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메일
  • |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雞林歷史紀行
카페 가입하기
 
 
 
카페 게시글
🚙국내 역사기행 후기방 사비백제의 역사 ㅡ 부여 외리 문양벽돌(文樣塼)
浮雲 추천 0 조회 17 26.06.14 01:23 댓글 42
게시글 본문내용
 
다음검색
댓글
  • 작성자 26.06.14 01:44

    첫댓글 백제 '산수풍경무늬 벽돌(산수문전)'은 백제 특유의 완숙하고 세련된 미의식과 종교관을 한눈에 보여주는 걸작이다.

  • 작성자 26.06.14 01:45

    화면은 크게 하단의 물(수면), 중단의 첩첩이 쌓인 봉우리(산악), 상단의 구름과 하늘의 3단으로 나뉘어 있어 시각적인 안정감을 준다.
    ​앞쪽에 있는 봉우리는 낮고 작게, 뒤쪽의 중심 봉우리는 크고 높게 배치하여 평면적인 벽돌 안에서 깊이 있는 공간감(원근법)을 훌륭하게 구현했다. 봉우리들을 둥근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현해 백제 특유의 온화한 정서가 잘 드러난다.

  • 작성자 26.06.14 01:48

    도교적 이상향 (봉래산)을 표현했다. 둥글둥글한 삼인형(山人形) 봉우리들은 도교에서 말하는 신선들이 사는 전설 속의 산을 연상시킨다. 상단에 피어오르는 상서로운 구름(풍운문)과 봉우리 마다 심어진 소나무들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중하단 부분에 작은 집(정사/암자)이 보이고, 그 옆으로 신선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서 있다.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는 은자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 작성자 26.06.14 01:48

    완만한 산세의 형태나 하단의 물결무늬 등은 당시 백제에 깊이 자리 잡았던 불교의 연화장 세계관(연꽃으로 장식된 이상향)과도 맞닿아 있어, 도교와 불교 사상이 아름답게 융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작성자 26.06.14 01:49

    흙을 구워 만든 벽돌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붓으로 그린 산수화를 보는 듯 선이 부드럽고 정교하다. 회화적인 요소를 점토 위에 입체적(부조)으로 완벽하게 표현해 낸 백제 장인의 높은 기술력을 보여준다.

  • 작성자 26.06.14 01:50

    이 벽돌은 단순히 감상용이 아니라 건물의 바닥이나 벽면을 장식하던 건축 부재였다. 네 모서리에 홈이 파여 있어 다른 벽돌들과 맞물려 조립할 수 있도록 규격화되어 제작되었다.

  • 작성자 26.06.14 01:51

    부드러운 산 능선과 고즈넉한 풍경은 거칠고 강렬한 고구려의 미술이나, 소박한 신라의 미술과는 확연히 다른 '백제 미술의 우아함과 세련미'를 가장 잘 대변해 주는 문화재이다. 백제 금동대향로에 새겨진 산수화풍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 작성자 26.06.14 01:53

    '연꽃도깨비무늬 벽돌(연화괴형문전)'은 산수문전이 평화롭고 정적인 백제의 미를 보여준다면, 이 벽돌은 강렬한 역동성과 백제 특유의 해학성이 돋보이는 걸작이다.

  • 작성자 26.06.14 01:55

    도깨비는 입을 크게 벌리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부릅뜬 눈을 하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인상을 준다. 악귀를 쫓는 강력한 벽사의 기능을 하면서도, 보는 사람을 압도하거나 공포감을 주지 않는 백제 특유의 따뜻하고 너그러운 정서가 반영되어 있다.
    양손을 허리에 얹고 어깨를 당당히 편 채, 연꽃 좌대 위에 힘차게 딛고 서 있는 대칭적인 구도를 취하고 있어 강렬한 존재감과 안정감을 동시에 준다.

  • 작성자 26.06.14 01:57

    도깨비가 딛고 서 있는 하단을 보면, 꽃잎이 아래로 향한 복련(覆蓮) 형식의 커다란 연꽃무늬가 조각되어 있다. 불교에서 부처나 보살이 앉는 연화좌 위에 도깨비(귀형)를 배치한 독특한 구성이다.
    이는 도깨비가 단순한 요괴가 아니라, 불법을 수호하고 사찰이나 건물을 보호하는 호법신(護法神)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도교적·민간 신앙적인 도깨비가 불교적 세계관 안으로 포용된 백제 문화의 융합성을 잘 보여준다.

