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어느 저녁 나는 삶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대구 동촌 금호강을 찾았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발걸음이었고 햇살은 지고 있었으며 노을은 강물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세상이 아름다워질수록 나는 그만큼 더 이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말없이 물가로 걸어가던 그때 밧줄에 묶인 오리배가 응시하는 세멘트 계단 위에 버려진 시집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읽고 두고 간 시집 그저 무심코 집어 들었고 그 속에서 신경림 시인의 갈대를 만났다
갈대는 속으로 울고 있었다
그 한 구절에 나는 무너졌다 왜 그토록 단순한 문장이 그토록 깊이 내 안의 울음을 건드렸는지 지금도 나는 다 설명하지 못한다. 그저 분명한 건 그 시가 내 생을 붙잡았다는 것이다 그날 나는 죽는 대신 죽으려는 사람을 살리는 시를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날 이후 나는 시를 쓰기 시작했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길을 찾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불빛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쩌면 그것은 신경림 시인이 내게 건네준 시의 유산이었는지도 모른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흔들리던 갈대 같은 나를 그분의 시가 살려냈으니까
첫댓글 전샘! 그런 일이 있었군요
신경림 선생님은 저도 그 분의 시도 좋아해
자주 삶의 골목으로 모셔오던 분입니다. 시인은
그래서 빈 뗏목처럼 온 세상 바다위를 흐르지만
인간과 만물에게 하나의 깃발로 펄럭일 것입니다
아마 전샘도 더 큰 시인이 될것으로 믿습니다
15년 전 어느 저녁
나는 삶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대구 동촌 금호강을 찾았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발걸음이었고
햇살은 지고 있었으며
노을은 강물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세상이 아름다워질수록
나는 그만큼 더 이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말없이 물가로 걸어가던 그때
밧줄에 묶인 오리배가 응시하는
세멘트 계단 위에 버려진 시집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읽고 두고 간 시집 그저 무심코 집어 들었고 그 속에서 신경림 시인의 갈대를 만났다
갈대는 속으로 울고 있었다
그 한 구절에
나는 무너졌다
왜 그토록 단순한 문장이
그토록 깊이 내 안의 울음을 건드렸는지
지금도 나는 다 설명하지 못한다.
그저 분명한 건
그 시가 내 생을 붙잡았다는 것이다
그날 나는 죽는 대신
죽으려는 사람을 살리는 시를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날 이후 나는 시를 쓰기 시작했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길을 찾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불빛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쩌면 그것은 신경림 시인이 내게 건네준 시의 유산이었는지도 모른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흔들리던 갈대 같은 나를
그분의 시가 살려냈으니까
신경림 시인님 시는
갈대 그리고
교과서에도 나오죠
이어서
권길자 시인 님의
글도 언젠가는 중앙문단에서
빛을 발할 거라 믿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