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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m.dcinside.com/board/napolitan/30948
[시간 은행 이용 지침서]
귀하에게 알려드립니다.
귀하께서 평소에 뉴스를 보는 편이시라면
이 메시지가 휴대전화로 전송되었을때
본인이 처한 상황을 대략적으로 유추하실 수 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귀하는 현재 이상현상 '시간 은행' 에 휘말려있습니다.
저희 관리국에서는 황금시간대의 뉴스와 광고를 통해,
오후 4시 44분에는 반드시 은행의 문을 열지 말라는 경고를 해왔습니다만
아무래도 세상의 소식에 큰 관심이 없는 귀하와 같은분께는
이런 소식이 들리기엔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이상현상'에 대해 평소 관리국에서 전달하는 뉴스는 보신적이 없으시더라도
이 지침서의 모든 내용은 반드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귀하의 생존을 위한 것입니다.
귀하께서 입장하신 시간 은행은,
겉보기에는 일반 은행과 똑같아 보이실겁니다.
방문객이 단 한명도 안보이는것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진 마십시오.
귀하를 제외한 다른 '존재'는
단지 귀하에게 '인식'되지 못하는 것 뿐입니다.
방문하신 직후, 은행의 경비가 귀하께 다가와,
매우 친절한 태도로 귀하에게 번호표를 나눠줄겁니다.
번호표를 주의 깊게 봐주십시오.
번호표의 종류에 따라 귀하의 생환 여부가 크게 달라집니다.
1. 번호표의 방문 목적이 '예금'인 경우
이 경우엔, 대기표의 순번을 봐주십시오.
순번이 1~10번인 경우, 아쉽게도 귀하는 운이 별로 없으십니다.
우선 경비에게, 예금을 맡기려는데 자산을 확인하고자 하니 '거울'을 달라고 하십시오
경비는 알겠다고 답한 후, 귀하에게 양면이 거울처럼 반사되는 유리칼을 가져다 줄겁니다.
유리칼에 얼굴을 비추면 귀하의 이목구비 중 새까맣게 표시되는 부분이 보일텐데
해당하는 부위가 눈이나 귀, 코라면 칼로 도려내어 가지고 계시면 됩니다.
걱정하지마십시오. 유리칼로 벤다면 통증이 없습니다.
만약 해당하는 부위가 입이라면 웬만하면 아랫 입술을 잘라주십시오
윗입술은 보편적으로 그다지 가치가 없습니다.
만일 이목구비에 새까만 곳이 없다면 경비에게
‘자산이 잘 보이지 않는데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하십시오
경비는 즉석사진기를 통해 귀하를 촬영하여 필름을 넘겨 줄겁니다.
전신사진을 확인하시어 신체 중 해당하는 부위를 잘라주시기 바랍니다.
만일 전신사진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새까만 부위가 하나도 없다면
귀하께서 원하시는대로 자유롭게 행동하셔도 됩니다.
2. 번호표의 방문 목적이 '예금'이며 순번이 11번 이상인 경우
귀하는 약간 운이 좋습니다.
이 경우엔 당장 경비에게 가서, 예금 할 물건을 두고 왔는데 가져오겠다고 말씀하십시오
경비가 문을 열어주면 귀하의 집 방과 연결됩니다.
귀하는 그곳에서 정확히 10분 동안, 가장 오랫동안 아낀 물건을 찾아오셔야 합니다.
이때 반드시 명심하셔야 하는 부분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물건의 가치는 신체에 비해 굉장히 적습니다.
가치를 만족 시키기 위해서는 최소 10년 이상 가지고 있던 애장품을 가지고 오셔야 합니다.
만일 그런 물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방문을 네 번 두드리고
‘볼일이 끝났다’ 라고 말씀하신 뒤 ‘시간 은행’으로 돌아가 지침 1번을 따르십시오.
둘째, 집안의 모든 시계는 멈춰있습니다.
정확히 10분 전에 복귀하셔야 하므로 직접 시간을 재면서 물건을 찾아주십시오.
만일 10분을 초과하여 누군가가 4번의 노크를 하는걸 들으신다면, 귀하는 늦었습니다.