  • 작성자 26.06.14 01:58

    도깨비의 머리에 돋아난 털이나 갈기, 어깨와 팔의 근육, 그리고 허리에 찬 벨트(화려한 장식의 대대)의 디테일까지 매우 사실적이고 정교하게 표현되었다.
    ​양어깨 위로 뻗어 나간 갈기와 연꽃의 곡선들이 마치 불꽃이 피어오르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주어, 화면 전체에 강한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 작성자 26.06.14 01:59

    연꽃도깨비무늬 벽돌은 삼국시대 다른 나라의 귀면(도깨비기와) 기와들과 비교했을 때도 가장 신체 표현이 완전하고 조형미가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사악한 것을 물리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백제인들의 세련된 감각과 여유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명작이다.

  • 작성자 26.06.14 02:02

    '산풍경도깨비무늬 벽돌(산경괴형문전/산수도깨비무늬 벽돌)'은 '산수풍경무늬 벽돌'과 '연꽃도깨비무늬 벽돌'의 특징이 잘 혼합된 형태의 유물이다.
    ​이 벽돌은 도깨비가 연꽃 대신 세 개의 산봉우리(삼산)를 딛고 서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 작성자 26.06.14 02:03

    '연꽃도깨비무늬 벽돌'이 불교적 연화좌 위에 서 있었다면, 이 벽돌은 하단에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현된 세 개의 산봉우리(바위암반)를 당당하게 딛고 서 있다.
    ​도깨비의 양옆과 뒤쪽으로는 완만한 백제 특유의 산세(土山)가 반쯤 잘린 형태로 표현되어 있어, 도깨비가 깊은 산수 풍경 속에 존재하는 듯한 입체적인 공간감을 준다.

  • 작성자 26.06.14 02:05

    하단의 세 봉우리는 도교에서 신선들이 살고 있다고 믿었던 전설 속의 세 신산(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을 상징한다.
    ​신선 세계의 신성한 산을 배경으로 도깨비가 배치됨으로써, 이 도깨비는 사악한 기운을 막아내는 벽사(辟邪)의 기능과 동시에, 신령스러운 산을 지키는 산신(山神)이나 건물을 수호하는 호법신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 작성자 26.06.14 02:07

    허리에 양손을 얹고 어깨를 쫙 편 당당한 포즈는 연꽃도깨비무늬 벽돌과 유사하지만, 거대한 산봉우리를 발밑에 가볍게 딛고 서 있어 한층 더 경쾌하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눈을 부릅뜨고 입을 크게 벌려 위협적인 모습을 하고 있으나, 무섭다기보다는 백제 미술 특유의 천진난만함과 해학적인 유머가 돋보인다. 허리에 찬 화려한 대대(벨트)와 둥근 고리 장식 등 디테일한 공예미도 고스란히 살아있다.

  • 작성자 26.06.14 02:10

    '산수봉황무늬 벽돌(산수봉황문전)'은​ '산수풍경무늬 벽돌'과 전체적인 산세의 흐름은 비슷해 보이지만, 상단 중심에 아주 중요한 상징물이 추가되면서 완전히 차별화된 분위기를 자아내는 유물이다.

  • 작성자 26.06.14 02:11

    이 벽돌의 가장 큰 특징은 상단 한가운데에 날개를 활짝 편 채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봉황 한 마리가 당당하게 조각되어 있다는 점이다.
    ​신화 속 상서로운 새인 봉황은 나라가 평화롭고 천하가 태평할 때만 나타난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이 문양은 백제 왕실의 권위와 더불어 백제인들이 염원했던 '이상적인 태평성대'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것다.

