈이었습니다. 너무나 놀라서 잠에서 깬 야곱은 '하나님께서 여기에도 계시는구나'라는 신앙 고백을 하며 자기가 베개로 삼았던 돌을 기둥 삼아 단을 쌓고 기름을 부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시는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바치겠다고 서원했습니다.
고생 끝에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어머니 리브가의 고향이며 삼촌 라반이 있던 밧단아람에 도착한 야곱은 그곳에서 살면서 부자가 되었고, 라반의 두 딸 레아와 라헬, 그리고 여종 빌하와 실바를 통해 11명의 아들과 딸 디나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의 은혜로 20년 만에 아버지가 있는 고향으로 가게 되었지만 가는 길은 너무 험하고 멀게 느껴졌습니다. 야곱의 마음이 이처럼 무거웠던 이유는 단 하나, 형 에서 때문이었습니다. 자기가 생각해도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는 잘못들이 그의 영혼을 옭아매고 있었습니다. 용서 받지 못한 자의 불안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형 에서가 있는 곳과 가까워지자 불안해진 야곱은 에서를 위한 선물로 암염소 200마리, 숫염소 20마리, 암양 200마리, 숫양 20마리, 젖먹이는 암낙타와 새끼 30마리, 암소 40마리, 황소 10마리, 암나귀 20마리, 새끼 나귀 10마리를 여러 떼로 나누어 종들과 함께 보내면서, 에서를 만나면 '주인님의 종 야곱이 주인님에게 드리는 선물입니다. 주인님의 종 야곱은 저 뒤에 오고 있습니다.'라고 말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형의 해코지를 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입니다.
이윽고 야곱은 얍복강에 도착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을 먼저 건너 보낸 후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을 때 그는 대화할 수 있는 귀한 영적 존재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서로를 붙잡고 씨름을 했습니다. 밤새도록 힘을 쓴 후 자신이 야곱을 이기지 못함을 본 '그 사람'은 야곱의 환도뼈를 부러뜨렸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내게 축복하지 않으면 절대로 놓지 않겠다'며 고집을 부렸습니다. 결국 '그 사람'은 야곱에게 이스라엘('하나님과 싸워서 이겼다')이라는 이름을 주며 그를 축복하고 떠났습니다.
그리고 야곱은 드디어 형을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에서에게 은혜와 긍휼의 마음을 주셔서 두 사람은 서로 안고 입 맞추며 화해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마음의 문제는 사람의 힘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적으로 진단하여 믿음으로 풀면 풀립니다. 하나님께서는 극적인 화해의 물결을 일으키셔서 온전한 평화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모든 가족을 인사 시키고, 준비한 선물들을 주며, 자신의 몸을 7번 굽히면서 다가오는 동생을 바라보는 에서의 마음에 하나님께서는 긍휼의 복을 내리셨습니다. 그리고 결국 화해를 통해 야곱의 생명과 온 가족의 안전을 지켜주셨습니다. 모든 인간의 생사화복은 하나님께 달려있습니다. 사람과 물질의 힘을 의지하는 것은 믿음이 아닙니다. 상황을 만드시고 변하게 하시며 이를 통해 마지막에 영광을 받으시는 하나님을 의지합시다. 그것이 우리가 나아갈 영화로운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