이후론 문을 열고 경비의 지침에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은행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은행원이 귀하의 순번을 부를겁니다.
다가가 준비한 ‘물건’을 내밀며 ‘통장 개설’ 및 '저축'을 요청하십시오
지침에 잘 따라왔다면 은행원이 별말없이 통장개설을 진행 해줄겁니다.
개설된 통장을 받고 경비에게 ‘용무가 끝났습니다’ 라고 말한다면 은행의 문을 열어줄겁니다.
탈출 후 통장은 5분 내로 태워주십시오.
또한 절대로, 통장의 내용을 확인하려 들지 마십시오.
예금을 통해, 신체 혹은 귀중한 물건을 넣으셨다면
반드시 앞으로의 삶에 ‘이자’를 지급받으실 겁니다.
이자는 고정된 물품 혹은 상황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지금의 인생보다는 더 행복하실겁니다.
만약 은행원이, 통장개설에 필요한 자산이 모자라 개설이 어렵다고 말한다면
죄송합니다. 귀하의 물건은 그다지 오랜 시간 애정을 받진 못한 것 같습니다.
자유롭게 행동하셔도 좋습니다.
3. 번호표의 방문 목적이 ‘보험’인 경우
귀하는 분명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사람일겁니다.
이곳에서 귀하는 ‘환급금’을 지급받으실 수 있습니다.
순번을 기다린 후, 보험직원이 귀하를 부른 후에
귀하에게 ‘보험만기’로 인한 ‘환급금’을 지급한다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곤 뒤편의 창고에서 상자를 꺼내 주며 ‘확인을 부탁드린다’고 할건데,
상자를 열면 ‘귀하가 오랫동안 시간을 투자한’ 행동의 결과물이 들어있습니다.
대개는 귀하가 꼭 해내려고 했던 그것의 결과가 들어 있습니다만
일부 ‘악취미’를 가진 분들에게는 그다지 바람직한 결과가 들어있진 않은 것 같습니다.
귀하가 위의 '일부' 경우에 해당한다면,
부디 그 상자가 귀하의 비루한 목숨을 고통 없이 끊어주길 기원하겠습니다.
만약 상자가 텅 비어 있다면, 죄송합니다.
귀하가 들인 시간은 의미 있는 시간은 아니었나 봅니다.
하지만 실망하진 마십시오. 사지 멀쩡하게 생환하는 축복을 받으셨으니까요.
상자를 수령한 후, 예금과 동일하게 경비를 통해서 빠져나가시기 바랍니다.
그 결과물은 사라져 있을겁니다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현실에서 나타납니다.
4. 번호표의 방문목적이 ‘대출’인 경우
귀하는 우선 운이 나쁩니다.
귀하는 인생을 ‘담보’로 시간을 대출받으셔야합니다.
만일 당신이 이곳에 두번째로 방문했다면, 이후에는 자유롭게 행동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시간 은행’에 처음 방문 하신 분이라면 아직 희망을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순번을 기다린다면, 대출 담당 은행원이 귀하를 부를겁니다.
이때 반드시 시간 1,000시간을 빌린다고 말하십시오
이는 최저 시간 대출로, 이자는 재생이 가능한 신체의 일부입니다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승인되지 않으실 겁니다.
만일 귀하가 1,000시간을 빌린다고 말하실 때, 대출 담당 은행원이
‘너무 적게 빌리시는거 아니냐’고 말하신다면
이에 부정하지 마시고, 너털웃음을 지은 후 10,000시간을 빌린다고 말하십시오.
10,000시간에 대한 이자는 대체로 사지 일부 또는 재생이 불가능한 신체 일부입니다.
뼈아플지라도, 여기까지는 생환이 가능합니다.
만약 10,000시간이라고 말했는데도, 대출담당 직원이 ‘농담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면
죄송합니다. 그 이후부터는 어떤 담보든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 점을 알려드립니다.