  • 작성자 26.06.14 02:12

    봉황의 좌우와 아래쪽을 보면, 깃털 같기도 하고 소용돌이 같기도 한 상서로운 구름무늬(풍운문)가 아주 화려하고 입체적으로 피어오르고 있다.
    ​부드럽고 정적인 하단의 산수 풍경과 대비되어, 상단의 구름과 봉황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강렬한 율동감을 주며 화면 전체에 신비롭고 영적인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 작성자 26.06.14 02:14

    하단에는 둥글둥글한 삼인형(山人形) 봉우리들이 첩첩이 겹쳐져 있다. 각 봉우리 위에는 깃털 모양의 나무(소나무)들이 장식되어 있어, 백제 특유의 완만하고 온화한 자연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도교 사상에 따르면 이 벽돌 속 풍경은 신선들이 거처하는 삼신산 중 하나인 '방장산(方丈山)'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봉황이 노니는 신령스러운 낙원의 모습을 벽돌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완벽하게 압축해 놓았다.

  • 작성자 26.06.14 02:16

    산수봉황무늬 벽돌은 백제인들이 꿈꾸었던 가장 고결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를 보여준다.
    ​이 벽돌에 표현된 '산수화풍의 능선'과 '정면을 향해 날개를 펼친 봉황', 그리고 '화려한 구름무늬'의 조합은 백제 공예 미술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백제 금동대향로'의 뚜껑 부분 장식과 완벽하게 일맥상통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당시 백제 상류층의 도교적 세계관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 작성자 26.06.14 02:20

    '연꽃무늬 벽돌(연화문전)'은 산수화나 도깨비 같은 회화적인 풍경 대신, 불교의 가장 핵심적인 상징인 연꽃을 정중앙에 배치하여 기하학적이고 완벽한 대칭미를 보여주는 유물이다.

  • 작성자 26.06.14 02:21

    중앙의 자방(씨방)을 중심으로 총 8개의 연꽃잎이 방사형으로 시원하게 뻗어 있다. 꽃잎의 끝부분이 날카롭지 않고 둥글고 도톰하게 처리되어 있어, 백제 특유의 온화하고 부드러운 조형미를 그대로 보여준다.
    큰 꽃잎 사이사이로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는 작은 꽃잎(간엽)들이 배치되어 있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단층 구조에 풍성한 볼륨감과 입체감을 더하고 있다.

  • 작성자 26.06.14 02:23

    연꽃 바깥쪽을 보면 둥근 원을 따라 작은 구슬을 촘촘하게 꿰어놓은 듯한 연주문(蓮珠文) 띠가 감싸고 있다. 이는 문양에 시각적인 질서감과 화려함을 더해주는 요소이다.
    정사각형 벽돌의 특징을 살려, 원형 테두리 바깥의 네 모서리 공간에는 부드러운 인동당초문(넝쿨무늬)을 살짝 가미했다. 이 덕분에 사각형의 틀과 원형의 연꽃이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작성자 26.06.14 02:24

    불교에서 연꽃은 진흙 속에서 피어나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청정함과 깨달음을 상징하며, 부처가 거처하는 정토(이상향)를 의미한다. 사찰의 바닥이나 벽면을 이 벽돌로 채움으로써 그 공간 자체가 '부처님의 신성한 세계'임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테두리의 원과 구슬의 크기, 꽃잎의 각도가 완벽하게 대칭을 이룬다. 이는 백제의 기와 생산 기술과 공예 수준이 얼마나 규격화되고 완숙했는지를 증명하는 대목이다.

  • 작성자 26.06.14 02:25

    연꽃무늬 벽돌은 삼국의 연꽃무늬 중에서도 가장 세련되고 안정적인 균형감을 자랑한다. 고구려의 연꽃무늬가 날카롭고 강인하며, 신라의 연꽃무늬가 소박하고 투박한 멋이 있다면, 백제의 연꽃무늬는 이처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과 우아한 볼륨감으로 보는 이에게 깊은 편안함을 준다.

  • 작성자 26.06.14 02:29

    '용무늬 벽돌(반룡문전)'은 부여 외리 유적 출토 무늬벽돌 중 고결한 역동성의 극치를 보여주는 보물이다.
    ​'반룡(蟠龍)'이란 하늘로 승천하기 전 땅에 서려 있는 용을 뜻하는데, 한정된 원형의 공간 안에 거대한 용의 신체를 압축하여 불어넣은 백제인들의 탁월한 시각적 연출이 돋보이는 걸작이다.

