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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갈대가 서있던 자리
전기웅 시인 추천 0 조회 38 25.05.22 07:19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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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5.05.22 09:34

    첫댓글 전샘! 그런 일이 있었군요
    신경림 선생님은 저도 그 분의 시도 좋아해
    자주 삶의 골목으로 모셔오던 분입니다. 시인은
    그래서 빈 뗏목처럼 온 세상 바다위를 흐르지만
    인간과 만물에게 하나의 깃발로 펄럭일 것입니다
    아마 전샘도 더 큰 시인이 될것으로 믿습니다

  • 작성자 25.05.22 10:02

    15년 전 어느 저녁
    나는 삶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대구 동촌 금호강을 찾았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발걸음이었고
    햇살은 지고 있었으며
    노을은 강물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세상이 아름다워질수록
    나는 그만큼 더 이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말없이 물가로 걸어가던 그때
    밧줄에 묶인 오리배가 응시하는
    세멘트 계단 위에 버려진 시집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읽고 두고 간 시집 그저 무심코 집어 들었고 그 속에서 신경림 시인의 갈대를 만났다

    갈대는 속으로 울고 있었다

    그 한 구절에
    나는 무너졌다
    왜 그토록 단순한 문장이
    그토록 깊이 내 안의 울음을 건드렸는지
    지금도 나는 다 설명하지 못한다.
    그저 분명한 건
    그 시가 내 생을 붙잡았다는 것이다
    그날 나는 죽는 대신
    죽으려는 사람을 살리는 시를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날 이후 나는 시를 쓰기 시작했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길을 찾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불빛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쩌면 그것은 신경림 시인이 내게 건네준 시의 유산이었는지도 모른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흔들리던 갈대 같은 나를
    그분의 시가 살려냈으니까

  • 작성자 25.05.22 10:04

    신경림 시인님 시는
    갈대 그리고
    교과서에도 나오죠

  • 작성자 25.05.22 10:06

    이어서
    권길자 시인 님의
    글도 언젠가는 중앙문단에서
    빛을 발할 거라 믿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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