다만, 귀하가 살아있음을 적어도 가족에게라도 알리고 싶다면,
100,000시간을 빌리며, 은행원에게 ‘담보로는 대뇌를 제공하고싶습니다’ 라고 말하십시오.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통과된다면 당신은 적어도
당신의 가족에게 생사는 확인시켜줄 수 있습니다.
대출시간이 통과된다면, 은행원은 당신에게 ‘빌린 시간으로 무엇을 할지’ 물어볼겁니다.
이 질문은 일명 ‘원숭이 손’ 도시전설과 굉장히 흡사한 패턴으로
대답에 반드시 신중을 기하셔야합니다.
무사히 귀환한다면, 해당 문자를 발신한 관리국 번호로 연락주십시오.
관리국은 귀하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 후 약간의 보상을 지급해드리겠습니다.
귀하의 무사 생환을 기원합니다.
아래는 시간 은행을 통해 대출을 진행한 방문객 몇 명의 생환 사례입니다.
생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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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32세 여성(번역가)
빌린시간 : 10,000시간
대출용도 : 외국어를 잘하고싶다.
담보 : 신장 한개, 간의 절반, 왼쪽 손
결과 : 한번도 배운 적 없는 일본어 JLPT 시험의 N3에 합격
비고 : 신부전증으로 인해 일본에 가지 못하고 투석 중 사망
B. 17세 남성(고등학생)
빌린시간 : 10,000시간
대출용도 : 축구의 전문가가 되고싶다.
담보 : 오른쪽 발, 두개골 일부
결과 : 축구의 전문용어, 지식 및 전술을 일부 이해함
비고 : 적어도, 전문가는 되었습니다.
C. 62세 남성(백수)
빌린시간 : 1,000시간
대출용도 : 할멈이 갈때까지 기다리고싶다.
담보 : 겨드랑이 및 사타구니의 체모
결과 : 탈출 9시간만에 식물인간으로 있던 아내를 살해.
비고 : 살해 후 왼쪽 겨드랑이 체모 일부를 제외한 모든 체모가 돌아옴
D. 28세 여성(대학원생)
빌린시간 : 100,000시간
대출용도 : 연구 중인 논문의 정답을 알고 싶다.
담보 : 사지, 간의 절반, 갈비뼈의 절반, 두개골 일부, 안구 두 개, 한쪽 고막의 영구적 손실
결과 : 모기의 근원적 말살방법에 대한 논문을 작성
비고 : 본인이 투고하지 못하여 담당교수가 대신 투고하였으나 저자로는 이름을 올리지 못함
E. 32세 남성(배달원)
빌린시간 : 10,000시간
대출용도 : 정규직으로 합격하고싶다.
담보 : 양 팔 전체
결과 : 쿠X 물류 정규직으로 합격
비고 : 입사 이틀만에 퇴사통보
F. 11세 여성(초등학생)
빌린시간 : 10,000시간
대출용도 : 엄마 아빠가 다시 결혼할 수 있도록 돕고싶다.
담보 : 왼쪽 발, 대뇌 일부
결과 : 부모가 다시 가정을 합침
비고 : 이후로 매일 부모가 다시 결혼하기를 기도함
첫댓글 와씨 재밌다 대출 진짜 가혹하네…
마지막은 므ㅓㄴ뜻이지
와 대학원생 담당교수 저자 안올려준거 진짜 지독하다;;;;;;
대학원생은 이과라 그렇군.. 내 분야는 정답이 없는 곳이라 살았다^^
재밌다
용도에 따라 절망값이ㅠ... 에휴.. 뭘 빌어야 제대로 살지
마지막은 부모가 가정을 합쳤는데 왜 또 결혼하기를 기도하는걸까 ㅠ
마지막은 대뇌 일부를 가져갔다는 걸 보니 기억에 문제가 생겨서 매일 비는 듯
대학원생 얘기 리얼 호러
자유롭게 행동해도 좋다니 포기하지 말아주세요ㅠㅠㅠ
헐 4시 45분에 이글봄
그...자유롭게 행동하란 말은 이미 조졌으니 그전까지 하고싶은거나 하란거지..?
마지막은 애기 대뇌잃어서 엄마아빠가 재결합했는지 인지를 못하는거아녀...?ㅠ