  • 작성자 26.06.14 02:31

    용의 몸통이 거대한 S자 곡선을 그리며 뒤틀려 있다. 둥근 원형 테두리(연주문)라는 시각적 제약 안에서, 용의 꼬리와 몸통, 다리를 교묘하게 꼬아 배치함으로써 답답함 대신 터질 듯한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연꽃무늬 벽돌처럼 정적인 대칭 구조가 아니라, 용의 고개가 중심에서 살짝 비껴나 있고 갈기와 지느러미가 바람에 날리듯 사방으로 뻗어 있어 화면 전체에 부드러운 율동감이 흐르고 있다.

  • 작성자 26.06.14 02:33

    전통적으로 '용'은 절대적인 권력과 군주, 혹은 동방을 수호하는 신성한 영수를 상징한다. 따라서 백제 사비기 왕실의 강력한 권위와 존엄을 시각적으로 투영한 유물로 해석되고 있다.
    용의 날카로운 발톱, 뒤로 뻗은 머리칼, 힘차게 꺾인 몸의 곡선 등은 고구려 무덤 벽화(강서대묘 등)에 등장하는 청룡의 도상과 매우 유사하다. 고구려적인 강인한 기상을 백제 특유의 부드럽고 유려한 선으로 재해석해 낸 조형 감각이 일품이다.

  • 작성자 26.06.14 02:35

    외곽을 두르고 있는 촘촘한 구슬무늬(연주문) 원형 띠는 연꽃무늬 벽돌의 외곽 장식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이는 이 벽돌들이 같은 규격과 기획 하에 세트로 제작되어 건축물의 벽면을 장식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원형 테두리 바깥쪽인 네 모서리의 남는 공간에는 역시 부드러운 넝쿨 모양의 인동당초문 장식을 가미하여 사각형 벽돌 안에서 시각적인 균형을 완벽하게 잡아주고 있다.

  • 작성자 26.06.14 02:36

    용무늬 벽돌은 거칠고 위협적인 괴수가 아니라, 우아하면서도 엄숙한 위엄을 지닌 백제 고유의 상상 속 동물관을 잘 보여준다. 웅장하게 소용돌이치는 용의 몸짓과 이를 차분하게 감싸 안는 동심원 구도의 조화는 백제 사비기 공예 미술이 도달한 최고의 완숙미를 대변하고 있다.

  • 작성자 26.06.14 02:39

    부여 외리 유적 출토 무늬벽돌 연작 중, 고결함과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보물 '봉황무늬 벽돌(봉황문전)'은
    ​ '용무늬 벽돌'과 완벽한 쌍을 이루는 유물로, 원형의 틀 안에 서려 있는 봉황의 역동적이면서도 유려한 자태가 압권이다.

  • 작성자 26.06.14 02:41

    하늘을 날아오르기 전, 몸을 웅크려 둥글게 서려 있는 봉황의 신체를 유연한 S자 곡선으로 표현했다. 둥근 원형 테두리 안에서 긴 목을 우아하게 꺾어 고개를 뒤로 돌리고 있는 모습은 조형적인 긴장감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준다.
    봉황의 날개와 꼬리 깃털, 그리고 머리 위의 갈기가 마치 부드러운 소용돌이나 불꽃(화염문)처럼 피어오르며 사방으로 뻗어 있다. 이 깃털들이 원형 공간의 빈틈을 자연스럽게 채우면서 화면 전체에 부드럽고 세련된 율동감을 부여한다.

  • 작성자 26.06.14 02:43

    이 봉황의 도상은 고구려 고분 벽화(강서대묘 사신도 등)에 등장하는 남방의 수호신 '주작'의 형상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매서운 부리와 당당한 가슴, 뒤로 뻗은 날개의 구조 등에서 고구려 벽화풍의 강인한 기상이 엿보인다.
    고구려의 주작이 날카롭고 호전적인 느낌을 준다면, 백제의 봉황은 선의 흐름이 한층 부드럽고 정제되어 있어 엄숙하면서도 고귀한 예스런 멋(고고함)이 흐르고 있다.

