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朝鮮) 철종(哲宗) 때에 예천(醴泉)에 성은 도(都) 씨이고 이름은 시복(始復)이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都 씨는 집이 무척 가난하였으나 효도가 지극(至極)하였다. 숯을 팔아 고기를 사서 어머니에게 반찬을 빠짐없이 하였는데, 하루는 시장에서 늦게 서둘러 돌아오는 도중에 솔개(鳶)가 고기를 채어 가거늘 都 씨가 슬피 울며 집에 돌아와 보니 솔개가 이미 고기를 집안 뜰에 떨어뜨려 놓았다고 한다. 어느 날 어머니가 병이 나서 때 아닌(철이 지난) 홍시를 찾거늘 都 씨가 감나무 숲에 가서 방황하다가 날이 저무는 것도 모르고 있으려니 호랑이가 앞길을 가로 막으며 타라고 하는 뜻(시늉)을 나타내는지라, 이에 호랑이를 타고 백여 이수나 되는 산동네에 이르렀기에, 사람이 사는 집을 찾아서 잠을 자려고 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이 제삿밥을 차려 주는 반상에 홍시가 있었다. 이에 都 씨가 기뻐하며 감(柿)의 내력을 묻고는 또한 자기의 뜻을 말하니, 주인이 대답하여 이르기를, ″돌아가신 아버지가 감을 즐겨하셨기에 해마다 가을에 감을 이백 개를 가려서 모두 굴속에 감추어 두고 이듬해 오월에 이르면 상하지 않은 것이 칠팔 개에 지나지 아니하였으나, 이번에는 쉰 개나 상하지 아니한 것을 얻어서 마음속으로 이상하게 여기었더니 이것은 하늘이 그대의 어버이를 섬기는 마음에 감동한 것이라″고 하고는, 스무 개를 내어 주거늘 都 씨가 고마운 뜻을 말하고 문밖으로 나오자 호랑이는 아직도 누워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에 호랑이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닭이 울었다」는 줄거리로 지극한 효심(孝心)에 솔개와 호랑이는 물론 무생물인 홍시까지 감응하였다는 이야기임.
- 明心寶鑑 孝行篇 _
첫댓글 지극한 효심(孝心)에 솔개와 호랑이는
물론 무생물인 홍시까지 감응하였다는 이야기를
마음 깊이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깃거리이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