  • 작성자 26.06.14 02:44

    원형 띠를 촘촘하게 채운 구슬무늬(연주문) 테두리와, 사각형 벽돌의 네 모서리(사석)를 장식한 부드러운 인동당초문(넝쿨무늬)은 앞서 보신 연꽃무늬, 용무늬 벽돌들과 완전히 동일한 규격과 양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 벽돌은 당대 건축물에서 '용무늬 벽돌'과 좌우 또는 상하로 마주 보게 배치되어 왕실의 권위와 신성함을 극대화하는 인테리어 부재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작성자 26.06.14 02:45

    봉황무늬 벽돌은 백제인들이 품었던 '상서로운 낙원'에 대한 염원을 가장 세련된 방법으로 시각화한 명작이다. 거대한 용과 봉황 같은 영수(靈獸)마저도 사각형과 원형이라는 절제된 틀 안에 조화롭게 녹여낸 백제 사비기 공예 기술의 정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작성자 26.06.14 02:50

    부여 외리 유적 출토 무늬벽돌 연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연꽃구름무늬 벽돌(연화과운문전)'은 '연꽃무늬'와 '구름무늬'가 지닌 종교적·미학적 정수가 가장 이상적으로 결합된 걸작이다.
    ​이 유물은 단독으로도 아름답지만, 다른 벽돌들과 연결되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 작성자 26.06.14 02:51

    벽돌의 정중앙에는 불교적 청정함과 깨달음을 상징하는 작은 연꽃 한 송이가 단아하게 배치되어 중심축 역할을 한다.
    ​그 연꽃을 중심으로 네 모서리를 향해 마치 살아 움직이듯 역동적으로 소용돌이치며 뻗어 나가는 화려한 구름무늬가 감싸고 있다. 중심의 정적인 연꽃과 주변의 동적인 구름이 대비를 이루며 시각적인 생동감을 극대화한다.

  • 작성자 26.06.14 02:53

    용무늬나 봉황무늬 벽돌이 원형 테두리(연주문) 안에 문양을 가두어 놓은 전형적인 '폐쇄형 구도'라면, 연꽃구름무늬 벽돌은 테두리 없이 구름줄기가 벽돌 변의 바깥을 향해 뻗어 나가는 '개방형 구도'를 취하고 있다.
    이 벽돌은 여러 장을 사방으로 이어 붙였을 때, 구름무늬가 끊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다. 즉, 사찰의 벽면이나 바닥에 깔렸을 때 끝없이 펼쳐지는 상서로운 천상의 정경(이상향)을 무한히 확장하여 보여주는 효과를 낸다.

  • 작성자 26.06.14 02:54

    불교를 상징하는 '연꽃'이 도교적인 '상서로운 구름(신선 세계)'을 타고 흐르는 형상은, 백제인들이 꿈꾸었던 유토피아의 모습을 중첩하여 표현한 것이다.
    ​구름의 꼬리 부분이 둥글고 도톰하게 말려 들어가는 형태나 연꽃잎의 온화한 곡선 등은 고구려의 날카로운 구름무늬와 차별화되는 백제 사비기 특유의 완숙하고 우아한 조형 감각을 여실히 보여존다.

  • 작성자 26.06.14 02:56

    부여 외리 출토 무늬 벽돌들은 네 장을 퍼즐처럼 붙이면 문양이 이어지는 구조를 가진다. 특히 도깨비무늬 벽돌들과 산수무늬 벽돌들을 하단으로 연결하면 연속적인 산봉우리 정경이 완성되도록 정밀하게 계산되어 디자인되었다. 도교와 불교, 그리고 인간 중심의 평화로운 세계관을 벽돌 한 장에 모두 녹여낸 백제 미술의 정수이다.
    백제 무늬 벽돌의 숨은 매력이라 할 수 있다.

  • 작성자 26.06.14 02:59

    부여 외리 유적에서 출토된 8종의 명품 벽돌(산수풍경·산수봉황·산풍경도깨비·연꽃도깨비·연꽃·용·봉황·연꽃구름)들은 단 한 장도 허투루 만들어진 것이 없으며, 어떤 것은 독자적인 완결성(용, 봉황)을, 어떤 것은 퍼즐처럼 맞물리는 연속성(산수풍경, 연꽃구름)을 가지도록 정밀하게 기획되었다. 천 장, 만 장을 깔아도 하나의 거대한 이상향이 완성되도록 설계한 백제의 건축 공예 기술은 왜 백제가 삼국 중 최고의 '미술대국'으로 손꼽히는지를 완벽하게 증명해주고 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